압도적 꼴찌 후보? SOOP, '막내의 반란' 꿈꾼다

압도적 꼴찌 후보? SOOP, '막내의 반란' 꿈꾼다

IBK 기업은행 알토스는 2010-2011 시즌 신인 드래프트에 참가해 김희진(현대건설 힐스테이트), 박정아(한국도로공사 하이패스) 등 특급 유망주들을 확보한 후 2011-2012 시즌에 맞춰 창단을 선언했다. 2011-2012 시즌 5위를 기록한 기업은행은 시즌이 끝난 후 '살림꾼' 윤혜숙과 국가대표 리베로 남지연을 영...

IBK 기업은행 알토스는 2010-2011 시즌 신인 드래프트에 참가해 김희진(현대건설 힐스테이트), 박정아(한국도로공사 하이패스) 등 특급 유망주들을 확보한 후 2011-2012 시즌에 맞춰 창단을 선언했다. 2011-2012 시즌 5위를 기록한 기업은행은 시즌이 끝난 후 '살림꾼' 윤혜숙과 국가대표 리베로 남지연을 영입하며 전력을 강화했고 2012-2013 시즌 창단 두 시즌 만에 챔프전 우승을 차지하는 기염을 토했다.

기업은행이 치밀한 계획을 통해 최단기간 우승이라는 목표를 달성했다면 2021년에 창단한 V리그 여자부 7번째 구단 페퍼저축은행 AI페퍼스는 여러모로 준비가 부족했다. 페퍼저축은행은 신생팀에 대한 배려로 상위 6순위까지의 신인 우선 지명권을 얻었지만 안타깝게도 그 해 신인 드래프트는 역대급 흉작이었다. 실제로 당시 페퍼저축은행에 입단한 5명의 신인 중 현재까지 팀에 남아있는 선수는 박은서 한 명 뿐이다.

페퍼저축은행은 2025-2026 시즌을 끝으로 구단 해체를 선언했고 지난 6월 인터넷 방송 플랫폼 SOOP에서 구단을 인수하면서 V리그는 간신히 7구단 체제를 유지할 수 있게 됐다. 하지만 김세진 감독을 초대 사령탑으로 선임한 SOOP 수퍼스는 이번 시즌 여자부의 최약체로 꼽히고 있다. 과연 SOOP은 페퍼저축은행 창단 초기의 과오를 되풀이하지 않고 이번 시즌 기존 팀들을 위협할 다크호스가 될 수 있을까.

'폐허'가 된 페퍼저축은행 인수한 SOOP

▲ 김세진 감독은 남자부 러시앤캐시 베스피드에 이어 13년 만에 여자부의 신생구단 SOOP을 이끌게 됐다.

ⓒ 한국배구연맹

2021-2022 시즌부터 2024-2025 시즌까지 4시즌 연속 최하위에 머물렀던 페퍼저축은행은 지난 시즌을 앞두고 조 웨더링튼(올랜도 발키리스)을 외국인 드래프트 2순위, 스테파니 와일러를 아시아쿼터 1순위로 지명했다. 물론 아시아쿼터 와일러가 지명 후 4주 만에 아킬레스건 부상을 당하면서 합류가 불발 됐지만 페퍼저축은행은 일본 국가대표 출신 미들블로커 시마무라 하루요(군마 그린윙스)를 대체 선수로 영입했다.

페퍼저축은행은 FA시장에서 영입한 아웃사이드히터 고예림이 지난 시즌 크고 작은 부상에 허덕이면서 23경기에서 단 50득점을 올리는데 그쳤다. 하지만 외국인 선수 조이가 부상으로 5경기에 결장했음에도 득점 4위(880점에 오르며 공격을 책임졌고 시마무라 역시 득점 10위(431점), 속공(52.44%)과 이동공격(50.25%) 2위로 맹활약했다. 덕분에 페퍼저축은행은 창단 5시즌 만에 처음으로 탈꼴찌에 성공했다.

하지만 좋은 성적을 올리기 위해 코트에서 온 몸을 불사른 사람들은 장소연 감독을 비롯한 페퍼저축은행의 선수단 뿐이었다. 페퍼저축은행은 시즌이 끝난 후 다음 시즌 구단 운영을 계속 이어갈 뜻이 없음을 분명히 했다. 조이, 시마무라와의 재계약을 시도하지 않은 페퍼저축은행은 자유 계약으로 전환되면서 경쟁이 더욱 치열해진 아시아쿼터 영입에 나서지 않았고 외국인 선수 드래프트마저 불참했다.

