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즈베키스탄전 승리에도 뒤숭숭한 분위기' 모레노 감독 "팀보다 위대한 선수는 없다"

'우즈베키스탄전 승리에도 뒤숭숭한 분위기' 모레노 감독 "팀보다 위대한 선수는 없다"

작전 지시하는 모레노 감독. (용인=연합뉴스) 로베르트 모레노 한국 축구대표팀 임시 감독은 우즈베키스탄전 2-0 승리로 A매치 4연전을 마친 뒤 "어떤 선수도 팀보다는 위대하지 않다는 걸 인지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대표팀은 6일 용인 미르스타디움에서 열린 우즈베키스탄과 평가전에서 손흥민(LAFC)과 오세훈(시미즈)의 연...

작전 지시하는 모레노 감독. (용인=연합뉴스)
작전 지시하는 모레노 감독. (용인=연합뉴스)

로베르트 모레노 한국 축구대표팀 임시 감독은 우즈베키스탄전 2-0 승리로 A매치 4연전을 마친 뒤 "어떤 선수도 팀보다는 위대하지 않다는 걸 인지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대표팀은 6일 용인 미르스타디움에서 열린 우즈베키스탄과 평가전에서 손흥민(LAFC)과 오세훈(시미즈)의 연속골로 승리했다.

승리했지만, 대표팀을 둘러싼 분위기는 여전히 뒤숭숭해 보인다. 직전 베네수엘라와 경기 뒤 김민재(뮌헨)는 공격수들이 수비 가담을 잘 안 한다며 직격했고, 황인범(포르투)은 대표팀에 문제가 많은데 "도와줄 사람이 없다"며 울먹였다.

이날 경기 뒤엔 황인범이 황희찬(샬케)과 함께 그라운드에 한동안 남아 시간을 보냈다. 둘의 표정은 어두웠다.

경기 뒤 기자회견에 나선 모레노 감독은 "어느 선수도 팀보다 위대하지 않다는 걸 인지하고, 개인적인 성과나 목표를 팀의 성과나 목표 뒤에 놔야 팀이 성장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문제가 생기면 얼굴을 직접 보고 이야기하며 푸는 것, 그리고 내부에서 일어나는 일은 내부에서 해결한다는 것"이 자신의 원칙이라고 강조했다. 다음은 모레노 감독과의 일문일답.

# 경기를 마친 소감은.

"상대가 조직적으로 굉장히 잘 갖춰진 팀이라 힘든 경기였다. 뭘 원하는지 확실하게 알고 축구를 하는 팀이었다. 다만 우리도 이번 4연전을 통해 선수들에게 색깔을 입히고자 했던 것들이 이번 경기에서 어느 정도 나왔다고 생각한다. 골키퍼부터 센터포워드까지 전부 같이 뛰어주면서 힘든 순간을 함께 이겨낸 점이 굉장히 인상 깊었다. 내가 생각하는, 그리고 우리 팀이 지켜야 하는 원칙이 잘 나왔다고 생각한다. 그건, 개인보다 팀의 목표와 성과를 우선시하는 것이다. 특히 대한민국 대표팀 같은 수준에서는 그런 아이디어와 철학이 굉장히 중요하다."

# 지난 울산 경기 뒤 '건물을 짓고 있다'고 했다. 6경기를 6층짜리 건물에 비유하면 이제 4층까지 지은 셈인데, 계획한 만큼 지어졌다고 평가하나. 다음 달 남은 2층에서는 어떤 부분에 신경 쓰고 싶은가.

"먼저 한국에서 6층짜리 건물은 너무 낮은 건물인 것 같아서 더 높은 건물을 짓고 싶다(웃음). 한 경기에 한 층씩 쌓는다고 생각하기보다, 한 경기가 좋든 조금 안 좋든 건물 자체를 무너뜨리고 다시 짓는 것은 지양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대표팀의 철학이 지금 확실히 정립돼야 한다고 본다. 원칙은 확실하게 세우고 있다. 선수들도 어느 선수도 팀보다 위대하지 않다는 걸 인지하고, 개인적인 성과나 목표를 팀의 성과나 목표 뒤에 놔야 팀이 성장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또 다른 원칙은 몇 번 말씀드렸듯이, 문제가 생기면 얼굴을 직접 보고 이야기하며 푸는 것, 그리고 내부에서 일어나는 일은 내부에서 해결한다는 것이다."

