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경문 감독 체제 하에서 방치됐던 황준서...내년엔 슬라이더 해법 찾을 수 있을까

김경문 감독 체제 하에서 방치됐던 황준서...내년엔 슬라이더 해법 찾을 수 있을까

출처:한화 이글스(MHN 정철우 기자) '공 빠른 윤영철.'한화 이글스 좌완 황준서가 고교 시절 들었던 최고의 찬사 중 하나다. 단순히 빠른 공을 던지는 투수가 아니라 뛰어난 경기 운영 능력과 제구력까지 갖춘 완성형 좌완으로 성장할 수 있다는 기대가 담겨 있었다. 그러나 프로 입단 3년이 지난 지금, 황준서는 그 평가와...

출처:한화 이글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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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HN 정철우 기자) '공 빠른 윤영철.'

한화 이글스 좌완 황준서가 고교 시절 들었던 최고의 찬사 중 하나다. 단순히 빠른 공을 던지는 투수가 아니라 뛰어난 경기 운영 능력과 제구력까지 갖춘 완성형 좌완으로 성장할 수 있다는 기대가 담겨 있었다. 그러나 프로 입단 3년이 지난 지금, 황준서는 그 평가와 전혀 다른 길을 걷고 있다. 빠른 공은 사라졌고 제구는 여전히 불안하다. 무엇보다 자신이 가장 잘 상대해야 할 좌타자에게조차 경쟁력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황준서는 시즌 마지막 등판에서도 부진을 면치 못했다. 10일 대전 NC전서 3.1이닝 5실점(3자책)으로 크게 흔들렸다. 결국 올 시즌도 뚜렷한 성장의 흔적을 남기지 못한 채 마무리하게 됐다. 단순히 성적이 나쁘다는 것이 문제가 아니다. 3년이라는 시간이 흘렀는데도 무엇이 좋아졌는지 선뜻 설명하기 어렵다는 점이 더욱 심각하다. 한화가 2024년 신인드래프트 전체 1순위 지명권을 사용했던 특급 유망주의 현재 모습이다.

여기서 짚고 넘어가야 할 문제가 있다. 황준서는 김경문 감독 체제에서 얼마나 제대로 된 육성 과정을 거쳤을까. 결과만 놓고 보면 사실상 방치된 것이나 다름없는 시간을 보냈다는 비판을 피하기 어렵다. 1군과 2군을 오가며 기회를 얻었지만 약점을 극복하기 위한 체계적인 변화가 경기력으로 나타나지 않았다. 좋은 날에는 가능성을 보여줬다가도 다음 등판에서 다시 무너지는 일이 반복됐다. 유망주에게 필요한 것은 단순한 등판 기회가 아니라 실패의 원인을 찾아 개선하는 과정이다. 적어도 황준서의 지난 3년에서는 그런 과정의 성과를 확인하기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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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모든 책임을 감독 한 사람에게 돌릴 수는 없다. 투수의 성장은 투수 코치와 육성 파트, 트레이닝 부서, 선수 본인의 노력이 함께 만들어 내는 결과다. 그러나 감독은 선수 육성의 방향을 설정하고 그 결과에 책임을 져야 하는 자리다. 특히 전체 1순위로 지명한 투수가 3년 동안 뚜렷한 발전을 보여주지 못했다면 구단 차원의 육성 시스템을 돌아볼 필요가 있다.

황준서의 문제는 단순히 구속이 떨어졌다는 사실에 그치지 않는다. 올 시즌 29경기에서 1승4패, 평균자책점 5.37을 기록한 성적도 아쉽지만 세부 기록을 들여다보면 더욱 심각한 문제가 드러난다. 특히 좌타자를 상대로 보여준 극심한 약세는 황준서가 얼마나 중요한 무기를 잃어버린 상태인지를 설명해 준다.

황준서의 올 시즌 좌타자 상대 피안타율은 무려 0.326이다. 좌완 투수라는 사실이 무색할 정도로 높은 수치다. 일반적으로 좌투수는 좌타자에게 유리한 조건을 갖고 있다. 공이 들어오는 각도가 까다롭고, 특히 바깥쪽으로 흘러나가는 슬라이더를 효과적으로 활용하면 타자의 방망이를 끌어낼 수 있다. 그러나 황준서는 이런 기본적인 이점을 제대로 살리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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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타자 상대 피안타율은 0.260으로 좌타자 상대 기록보다 낮았다. 얼핏 보면 우타자에게는 나름의 경쟁력을 갖췄다고 평가할 수도 있다. 하지만 피홈런 기록을 살펴보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올 시즌 허용한 홈런 9개 가운데 무려 8개를 우타자에게 맞았다. 안타를 억제하는 능력과 장타를 막아내는 능력 사이에 큰 차이가 있었던 것이다.

이는 황준서가 타자 유형에 따라 서로 다른 문제를 안고 있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좌타자에게는 안타를 지나치게 많이 허용했고, 우타자에게는 결정적인 장타를 억제하지 못했다. 특히 우타자 상대 피홈런이 집중됐다는 점은 실투 관리에 문제가 있었을 가능성을 시사한다. 물론 정확한 실투 비율은 투구 위치와 구종별 결과를 추가로 분석해야 확인할 수 있다. 그러나 적어도 우타자를 상대로 장타 위험을 충분히 통제하지 못했다는 사실만큼은 분명하다.

