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규 1위' 사령탑이 유독 그에게 고마운 이유…'9월 스쿠발' "오늘은 절대 못이긴다고 생각했는데"

'정규 1위' 사령탑이 유독 그에게 고마운 이유…'9월 스쿠발' "오늘은 절대 못이긴다고 생각했는데"

22일 인천 SSG랜더스필드에서 열린 KT와 SSG의 경기. 선발 투구하고 있는 KT 배제성. 인천=송정헌 기자[email protected]/2026.09.22/4일 광주 KIA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KT와 KIA의 경기. 6회말 배제성이 나성범의 타구를 호수비로 잡아낸 좌익수 장진혁의 수비에 박수를 치고 있다....

22일 인천 SSG랜더스필드에서 열린 KT와 SSG의 경기. 선발 투구하고 있는 KT 배제성. 인천=송정헌 기자songs@sportschosun.com/2026.09.22/
22일 인천 SSG랜더스필드에서 열린 KT와 SSG의 경기. 선발 투구하고 있는 KT 배제성. 인천=송정헌 기자[email protected]/2026.09.22/
4일 광주 KIA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KT와 KIA의 경기. 6회말 배제성이 나성범의 타구를 호수비로 잡아낸 좌익수 장진혁의 수비에 박수를 치고 있다. 광주=허상욱 기자wook@sportschosun.com/2026.09.04/
4일 광주 KIA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KT와 KIA의 경기. 6회말 배제성이 나성범의 타구를 호수비로 잡아낸 좌익수 장진혁의 수비에 박수를 치고 있다. 광주=허상욱 기자[email protected]/2026.09.04/

[스포츠조선 고재완 기자] 2026 KBO리그 정규시즌 정상을 탈환하며 한국시리즈 직행 티켓을 거머쥔 KT 위즈. 화려한 스포트라이트는 팀 타선의 대기록을 쓴 최원준과 외인 거포진, 복귀해 중심을 잡은 에이스 소형준과 고영표에게 쏟아졌지만, 이강철 감독의 마음속 가장 깊은 곳에는 우완 투수 배제성(30)을 향한 남다른 고마움이 자리 잡고 있었다.

시즌 향방을 좌우했던 혹독했던 9월의 승부처. 상대 팀 1선발 에이스들과의 숨 막히는 표적 매치업을 온몸으로 받아내며 5~6이닝씩 무실점 역투를 펼쳐준 배제성의 헌신이 없었다면, 마법사 군단의 페넌트레이스 우승 트로피는 결코 완성될 수 없었기 때문이다.

이강철 감독은 정규시즌 우승을 확정한 현재, 사령탑 개인의 600승 아홉수를 끊어내고 팀의 운명을 바꾼 9월 배제성의 눈부신 호투를 향해 찬사를 보냈다.

이강철 감독에게 올 시즌 가장 피가 말렸던 고비는 8월 말부터 9월 초로 이어지는 순간이었다. 특히 개인 통산 599승에 도달한 뒤 찾아온 '아홉수'와 까다로운 원정 연전은 사령탑의 머릿속을 하얗게 만들었다.

가장 큰 난적은 롯데 자이언츠의 외국인 에이스 제레미 비슬리였다. 비슬리는 올 시즌 8월까지 KT 타선을 상대로 18이닝 동안 단 1자책점만 기록하며 3승을 챙겼고, KT전 평균자책점 0.50을 기록할 만큼 난공불락의 'KT 천적'이었다.

이 감독은 "9월 그 주간이 정말 힘들었다. KIA 타이거즈와 롯데 자이언츠의 경기가 연이어 붙어있는 그 일주일은 머릿속에서 떠나지 않을 정도로 신경이 곤두서 있었다"라며 "특히 부산 원정에서 통산 600승을 앞두고 599승 아홉수에 걸려 고전하고 있었는데, 하필 상대 선발이 비슬리였다. '오늘은 절대 못 이기겠다, 비슬리 저 페이스가 오래 가면 정말 큰일인데' 싶었다"라고 당시의 절박했던 심경을 털어놨다.

하지만 마운드에 오른 배제성이 기적의 반전을 만들어냈다. 배제성은 10일 부산 롯데전에 선발 등판해 6이닝 동안 3안타 1볼넷 8탈삼진 무실점의 눈부신 역투를 펼쳤다. 에이스 비슬리를 상대로 배제성이 마운드를 든든하게 지켜내자, KT 타선도 14점 이상을 몰아치며 16대3 대승을 합작했다.