# 아시안게임을 지켜봤을 텐데, 다음 달 소집 때 금메달 멤버 중 염두에 둔 선수가 있나.

"인상적인 선수들이 굉장히 많았다. 아직 깊게 분석하지는 못했지만, 코치진을 통해 분석을 더 할 것이고, 가능하다면 직접 (소속팀 경기)관전도 하겠다. 선수들이 알아줬으면 하는 건 대표팀은 항상 열려 있다는 것이다. 경기력만 보여준다면 언제든 소집될 수 있다는 걸 인지하고 소속팀에서 모습을 보여줬으면 한다. 그런 경쟁심을 잘 이용해서 어느 선수도 자기 포지션에서 확실한 베스트라고 안심하지 못하게 하는 게 중요할 것 같다. 금메달을 딴 코칭스태프와 지원 스태프, 선수들 모두에게 축하의 말씀을 전한다. 잘 지원해준 협회에도 감사하다. 일본을 상대로 한 결승전에서, 구장 상태도 그다지 좋지 않았음에도 그런 결과를 만들어냈다는 건 굉장히 의미 있고 대단한 일이라고 생각한다."

# '4-4-2 포메이션'으로 4연전을 치렀는데, 많이 뛰어야 하는 시스템이라 잘 안됐을 때 선수들의 불만이 나왔다고 알고 있다. 앞으로는 감독이 생각하는 축구 색깔에 맞는 선수를 우선할 건가, 아니면 선수들의 특색에 맞춰 전술 변화를 줄 건가.

"우리가 처음부터 추구한 건 선수들이 대표팀에 와서 자연스럽게 자기가 잘하는 것을 보여줬을 때 대표팀의 퍼포먼스가 나오는 구조를 만드는 것이다. K리그를 포함해 한국 선수들을 분석했을 때 윙어, 라인 사이에서 뛸 수 있는 선수, 센터포워드까지 굉장히 다재다능한 선수가 많다는 걸 바로 알 수 있었다. 그런 선수들에게 맞춘 시스템과 구조, 게임 모델을 정립하려고 처음부터 노력했고 지금도 하고 있다. 다만 상대에 따라 유연하게 대처해야 하는 부분이 분명히 있다. 경기마다, 순간마다 변수가 생긴다. 부상일 수도 있고, 선수가 어떤 상황에서 어떤 반응을 할지 모르기 때문에 그럴 때 얼마나 유연하게 대처하느냐가 중요하다. 오늘도 이강인이 전반이 끝나고 불편함이 있어 교체를 요청해서 나오게 됐다. 우리 계획에는 없던 일이다. 하지만 거기에 적응하고 대처해야 한다. 선수들도 변수가 나올 수 있다는 걸 인지하고 경기했으면 좋겠다. 그렇게 조금씩 만들어 나가다 보면 어느 순간 선수들이 자연스럽게 상대에 따라, 혹은 자신이 잘하는 것을 극대화해서 나오는 경기를 기대하고 있다."

# 이강인을 언급했는데, 소속팀에서의 모습과 대표팀에서의 모습이 다르다는 시각도 있다. 이번 4연전 동안 훈련과 경기를 보면서 어떻게 평가하나.

"이강인은 의심할 여지 없이 대한민국과 대표팀을 사랑하는 선수다. 오늘도 굉장히 노력했지만, 발목에 부상이 생겨서 어쩔 수 없이 경기장에서 빠져나갈 수밖에 없었다. 지금 라리가 수준에서 좋은 모습을 보이는 선수를 우리 대표팀이 보유하고 있다는 사실이 굉장히 자랑스럽다. 다만 쉽지는 않다. 그렇게 잘하는 선수는 당연히 기대치가 높아지고, 그 기대치를 만족시키는 게 쉽지만은 않다. 그런데도 이강인은 지금 굉장히 잘해주고 있고 앞으로도 잘할 거다. 실망하지 않고 계속해서 자기 역할을 잘해준다면 분명히 팬들과 대표팀이 요구하는 수준에 도달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한다."

출처: 스포츠타임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