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일간의 방치, 841승 명장과의 무례한 이별…롯데의 고질병 또 터졌다 [SC초점]
12일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롯데와 두산의 경기. 경기 전 롯데 김태형 감독이 그라운드를 바라보고 있다. 잠실=허상욱 기자[email protected]/2026.10.12/21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두산과 롯데의 경기. 롯데 김태형 감독이 경기를 준비하고 있다. 잠실=박재만 기자 [email protected]...


[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 841승. KBO리그 통산 감독 다승순위 7위.
김태형 전 감독이 롯데 자이언츠를 떠났다. 마지막 순간까지 무례한 이별이었다.
우승청부사로 불리는 명장을 영입해놓곤 3년간 리빌딩만 시켰다. 계약이 끝나고도 재계약 여부에 대해 일언반구 없이 말 그대로 방치했다.
참다못한 사령탑이 그만두겠다는 의사를 표했을 때 '잠시 기다려달라' 붙잡기까지 했다.
그래놓고 4일 뒤 재계약 불가를 전했다. 계약기간이 끝났으니 '계약 종료'가 맞는데, 정규시즌이 끝나고도 11일이나 지난 뒤에야 이 같은 통보를 전했다.
당하는 입장에선 불쾌할 수밖에 없다. 1078승 명장과 함께 했고, 같은 시기 작별한 한화 이글스와 비교해도 비상식적인 속도 차이다.
한화는 시즌이 끝나기 전 일찌감치 김경문 감독에게 재계약이 어려울 것 같다는 뜻을 전했고, 남은 기간 젊은 선수들 중심의 기용도 부탁했다. 시즌이 끝난 뒤엔 예정대로 작별했고, 빠르게 새 사령탑 류지현 감독을 선임해 마무리캠프 준비를 맡겼다.

처음 있는 일도 아니다. 사령탑 없이 수석코치 또는 구단내 핵심 코치가 주재하는 마무리캠프, '1년살이 처지'인 코치들이 마무리캠프까지 동행하고도 재계약에 실패하는 모습, 유독 롯데에서 자주 보이는 풍경이다.
롯데는 왜 그럴까. 구단의 해명은 늘 비슷하다. 모기업의 결정이 필요하다는 것. 때론 '모든 과정이 마무리되기 전 거취에 대해 말하는 건 예의가 아니다'라는 이야기도 나온다.
하지만 10개 구단 중 롯데만 이 같은 결정이 늦다는게 불편한 진실이다.
김태형 감독이 롯데 구단의 지원과 별개로 3년 연속 가을야구 실패, 7-7-7위라는 결과를 낸 것은 사실이다. 그 스스로도 "감독이 책임져야한다"는 생각도 갖고 있었다.
어차피 재계약을 하지 않을 거라면, 가을야구 진출이 좌절됐을 때 이미 감독 선임 과정을 시작하는 게 상식적이다. 그래야 사령탑도 취재진에게 자신의 속내를 허심탄회하게 털어놓을 기회가 있고, 시즌 후에도 빠르게 자신의 행보를 결정할 수 있다.

그래도 주요 선수 성장 등 리빌딩의 결과를 높게 평가했다면, 빠르게 재계약을 발표해 사령탑에게 힘을 실어주고, 세간의 빗발치는 시선을 구단이 감내하는 게 맞다.
어느 쪽이든 계약기간 종료 시점이란 고민의 시작이 아니라 이미 내려진 결론을 '발표'하는 시기다. 매번 반복되는 이런 행보, 떠나는 감독의 감독의 바짓가랑이를 붙들고 늘어지는 무례한 이별보다 예의에 어긋난 행동이 있을 수 있을까. 롯데는 또한번 씁쓸한 작별인사 대신 '열불 터지는' 이별을 택했다.
김태형 전 감독은 롯데에서 3년간 총 196승을 올렸다. 841승은 김응용(1554승) 김성근(1388승) 김경문(1078승) 김인식(978승) 김재박(936승) 강병철(914승) 감독에 이어 프로야구 통산 7위 기록이다.
김경문-김태형 감독의 재계약이 무산되면서 현역 최다승은 염경엽(731승) LG 트윈스 감독이 됐다. 그 뒤를 이강철(618승) KT 위즈 감독이 따르고 있다.
출처: 스포츠조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