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으로 머리로 뜨거울 마캠···류지현의 강점과 한화의 약점이 만난다
류지현 한화 감독. 한화 이글스 제공[스포츠경향 안승호 기자] 프로야구 한화에는 오랜 세월 따라다닌 수식어가 여럿 있다. 빙그레 시절을 향수하는 ‘다이너마이트 타선’을 시작으로 2010년대 이후 형성된 ‘마리한화’, ‘불꽃 한화’ 같은 구단 관련 유행어들이 탄생했다. 그중에는 팀 이미지에 어느 순간 달라붙은 뒤 떨어질 듯...

[스포츠경향 안승호 기자] 프로야구 한화에는 오랜 세월 따라다닌 수식어가 여럿 있다. 빙그레 시절을 향수하는 ‘다이너마이트 타선’을 시작으로 2010년대 이후 형성된 ‘마리한화’, ‘불꽃 한화’ 같은 구단 관련 유행어들이 탄생했다. 그중에는 팀 이미지에 어느 순간 달라붙은 뒤 떨어질 듯 떨어지지 않는 ‘행복수비’라는 표현도 있다.
한화를 사랑하는 사람들이 행복해서 ‘행복 수비’는 아니다. KBO에서는 흔치 않은 반어법이 구사된 ‘행복 수비’는 한화가 언제부터인가 수비로 무너진 장면들이 퇴적물처럼 쌓이면서 자리잡은 일종의 ‘오명’이다. 그 세월을 버텨내며 팀 사랑을 거두지 않은 한화 팬들은 ‘보살’이라고도 불렸다.
한화 수비가 매시즌 바닥이었던 것은 아니다. 2010년대 중반 이후로는 일정 범위에서 등락을 했다. 그런데 ‘수비 강팀’으로 가는 길은 아직도 멀다. 올해 정규시즌 또한 한화는 팀 실책 92개로 롯데(95개)에 이어 2번째로 많았다. 또 인플레이 타구 아웃 비율을 뜻하는 수비효율(DER)은 0.664로 8위였다. 한화보다 수비효율이 떨어진 팀은 롯데(0.662)와 키움(0.660) 뿐이었다.
수비를 한국인의 밥상에 비유하자면 밥과 김치 같은 것이다. 매일 밥상에 오르는 것들로 차별화하기 어렵지만 밥과 김치의 맛이 이상하면 산해진미를 차려놔도 조화로운 식단 구성이 불가하다. 수비와 주루 같은 야구 기본기로 통하는 것들 또한 정규시즌 장면마다 빛나기는 어렵지만 그 대목에서 문제가 생기면 팀의 밸런스는 무너진다. 시즌 내내 견고한 방향성을 갖고 팀을 끌고 가는 것도 어려워진다.

한화 새 사령탑 류지현 감독과 한화의 만남은 그런 각도에서 절묘한 만남이다. 류지현 감독은 KBO리그 지도자 풀 가운데서 수비와 주루를 비롯한 야구 기본기와 세밀함을 다루는 측면에서는 확실한 경쟁력을 인정받고 있다.
스타플레이어 출신이 야구를 잘했던 것과 지도자가 돼서 자신의 역량을 전수하는 건 완전히 다른 영역이다. 더구나 감독이 돼서 특화된 자기 분야를 살려 나가는 관리 능력을 보이는 건 또 다른 차원의 얘기다.
한화가 새 사령탑 선임 작업을 하며 류지현 감독에게 높은 점수를 준 것은 그 때문으로 알려졌다. 스타 유격수 출신으로 오랜 코치 생활을 하면서 야수들의 수비력에 변화를 끌어냈고, 감독으로는 선수들의 수비력을 하나하나 모아 팀 지표를 끌어내는 이력을 보였기 때문이다.
류지현 감독은 LG 감독이던 2021년부터 2년간 팀 수비지표를 리그 최강으로 끌어올리기도 했다. 2시즌 수비효율이 0.701로 10개구단 1위였다. 그라운드가 넓어 홈런은 덜 나와도 인플레이타구 안타 비율은 높은 잠실을 홈으로 쓰며 수비효율을 1위로 끌어올리는 건 쉬운 일이다.

류지현 감독은 지난 3월 WBC 사령탑과 지난달 아시안게임 사령탑으로 리그 간판 선수들과 함께 하면서도 훈련 중 젊은 야수들을 모아놓고 직접 세심히 지도하는 모습도 자주 보였다.
그래서 극적인 만남일 수도 있다. 한화는 류지현 감독으로서는 어떤 팀보다 줄 것이 많은 팀일 수 있다. 한화는 또 수비 혁명을 통해 팀 성적의 극적인 변화를 꿈꿀 만도 하다. 류지현 감독은 이미 마무리캠프에서 젊은 야수들과 함께 땀을 흘릴 준비를 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안승호 기자 [email protected]
출처: 스포츠경향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