그렇다면 좌타자에게 유독 약했던 이유는 무엇일까. 가장 먼저 살펴봐야 할 구종이 슬라이더다.

황준서의 올 시즌 슬라이더 구사 비율은 7.1%에 불과했다. 전체 투구 100개 가운데 슬라이더가 7개 정도밖에 되지 않았다는 뜻이다. 좌투수가 좌타자를 상대하면서 가장 효과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무기 중 하나를 사실상 제한적으로 사용한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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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욱 흥미로운 것은 슬라이더의 피안타율이 0.200이었다는 점이다. 결과만 놓고 보면 크게 나쁜 공이 아니었다. 그런데도 구사 비율은 매우 낮았다. 왜 황준서는 상대적으로 좋은 결과를 냈던 슬라이더를 적극적으로 활용하지 못했을까.

여기에는 몇 가지 가능성이 있다. 우선 슬라이더를 원하는 곳에 던질 수 있다는 확신이 부족했을 수 있다. 슬라이더가 스트라이크존을 크게 벗어나거나 의도하지 않은 방향으로 움직인다면 아무리 피안타율이 낮더라도 승부구로 활용하기 어렵다. 타자가 쉽게 골라낼 수 있는 공이라면 결정적인 순간에 던질 이유가 줄어들기 때문이다.

또 하나는 구종 자체의 완성도 문제다. 슬라이더가 충분한 횡적 움직임을 갖고 있는지, 패스트볼과 구별하기 어려운 궤적을 유지하는지, 원하는 코스에서 날카롭게 떨어지는지에 따라 실전에서의 가치는 크게 달라진다. 단순히 피안타율 0.200이라는 숫자만으로 슬라이더의 경쟁력을 판단할 수 없는 이유다. 구사 횟수가 적었다는 점까지 고려하면 이 수치를 과대평가해서도 안 된다.

그러나 한 가지는 분명하다. 황준서는 슬라이더를 좌타자와의 승부를 결정짓는 핵심 무기로 활용하지 못했다. 좌타자 상대 피안타율 0.326이라는 결과와 슬라이더 구사율 7.1%라는 기록을 함께 살펴봐야 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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좌투수가 좌타자를 상대할 때 바깥쪽으로 흘러나가는 슬라이더는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한다. 스트라이크존에서 출발해 바깥쪽으로 빠져나가는 공은 타자의 헛스윙을 유도할 수 있고, 스트라이크존 끝에 걸치는 슬라이더는 타자가 쉽게 공략하기 어렵다. 특히 패스트볼과 적절하게 조합하면 타자의 타이밍과 시선을 동시에 흔들 수 있다.

황준서처럼 제구가 불안한 투수에게는 더욱 필요한 무기다. 패스트볼만으로 스트라이크존을 공략하기 어렵다면 타자의 방망이를 끌어낼 수 있는 변화구가 있어야 한다. 몸쪽 승부가 부담스러운 상황에서도 바깥쪽 슬라이더를 자신 있게 던질 수 있다면 타자와의 승부를 이어갈 방법이 생긴다.

하지만 황준서는 그 선택지를 충분히 활용하지 못했다. 슬라이더에 대한 신뢰가 떨어지면 좌타자 바깥쪽을 적극적으로 공략하기 어려워지고, 결국 다른 구종에 대한 의존도가 높아질 수밖에 없다. 상대 타자 입장에서는 노려야 할 공의 종류가 줄어든다. 좌완 투수의 이점을 살리기는커녕 자신의 승부 패턴을 제한하는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

물론 슬라이더를 많이 던지기만 하면 문제가 해결되는 것은 아니다. 구사율을 높이는 것보다 중요한 것은 슬라이더를 원하는 코스에 안정적으로 던질 수 있도록 만드는 일이다. 지금 황준서에게 필요한 것은 단순한 구종 선택의 변화가 아니라 슬라이더의 완성도를 끌어올리는 기술적인 보완이다.

이 대목에서 한화의 육성 과정에 대한 의문이 다시 제기된다.

출처:한화 이글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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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준서는 고교 시절부터 빠른 공과 경기 운영 능력을 동시에 갖춘 투수로 평가받았다. 최고 구속이 시속 150㎞를 넘긴 적도 있었고 변화구 구사 능력도 인정받았다. 그런데 프로 입단 이후에는 패스트볼의 위력을 일정하게 유지하지 못했고, 제구력 역시 뚜렷하게 개선되지 않았다. 이제는 좌타자를 상대하기 위한 핵심 변화구의 활용도까지 떨어진 상황이다.

이 정도라면 단순히 선수가 기대만큼 성장하지 못했다고 평가하고 넘어갈 문제가 아니다. 구단이 어떤 방향으로 황준서를 육성해 왔는지, 약점을 해결하기 위해 어떤 프로그램을 적용했는지, 그 과정에서 무엇이 효과를 내지 못했는지를 점검해야 한다.