외국인 선수와 아시아쿼터 영입을 손 놓고 있었던 페퍼저축은행이지만 선수단 정리에는 상당히 적극적이었다. 페퍼저축은행은 구단을 매각하기 전 구단 역대 최고액을 투자해 영입했던 '클러치박' 박정아와 2021년 신생구단 특별지명 선수로 영입해 팀의 초대 주장을 역임했던 이한비를 각각 도로공사와 현대건설로 트레이드했다. 그렇게 페퍼저축은행은 지난 6월 5년 만에 역사 속으로 사라졌다.

물론 인터넷 방송 플랫폼에서 페퍼저축은행을 인수한다고 했을 때 배구팬들 사이에서 우려의 목소리도 적지 않았지만 6개 구단으로 줄어들 위기에서 페퍼저축은행을 인수하는 구단이 나타난 것은 다행스런 일이었다. 그렇게 SOOP은 현역 시절 전설적인 아포짓 스파이커이자 남자부 7번째 구단 러시앤캐시 베스피드(현 OK 저축은행 읏맨)의 초대 사령탑이었던 김세진 감독을 선임하며 새로운 출발을 알렸다.

재미교포 세터 오드리 박 지명 기대하는 SOOP

▲ SOOP은 컵대회 최다득점 선수가 24득점의 고의정이었을 정도로 국내 공격수들의 위력이 약하다고 평가 받는다.

ⓒ 한국배구연맹

SOOP은 페퍼저축은행의 기존 연고지였던 전남광주 통합 특별시를 이어 받기로 했지만 새 시즌을 치르기 위해서는 많은 준비가 필요했다. 핵심 선수로 활약했던 박정아와 이한비가 떠나면서 선수층이 크게 얇아졌고 외국인 선수와 아시아쿼터도 없었다. 설상가상으로 V리그 경험이 있는 투트쿠 부르주(쿠제이보루), 레베카 라셈(괴즈테페 SK) 등은 튀르키예 리그로 진출하면서 SOOP의 영입 대상에서 제외됐다.

SOOP은 새 외국인 선수로 스위스와 그리스, 푸에르토리코, 이탈리아, 미국리그에서 활약했던 오드리아나 피츠모리스를 영입했다. 오드리아나는 아포짓 스파이커와 미들블로커를 겸할 수 있는 198cm의 장신 공격수지만 반야 부키리치(정관장 레드스파크스)처럼 신장의 장점을 살리는 공격력을 보여줄 지는 미지수다. 게다가 오드리아나는 훈련 도중 뇌진탕 증세를 보이며 컵대회에도 불참해 우려를 더하고 있다.

페퍼저축은행 시절부터 M.J. 필립스와 장위, 시마무라 등 미들블로커 자리에 아시아쿼터 선수를 활용했던 SOOP은 이번 시즌에도 아시아쿼터로 중국 출신의 미들블로커 이즈쉬에를 선택했다. 192cm의 장신 미들블로커 이즈쉬에는 중국은 물론 미국 무대에서도 활약했던 경험 많은 선수지만 지난 컵대회에서는 3경기에서 37.78%의 공격성공률과 세트당 0.22개의 블로킹으로 21득점에 그치며 아쉬움을 남겼다.

모든 구단이 마찬가지지만 SOOP은 오는 28일로 예정된 2026-2027 시즌 신인 드래프트를 애타게 기다리고 있다. 이번 신인 드래프트에는 UCLA 출신의 재미교포 세터 오드리 박이 참가하기 때문이다. 지난 9월 박사랑을 GS칼텍스 KIXX로 트레이드하며 세터진이 약해진 SOOP은 오드리 박을 통해 세터 문제를 해결하려 한다. 물론 30%의 확률을 가진 SOOP이 오드리 박을 지명하기 위해선 '구슬의 여신(?)'에게 도움을 받아야 한다.

지난 시즌 최하위 정관장이 2024-2025 시즌 준우승의 주역 부키리치가 복귀하고 공수를 겸비한 아웃사이드히터 종휘를 영입하며 전력을 크게 보강한 것과 달리 페퍼저축은행을 인수한 SOOP은 전력이 더욱 약해졌다. 많은 배구팬들이 SOOP을 이번 시즌 독보적인 최하위 후보로 전망하는 이유다. 하지만 신생구단 SOOP이 이번 시즌 예상을 깨고 선전해 준다면 V리그 여자부는 더욱 흥미롭게 전개될 것이다.

출처: 오마이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