“하프라인 한참 지난 배구 인생… 다시 정상을 꿈꾼다”
프로배구 남자부 OK저축은행에서 13년 동안 뛴 이민규는 2026∼2027시즌을 앞두고 한국전력으로 팀을 옮겨 새로운 도전에 나섰다. 한국전력 제공“배구 인생에서 하프라인은 이미 한참 지났죠. 그런데 뭔가 너무 잔잔하게 흘러간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이대로 흐지부지 끝내고 싶지 않았습니다.” OK저축은행 ‘원클럽맨’에서 한...

“배구 인생에서 하프라인은 이미 한참 지났죠. 그런데 뭔가 너무 잔잔하게 흘러간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이대로 흐지부지 끝내고 싶지 않았습니다.”
OK저축은행 ‘원클럽맨’에서 한국전력 새 주장으로 변신한 이민규(34)의 말이다. 경기 오산시 한국전력 체육관에서 최근 만난 이민규는 “잘되고 안되고를 떠나 스스로에게 자극과 변화가 필요했다”고 덧붙였다.
이민규는 2013∼2014시즌 프로배구 남자부 ‘막내 구단’ 러시앤캐시에 창단 멤버로 합류한 뒤 나중에 OK저축은행으로 이름을 바꾸는 이 팀에서만 13년을 보냈다. 그러다 지난 시즌 종료 후 자유계약선수(FA) 자격을 얻어 연간 보수 총액 6억 원에 한국전력과 계약했다. 그러면서 OK저축은행 창단 수석코치와 제2대 사령탑을 지냈던 석진욱 한국전력 감독과도 다시 한솥밥을 먹게 됐다. 석 감독은 이민규에게 바로 주장 완장을 맡겼다.
이민규는 “오랫동안 함께하면서 감독님 스타일을 잘 알고 있다 보니 감독님 의도를 선수들에게 잘 전달해 달라는 취지 같다”면서 “주장이라고 혼자 팀을 이끌겠다는 생각은 없다. 신영석(40), 서재덕(37) 같은 형들이 동생들보다 더 열심히 훈련하면서 분위기를 만들어준다. 나는 거기에 맞춰서 내 역할을 하면 된다”고 했다.
이민규는 경기대 1학년 때부터 주전을 꿰차면서 차세대 국가대표 세터로 평가받았다. 프로 2년 차였던 2014∼2015시즌에는 팀을 우승으로 이끌기도 했다. 그러나 이후 번번이 부상에 발목이 잡혔다. 특히 무릎에 부상이 잦았다. 이민규는 2021, 2022년에는 무릎 통증이 너무 심해 은퇴를 고민하기도 했다.
이민규는 “그때는 화장실에 앉는 것조차 힘들었다. 지금은 아프지 않다는 사실만으로도 감사하다. 20대 시절처럼 몸이 짱짱하지는 않지만 통증이 사라지니 운동이 다시 재미있어졌다”고 말했다. 이민규는 지난 시즌 정규리그 36경기에 모두 출전해 개인 최다 기록인 147세트를 소화했다.
이민규는 한국전력에서 이동하면서 등번호도 6번에서 2번으로 바꿨다. 2022∼2023시즌 한국전력에서 은퇴한 친동생 이민욱(31·세터)이 달았던 번호다. 이민규는 “팀을 옮기는 만큼 바꿀 거면 다 바꾸고 싶었다”면서 “동생한테 ‘네 번호를 이어받았다’고 했더니 ‘2번이 부끄럽지 않게 똑바로 하라’고 하더라”며 웃었다. 계속해 “예전에는 우승해도 눈물이 나오지 않았다. 그동안 우여곡절을 겪은 만큼 한국전력에서 우승하면 그때와는 느낌이 다를 것 같다”며 “이 팀에서 선수 생활의 마지막을 불태우겠다”고 다짐했다.
출처: 동아일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