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독님 우신 것 같던데" 꼴찌 후보 KIA의 기적, 이범호 감독 울컥할 수밖에

"감독님 우신 것 같던데" 꼴찌 후보 KIA의 기적, 이범호 감독 울컥할 수밖에

12일 광주 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KIA와 LG의 경기. 가을야구 진출을 확정 지은 KIA 타이거즈 이범호 감독이 출사표를 밝히고 있다. 광주=박재만 기자 [email protected]/2026.10.12/[광주=스포츠조선 김민경 기자] "감독님 아까 우신 것 같던데."이범호 KIA 타이거즈 감독은 12일 광주...

12일 광주 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KIA와 LG의 경기. 가을야구 진출을 확정 지은 KIA 타이거즈 이범호 감독이 출사표를 밝히고 있다. 광주=박재만 기자 pjm@sportschosun.com/2026.10.12/
12일 광주 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KIA와 LG의 경기. 가을야구 진출을 확정 지은 KIA 타이거즈 이범호 감독이 출사표를 밝히고 있다. 광주=박재만 기자 [email protected]/2026.10.12/

[광주=스포츠조선 김민경 기자] "감독님 아까 우신 것 같던데."

이범호 KIA 타이거즈 감독은 12일 광주 LG 트윈스전에서 4대2 승리로 3위를 확정하자 울컥한 듯했다. 2024년 통합우승의 영광도 잠시, 지난해 주축 선수들의 줄부상 속에 8위로 추락했고, 올해는 꼴찌 후보로 거론되면서 선수단 전체가 자존심이 많이 상했다.

3위로 올라서는 과정은 그야말로 기적이었다. 아담 올러와 제임스 네일 원투펀치 외에 국내 선발진이 부진할 때 아시아쿼터 교체 카드 한 장을 빠르게 써서 시라카와 케이쇼를 영입한 게 첫 번째 신의 한 수였다. 불펜 과부하 위기를 막으면서 반등의 발판을 마련할 수 있었다.

또 하나는 유격수 하주석의 트레이드 영입. 아시아쿼터 유격수 제리드 데일은 개막 한 달여 만에 방출하면서 실패로 끝났고, 김규성과 박민으로만 버티기에는 공격력이 떨어졌다. 지난 7월 한화 이글스에 투수 이형범을 내주고 하주석을 데려오면서 내야 안정화와 함께 하위 타선 강화에 성공했다.

지난해 부상으로 고생했던 나성범 김선빈 김도영이 한번도 아프지 않고 시즌을 완주한 것도 큰 성과였다. 특히 김도영은 지난 3월 WBC, 지난달 아시안게임 대표로 차출되면서 더 많은 경기를 뛰어야 했는데도 햄스트링에 탈이 나지 않았다. 타구에 맞는 불의의 사고로 코뼈가 골절돼 이틀 정도 빠진 게 전부였다.

김도영은 구단 역대 최다인 45홈런을 달성, 홈런왕 타이틀을 차지했다. 2-2로 맞선 8회말 LG 케네디에게 뺏은 극적인 결승 투런포가 홈런왕을 확정하는 홈런이라 더 의미가 있었다. 아울러 개인 통산 100번째 홈런이었다.

프로 2년차 외야수 박재현의 성장은 이범호 감독의 올해 최대 업적이라 표현해도 과언이 아니다. 19홈런-21도루를 기록하는 등 호타준족으로 성장할 가능성을 보여줬다. 박재현이 올해 김도영과 함께 펄펄 날자 KIA의 팀 컬러도 훨씬 젊어졌다.

