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롱받는 맨시티 팬들이 들고 온 풍선 바나나의 정체, "이건 저항, 우리가 맨체스터 시티다"
김태석 기자리버풀 팬뿐만 아니라 다른 팀들의 공적이 된 상황이지만, 확실한 건 맨체스터 시티 팬들은 하나로 똘똘 뭉친 분위기라는 점이다. 무작정 현재 클럽 수뇌진을 옹호하는 이들도 없지는 않았지만, 대부분은 오래도록 지켜온 정체성을 드러내며 맨체스터 시티의 주인은 아부다비 유나이티드 그룹이 아니...

김태석 기자
리버풀 팬뿐만 아니라 다른 팀들의 공적이 된 상황이지만, 확실한 건 맨체스터 시티 팬들은 하나로 똘똘 뭉친 분위기라는 점이다. 무작정 현재 클럽 수뇌진을 옹호하는 이들도 없지는 않았지만, 대부분은 오래도록 지켜온 정체성을 드러내며 맨체스터 시티의 주인은 아부다비 유나이티드 그룹이 아니라 현지 팬들임을 강조하는 모습을 보였다.
맨체스터 시티는 12일 새벽(한국 시간) 안필드에서 벌어졌던 2026-2027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6라운드 리버풀 원정 경기에서 3-0으로 완승했다. 맨체스터 시티는 후반 20분 엘링 홀란, 후반 23분 제레미 도쿠, 후반 33분 라얀 셰르키의 연속 득점에 힘입어 적지에서 대승을 거뒀다.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독립위원회로부터 114건의 재정 규정 위반에 대해 유죄 판단을 받은 후 치르는 첫 번째 공식전이었다. 심지어 적대감이 가득한 리버풀의 안방 안필드에서 열리는 경기였다. 당연히 리버풀 팬들은 경기장 안팎에서, 그리고 경기 내내 맨체스터 시티 선수들과 팬들에게 야유와 조롱을 보냈다. 맨체스터 시티 팬들이 자리한 원정석 부근에는 '한 세대의 축구팬들이 사기를 당했다'라고 강하게 비판하는 걸개가 걸리기도 했다.
약 한 시간가량 떨어진 원정길을 달려온 맨체스터 시티 팬들의 반응이 궁금할 수밖에 없는 경기였다. 그런데 맨체스터 시티 팬들은 생뚱맞게도 수백 개의 풍선 바나나를 원정석에 들고 나타났다.

이 풍선 바나나 응원에는 사연이 있다. 1980년대 맨체스터 시티에서 뛰었던 공격수 임레 바라디의 이름을 한 팬이 '임레 바나나'로 부르며 응원한 것이 유래다. 바라디가 뛰었을 당시 맨체스터 시티 팬들은 삼삼오오 풍선 바나나를 들고 응원하기 시작했고, 이것이 맨체스터 시티 팬들의 정체성을 상징하는 응원 방식으로 자리매김했다.
지금은 시간이 흐르면서 시나브로 사라진 응원 방식인데, 갑자기 안필드에 등장한 이유는 간단하다. 리버풀 팬들의 조롱에 굳이 맞서지 않는 대신 현재 불거지고 있는 논란과 관련해 자신들의 정체성을 되찾고 결집하자는 메시지를 주변 팬들에게 전한 것이다.
에 따르면, 바라디가 뛰었던 1980년대부터 맨체스터 시티를 응원했다는 현지 팬 단테 프렌드는 인터뷰를 통해 "이 메시지는 저항이다. 구단주가 누구인지는 우리와는 아무 상관없다. 우리가 곧 클럽이다. 팬들이 곧 클럽"이라며 이번 사건 이후 어떠한 일이 있더라도 클럽의 주인인 팬들이 맨체스터 시티를 지키겠다는 의지를 보여주는 퍼포먼스라고 설명했다.
다만 몇몇 맨체스터 시티 팬들은 칼둔 알 무바라크 맨체스터 시티 회장을 앞세워 "칼둔 무바라크를 믿는다, 우리는 모든 대회서 우승했다"라는 문구로 현재 클럽 수뇌진의 결백을 의심하지 않는다는 메시지도 냈다. 하나 됨을 과시한 맨체스터 시티 팬들이지만, 이번 리버풀 원정을 시작으로 한동안 원정 경기에서는 타 팀 팬들의 이러한 비아냥을 피하기는 힘들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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