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S 인터뷰] "죄송합니다" 원정 ERA 0에도 사과부터 한 세이브왕, 삼성 김재윤 "이제는 우승만 바라 봅니다"

[IS 인터뷰] "죄송합니다" 원정 ERA 0에도 사과부터 한 세이브왕, 삼성 김재윤 "이제는 우승만 바라 봅니다"

삼성 김재윤. 삼성 제공 "홈 팬분들에게 죄송합니다."시즌 35세이브. 2023년 이후 3년 만에 달성한 30세이브이자, 삼성 라이온즈 유니폼을 입고 처음으로 거둔 30세이브였다. 그렇게 김재윤은 생애 첫 세이브왕에 올랐다.시즌 평균자책점(ERA)은 3.22. 더 놀라운 건 원정 경기 기록이다. 무려 '0'이다. 원정 2...

삼성 김재윤. 삼성 제공
삼성 김재윤. 삼성 제공

"홈 팬분들에게 죄송합니다."

시즌 35세이브. 2023년 이후 3년 만에 달성한 30세이브이자, 삼성 라이온즈 유니폼을 입고 처음으로 거둔 30세이브였다. 그렇게 김재윤은 생애 첫 세이브왕에 올랐다.

시즌 평균자책점(ERA)은 3.22. 더 놀라운 건 원정 경기 기록이다. 무려 '0'이다. 원정 25경기에서 27⅔이닝을 소화하는 동안 허용한 실점은 단 1점. 그마저도 비자책점이었다. 원정에서 단 한 점의 자책점도 내주지 않는 놀라운 기록을 달성했다.

하지만 정작 김재윤은 기쁨보다 미안함을 먼저 이야기했다. 원정에서의 압도적인 성적과 달리 홈에서는 다소 아쉬운 모습을 보였기 때문이다. 가장 좋은 모습을 보여주고 싶었던 팬들 앞에서 제 몫을 다하지 못했다는 생각에 김재윤은 고개를 숙였다.

지난 11일 대구에서 만난 삼성 김재윤. 대구=윤승재 기자
지난 11일 대구에서 만난 삼성 김재윤. 대구=윤승재 기자

시즌을 앞두고 목표했던 30세이브를 달성한 데 이어 세이브왕 타이틀까지 품에 안은 김재윤은 "해보고 싶었던 기록들이었다. 개인적인 목표로 세이브왕까지는 생각하지 않았고, 30세이브 이상만 생각했는데 두 개 다 이뤄내 개인적으로 뜻깊은 한 해였다"라고 소감을 전했다.

김재윤은 '원정 ERA 0'이라는 기록을 언급하자 멋쩍게 웃었다. 그는 "사실 좀 부끄러운 기록인 것 같다. 홈에서는 너무 안 좋았으니까"라며 머쓱해했다. "홈에서 기록한 자책점을 반으로 나눠서 (원정에서도) 그렇게 했으면 더 잘했을 것 같다. 한쪽에서만 너무 안 좋은 성적을 거둬서 홈 팬분들께 좀 죄송하다. 제일 좋은 모습을 많이 보여드려야 하는 분들인데 그러지 못한 것 같아서 그렇다"며 아쉬움을 드러냈다.

홈 팬들을 향한 미안함은 그만큼 책임감이 크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올 시즌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는 올 시즌 매 경기 뜨거운 응원 열기로 가득했다. 홈 73경기 중 59경기에서 2만4000석 매진을 달성했고, 좌석 점유율은 무려 99.4%에 달했다. 삼성은 KBO리그 최초로 단일 시즌 170만 관중을 돌파할 정도로 팬들의 뜨거운 사랑을 받았다. 김재윤도 이를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다. 그래서 더 잘 던지고 싶었다. 그는 "우리 홈경기는 항상 한국시리즈(KS) 같은 분위기를 만들어 주신다"며 팬들의 응원에 감사한 마음을 전했다.