12일 광주 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KIA와 LG의 경기. 8회말 무사 1루 KIA 김도영이 역전 투런포를 날린 뒤 환호하고 있다. 광주=박재만 기자 pjm@sportschosun.com/2026.10.12/
12일 광주 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KIA와 LG의 경기. 8회말 무사 1루 KIA 김도영이 역전 투런포를 날린 뒤 환호하고 있다. 광주=박재만 기자 [email protected]/2026.10.12/
12일 광주 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KIA와 LG의 경기. 승리한 KIA 선수들이 기뻐하고 있다. 광주=박재만 기자 pjm@sportschosun.com/2026.10.12/
12일 광주 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KIA와 LG의 경기. 승리한 KIA 선수들이 기뻐하고 있다. 광주=박재만 기자 [email protected]/2026.10.12/

불펜은 1년 내내 고정 마무리가 없는 상황에서도 탄탄하게 운용했다. 후반기부터 좌완 파이어볼러 이의리를 불펜으로 전환한 것도 주효했다. 전반기 막바지 순위 싸움이 가장 치열할 때는 전상현이 투수 조장답게 멀티이닝과 3연투도 마다하지 않는 책임감으로 중요한 경기를 다 잡아줬다. 그 결과 KIA 불펜은 올 시즌 평균자책점 4.43을 기록, 3위에 올랐다. 지난해는 5.22에 그쳐 9위였다.

이 감독은 LG와 최종전을 앞두고 선수단 미팅을 소집했다. 지난해 8위에서 올해 3위까지 올라서는 과정에서 선수들이 흘린 땀의 무게를 한번 더 강조하는 자리였다.

이 감독은 "이만큼 달려온 것은 여기 있는 선수들이 정말 잘해줬기 때문에 3위 경기를 할 수 있는 거니까. 분위기 처지지 말고 즐겁게 해보자고 했다. 그게 맞는 것 같다. 우리가 충분히 잘한 시즌이고, 박수 보내줘야 하는 시즌이다. 마지막까지 3위 싸움을 하다 보니까 선수들이 체력적으로 많이 무거울 텐데도 웃으면서 분위기 처지지 않고 해준 것 같다. 오늘(12일) 경기가 어떻게 되든지 올 시즌 144경기를 달려온 선수들에게 고맙다는 말을 전하고 싶다"고 진심을 표현했다.

전상현은 "감독님께서 미팅할 때 잘해왔다고 즐기자고 해서 좋은 결과가 나온 것 같다. 감독님이 평상시와는 조금 달랐다. 더그아웃에서도 많이 웃으시고, 많이 달랐다. 감독님이 그런 말씀을 하실 줄은 몰랐다. 항상 많이 웃으셨으면 좋겠다"며 웃었다.

겉으론 웃었지만 사령탑의 속은 말이 아니었을 것이다. 치열한 순위 싸움 과정에서 선수들이 지쳤을 텐데도 끝내 이겨내고 3위를 쟁취하자 울컥했던 듯하다.

이 감독은 "이런 결과를 얻어내려고 그랬나, 우리 선수들 정말 대단하다. 극적인 결승 투런 홈런을 때린 김도영, 20홈런-20도루 기록이 걸렸는데도 기습번트를 대고 출루해 기회를 만든 박재현, 4일 쉬고 등판했는데도 5이닝을 1실점으로 막은 양현종, 위기 상황에 등판해 2이닝을 퍼펙트로 막아낸 전상현까지. 정말 중요한 경기였는데 너무나도 수고 많았다"고 감성적인 총평을 남겼다.

이 감독은 이어 "144경기의 마지막을 정말 멋지게 장식한 모든 선수들을 칭찬해 주고 싶다. 묵묵히 선수들을 잘 지도한 코치진에도 수고 많았다고 말하고 싶다. 그리고 항상 지원을 아끼지 않는 프런트와 오늘도 매진으로 마지막 경기까지 함께한 팬분들께 머리 숙여 감사드린다. 오늘 승리는 오늘로 만족하고, 내일부터는 준플레이오프만 생각하겠다"고 했다.

12일 광주 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KIA와 LG의 경기. 승리한 KIA 선수들이 기뻐하고 있다. 광주=박재만 기자 pjm@sportschosun.com/2026.10.12/
12일 광주 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KIA와 LG의 경기. 승리한 KIA 선수들이 기뻐하고 있다. 광주=박재만 기자 [email protected]/2026.10.12/

출처: 스포츠조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