이 감독은 "그날 타선이 터져줬고, 무엇보다 재성이가 비슬리를 상대로 6이닝을 완벽하게 무실점으로 버텨줬다"라며 "그 경기 덕분에 지긋지긋했던 비슬리를 처음으로 깼고, 롯데 와 3경기 첫 단추를 완벽하게 꿰면서 600승을 달성할 수 있었다"라고 회상했다.

22일 인천 SSG랜더스필드에서 열린 KT와 SSG의 경기. 선발 투구하고 있는 KT 배제성. 인천=송정헌 기자songs@sportschosun.com/2026.09.22/
22일 인천 SSG랜더스필드에서 열린 KT와 SSG의 경기. 선발 투구하고 있는 KT 배제성. 인천=송정헌 기자[email protected]/2026.09.22/
4일 광주 KIA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KT와 KIA의 경기. 6회말 투구를 무실점으로 마친 배제성이 동료들의 환영을 받고 있다. 광주=허상욱 기자wook@sportschosun.com/2026.09.04/
4일 광주 KIA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KT와 KIA의 경기. 6회말 투구를 무실점으로 마친 배제성이 동료들의 환영을 받고 있다. 광주=허상욱 기자[email protected]/2026.09.04/

이강철 감독이 배제성에게 유독 깊은 고마움을 느끼는 이유는 그가 맡았던 등판 일정의 가혹함에 있다. 로테이션상 배제성이 마운드에 오른 날마다 상대 팀은 어김없이 '외국인 1선발' 혹은 리그를 대표하는 최강의 에이스 카드를 내세웠다. 하지만 배제성은 단 한 번도 물러서지 않고 정면 승부를 펼쳤다.

지난 달 4일 광주 KIA 타이거즈전에는 상대 1선발 아담 올러와 맞붙어 6이닝 5안타 2볼넷 5탈삼진 무실점 역투를 펼쳤고 10일 경기에 이어 16일 대전 한화 이글스전에도 류현진과 맞대결해 4⅓이닝 3안타 4볼넷 3탈삼진 2실점을 기록했다. 22일 인천 SSG 랜더스전에서는 페드로 아빌라와 맞붙어 5이닝 4안타 3볼넷 6탈삼진 1실점(무자책) 쾌투를 펼치며 팀 승리를 도왔다.

상대 팀의 필승 카드들과 정면으로 부딪히면서도 배제성은 9월 5경기에서 2승 무패, 27⅓이닝 3실점(2자책점), 월간 평균자책점 0.66이라는 경이적인 짠물 피칭을 기록했다. 배제성이 선발 등판한 9월 5경기에서 KT는 3승 1무 1패의 압도적인 성적을 거두며 1위 독주 체제를 굳혔다.

아시안게임 대표팀 차출과 주전 선수들의 체력 저하로 자칫 마운드가 흔들릴 수 있었던 9월, 5선발 자리에 머물던 배제성이 상대 에이스들을 연달아 잠재우며 실질적인 '1선발급 활약'을 펼쳐준 것은 KT의 시즌 전체를 바꾼 결정적 열쇠였다.

이 감독은 "9월 한 달은 정말 재성이가 팀을 지켜줬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라며 "아시안게임 기간 전후로 재성이가 상대했던 투수들이 아빌라, 비슬리 등 상대 팀 1선발들이었다. 그런 막강한 투수들과 맞붙으면서도 5이닝, 6이닝씩 1실점, 무실점으로 다 버텨냈다"라고 강조했다.

이어 "상대 1선발이 나오는 경기는 우리 입장에서는 자칫 내줄 수도 있는 매치업이었는데, 재성이가 버텨주면서 그 경기들을 다 이겨낼 수 있었다"라며 "그 고비들을 모두 넘어섰기 때문에 우리가 지금 이 자리, 정규시즌 우승까지 올 수 있었다"라고 거듭 고마운 마음을 전했다.

화려한 타이틀 홀더들 뒤에서 묵묵히 마운드를 지킨 그의 9월 27⅓이닝은 KT의 2026시즌 챔피언 역사에서 가장 빛나는 헌신이었다.

4일 수원 케이티위즈파크에서 열린 KT와 롯데의 경기. 6회 1사 1루. 교체되는 KT 선발 배제성. 수원=송정헌 기자songs@sportschosun.com/2026.10.04/
4일 수원 케이티위즈파크에서 열린 KT와 롯데의 경기. 6회 1사 1루. 교체되는 KT 선발 배제성. 수원=송정헌 기자[email protected]/2026.10.04/

출처: 스포츠조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