삼성 김재윤. 삼성 제공
삼성 김재윤. 삼성 제공

올 시즌 김재윤의 반등에는 남다른 준비 과정이 있었다. 예년보다 더 독한 마음가짐으로 스프링캠프에 임했다. 특히 시즌 초반부터 자신의 구위를 믿고 타자와 정면 승부할 수 있었던 점을 가장 큰 변화로 꼽았다. 김재윤은 "올해 캠프 때부터 정말 열심히 준비했다. 초반부터 구속이 완전히 잘 나온 건 아니었지만, 구위로 승부할 수 있을 정도의 스피드는 나왔다"라며 "시즌 초부터 자신 있게 들어갔고, 하이볼 같은 공도 더 자신 있게 활용할 수 있었다. 타자들을 상대하면서 구위로 이기고 있다는 걸 느끼니까 더 자신 있게 승부할 수 있었다"고 돌아봤다.

이제 김재윤의 시선은 가을야구로 향한다. 삼성은 정규시즌 2위를 확정하고 플레이오프(PO)를 준비하고 있다. 개인 타이틀의 기쁨은 잠시 접어두고, 더 높은 곳을 향해 다시 공을 쥐어야 할 때다.

김재윤에게는 또 하나의 특별한 목표가 있다. 바로 친정팀 KT 위즈와 KS에서 만나는 것이다. 김재윤은 2021년 KT의 창단 첫 통합우승을 함께한 주역이다. 삼성으로 이적한 이후에도 친정팀을 향한 애정은 여전했다. 올해 KT가 정규시즌 우승을 확정했을 때는 솔직히 부러운 마음도 들었다고 털어놨다.

"KT 위즈와 삼성 라이온즈가 31일 오후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2021년 KBO리그 정규시즌 1위를 놓고 단판승부를 펼쳤다. KT가 1-0으로 삼성을 제압하고 정규시즌 우승을 차지했다. 우승이 확정되는 순간 마무리 김재윤이 포효하고있다. 대구=정시종 기자
"KT 위즈와 삼성 라이온즈가 31일 오후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2021년 KBO리그 정규시즌 1위를 놓고 단판승부를 펼쳤다. KT가 1-0으로 삼성을 제압하고 정규시즌 우승을 차지했다. 우승이 확정되는 순간 마무리 김재윤이 포효하고있다. 대구=정시종 기자

그는 "KT가 원래 강팀이라고 생각했지만, 올해는 워낙 더 잘했다. 지난해에는 포스트시즌(PS) 진출에 실패했지만 그래도 강팀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에 올해도 당연히 잘할 거라고 예상했다"고 말했다. 이어 "사실 부러운 마음이 크다. 우리도 워낙 해보고 싶었던 정규시즌 우승이었으니까"라면서도 "우리도 거기(KS 우승)에 맞춰서 잘 준비해야 할 것 같다. 가서 더 잘하면 된다"라며 미소를 지었다.

삼성의 가을야구 경쟁력에도 확신을 보였다. 특히 김영웅과 이재현, 김지찬 등 젊은 선수들을 향한 믿음이 컸다. 김재윤은 "2024년 KS부터 지난해까지 어린 선수들이 처음답지 않게 가을야구에서 정말 잘했다. 이미 그때부터 잘했던 친구들이라 걱정하지 않는다"며 "한 번 경험했기 때문에 더 이기고 싶은 마음이 클 것 같다. 매년 문턱에서 아쉽게 끝났으니 올해는 더 악착같이 하지 않을까 싶다"고 기대했다.

김재윤은 "(최)형우 형도 그렇고 (강)민호 형도 그렇고 정말 우승을 간절하게 원하시는 것 같다. 나도 마찬가지"라면서 "그렇다고 어떻게 하면 잘할지 너무 많이 생각하다 보면 오히려 생각이 많아진다. 하던 대로 하다 보면 우리가 잘해온 게 있으니 잘 풀리지 않을까 생각한다"며 후배들에게 당부의 말도 남겼다.

삼성 김재윤. 삼성 제공
삼성 김재윤. 삼성 제공

개인 타이틀이라는 목표는 이뤘다. 하지만 김재윤이 원하는 시즌의 마지막 장면은 아직 남아 있다. 삼성 팬들과 함께 웃는 가을의 마지막 순간이다. 김재윤은 "우승으로 올 시즌의 방점을 찍고 싶다"라며 환하게 웃었다.

대구=윤승재 기자 [email protected]

출처: 일간스포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