특히 체력 문제는 여전히 해결되지 않은 숙제로 남아 있다. A팀의 한 전력 분석 팀장은 황준서의 가장 큰 약점으로 투구 체력을 지목한 바 있다. 경기마다 구속의 차이가 나타나고, 공에 힘이 실리지 않는 날에는 제구까지 흔들리는 현상이 체력과 관련돼 있을 수 있다는 분석이었다.

체력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일정한 투구폼을 유지하기 어렵다. 릴리스 포인트가 흔들리면 패스트볼 제구뿐 아니라 슬라이더의 움직임과 제구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 황준서의 슬라이더가 기대만큼 활용되지 못하는 이유 역시 이런 문제와 관련돼 있는지 확인해야 한다.

올 시즌 황준서는 60⅓이닝 동안 삼진 62개를 잡아내면서 볼넷 41개를 허용했다. 타자의 방망이를 헛돌게 할 수 있는 능력은 갖췄지만 스트라이크존을 안정적으로 공략하는 능력은 부족했다. 9이닝당 볼넷이 6개를 넘는 투수에게 안정적인 선발 역할을 기대하기는 어렵다. 체력과 제구, 변화구 완성도가 서로 맞물려 있다는 점에서 어느 한 부분만 손본다고 쉽게 해결될 문제도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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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더욱 중요한 것이 체계적인 육성이다. 황준서에게 필요한 것은 무조건 공을 많이 던지게 하는 훈련이 아니다. 투구폼을 일정하게 유지할 수 있는 신체 능력을 만들고, 슬라이더의 움직임과 제구를 안정시키며, 좌타자를 상대로 자신 있게 승부할 수 있는 패턴을 구축하는 일이다. 그 과정에서 실제 경기 데이터를 활용해 어떤 변화가 나타나는지 지속적으로 확인해야 한다.

김경문 감독 체제에서 황준서가 이런 변화를 충분히 만들어 내지 못했다는 점은 아쉬움으로 남는다. 3년이라는 시간이 결코 짧지 않았기 때문이다. 고졸 투수에게 당장 완성형 선발의 모습을 요구하는 것은 무리일 수 있다. 그러나 적어도 입단 당시보다 어떤 부분이 좋아졌는지는 설명할 수 있어야 한다.

황준서의 경우 그 대답이 쉽지 않다. 구속은 기대만큼 올라오지 않았고, 제구는 불안하며, 좌타자 상대 약점도 뚜렷하다. 무엇보다 슬라이더라는 중요한 무기를 제대로 활용하지 못하고 있다. 김경문 감독 체제에서 사실상 육성의 방향을 잃었던 것 아니냐는 비판이 나올 수밖에 없는 이유다.

이제 황준서는 새로운 출발선에 서야 한다. 김경문 감독이 팀을 떠난 상황에서 한화 역시 황준서의 육성 방향을 근본적으로 재검토할 필요가 있다. 단순히 내년에는 더 잘할 것이라는 기대만으로는 부족하다. 무엇을 바꿔야 하고 어떤 과정을 거쳐야 하는지 구체적인 해법을 제시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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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시급한 과제는 슬라이더다. 좌타자를 상대로 피안타율 0.326을 기록하는 좌완 투수에게 안정적인 1군 경쟁력을 기대하기는 어렵다. 좌타자 바깥쪽을 자신 있게 공략할 수 있는 슬라이더를 갖추지 못한다면 같은 문제가 반복될 가능성이 크다.

황준서에게는 여전히 시간이 있다. 고교 시절 전체 1순위로 평가받았던 재능이 완전히 사라졌다고 단정할 단계는 아니다. 삼진을 잡아내는 능력도 남아 있고, 좋은 컨디션에서는 충분히 경쟁력 있는 공을 던질 수 있다는 사실도 보여줬다. 다만 이제는 가능성만으로 평가받을 수 있는 시간이 점점 줄어들고 있다.

프로 3년 동안 황준서는 기대를 결과로 바꾸지 못했다. 그 과정에서 선수 개인의 책임도 분명히 있지만 구단의 육성 방식 역시 평가를 피할 수 없다. 전체 1순위 지명 선수가 3년 동안 뚜렷한 발전을 보여주지 못했다면 그 원인을 선수의 재능 부족에서만 찾아서는 안 된다.

'공 빠른 윤영철'이라는 찬사는 이제 의미가 없다. 황준서에게 필요한 것은 과거의 평가가 아니라 현재의 약점을 극복할 수 있는 구체적인 기술이다.

좌타자에게 얻어맞고 우타자에게 홈런을 허용하는 좌완 투수. 슬라이더 구사율이 7.1%에 불과한 황준서의 현재 모습이다.

김경문 감독 체제에서 잃어버린 성장의 시간을 되찾을 수 있을까. 황준서의 부활은 시속 150㎞의 빠른 공이 아니라 좌타자 바깥쪽으로 자신 있게 던질 수 있는 슬라이더 한 개에서 시작될지도 모른다.

출처: MHN스포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