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재박 ‘개구리 번트’, 최동원 한국시리즈 전설… 야구史와 함께한 잠실

김재박 ‘개구리 번트’, 최동원 한국시리즈 전설… 야구史와 함께한 잠실

팬들 웃고 울린 ‘야구의 성지’프로야구 LG와 두산 선수들이 7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정규시즌 마지막 ‘잠실 더비’ 경기를 앞두고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1982년 개장한 잠실야구장은 올해로 문을 닫고 3만여석 규모의 ‘잠실 돔’으로 재탄생될 예정이다. /연합뉴스 1982년 개장해 올해 말 본격적인 재건축에 들어가는...

팬들 웃고 울린 ‘야구의 성지’

프로야구 LG와 두산 선수들이 7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정규시즌 마지막 ‘잠실 더비’ 경기를 앞두고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1982년 개장한 잠실야구장은 올해로 문을 닫고 3만여석 규모의 ‘잠실 돔’으로 재탄생될 예정이다. /연합뉴스
프로야구 LG와 두산 선수들이 7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정규시즌 마지막 ‘잠실 더비’ 경기를 앞두고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1982년 개장한 잠실야구장은 올해로 문을 닫고 3만여석 규모의 ‘잠실 돔’으로 재탄생될 예정이다. /연합뉴스

1982년 개장해 올해 말 본격적인 재건축에 들어가는 서울 잠실야구장은 한국 야구의 역사가 고스란히 담긴 ‘야구 성지’다. 올림픽, 세계선수권 같은 대규모 국제 대회를 치르기 위해 정부가 야심차게 추진한 잠실야구장은 좌우 담장 100m, 중앙 담장 125m 규모로 개장 당시 3만5000여 명을 수용하는 국내 최대 야구장이었다. 1982년 7월 고교 야구 대회를 개최해 첫선을 보였는데, 당시 경북고 소속이던 류중일 전 삼성 감독이 잠실야구장에서 역사적인 1호 홈런을 때렸다.

개장 두 달 만에 치른 세계야구선수권대회 결승전은 한국 야구 최고의 명경기로 꼽힌다. ‘숙적’ 일본과의 대결에서 8회말 김재박의 ‘개구리 번트’ 안타로 2-2 동점을 만들고, 한대화의 3점 홈런으로 극적인 우승을 차지한 순간은 지금도 야구 팬의 심금을 울리는 장면이다.

1983년엔 프로야구 첫 야간 경기가 열렸다. 당시로선 최신식 조명 시설을 갖춘 덕에 선수들이 한여름 무더위를 피해 저녁에 경기를 할 수 있었다. 평일 오후 6시 30분에 열리는 경기 일정도 이때부터 굳어졌다.

‘무쇠 팔’ 최동원이 1984년 ‘한국시리즈 4승’의 기적을 쓴 현장도 잠실이었다. 최동원은 삼성을 상대로 대구 1차전 완봉승, 부산 3차전 완투승을 거둔 뒤 잠실에서 열린 5·6·7차전에 모두 등판하는 초인적인 활약으로 롯데에 한국시리즈 우승을 안겼다. 그는 잠실에서 열린 마지막 7차전에서 9이닝 4실점 완투승을 거둔 뒤 “아이고, 좀 자고 싶네요”라고 말해 야구 팬들을 뭉클하게 했다.

1986년부터는 OB(현 두산)가 MBC(현 LG)와 함께 잠실을 홈구장으로 쓰면서 ‘잠실 더비’가 탄생했다. 1996년부터 어린이날에는 잠실에서 두 팀이 꼭 맞붙는 전통도 생겼다. 롯데 포수 임수혁이 2000년 4월 LG와 원정 경기에서 2루에서 심정지로 쓰러지는 가슴 아픈 순간도 있었다.

1994년 LG에서 프로로 데뷔해 잠실야구장에서 30년 가까운 세월을 보낸 류지현 야구 국가대표팀 감독은 “고등학교 2학년이던 1988년 서울 올림픽 야구 시범 경기를 보러 잠실야구장을 처음 찾았는데, 정말 설렜던 기억이 있다”며 “인생의 절반을 보낸 집 같은 야구장과 이별하는 게 아쉽지만, 더 좋은 경기장으로 다시 태어난다니 기대가 크다”고 말했다.

잠실야구장은 올해 프로야구 포스트시즌까지 치른 뒤 다음 달 14일엔 왕년의 프로야구 스타들이 참여하는 이벤트 경기로 팬들과 작별한다. 박철순·이만수·송진우·이종범·이승엽·이대호 등 프로야구 전설 60여 명이 참여할 예정이다.

출처: 조선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