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민재 외침 통했나? '머리 처박고 뛴' 모레노호… 공격은 함께, 수비 실수는 다 같이 해결 [우즈벡전 현장]
황희찬, 황인범, 손흥민, 오세훈, 송민규(왼쪽부터). 서형권 기자김민재의 외침이 통했다. 이날 모레노호의 공수 집중력은 여타 경기 때와는 확연히 달랐다.모레노 감독이 이끄는 대한민국 남자 축구대표팀이 지난 6일 용인 미르스타디움에서 하나은행 초청 친선경기를 치러 우즈베키스탄에 2-0 승리를 거뒀다. 이날 공식 관중수는...

김민재의 외침이 통했다. 이날 모레노호의 공수 집중력은 여타 경기 때와는 확연히 달랐다.
모레노 감독이 이끄는 대한민국 남자 축구대표팀이 지난 6일 용인 미르스타디움에서 하나은행 초청 친선경기를 치러 우즈베키스탄에 2-0 승리를 거뒀다. 이날 공식 관중수는 24,587명이었다.
지난 베네수엘라전 졸전 후 김민재의 작심 발언이 화제였다. 방송 인터뷰임에도 강경한 표현까지 불사하며 대표팀 정신무장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팀 전체적으로 싸워주고, 경합하고, 수비해야 하는데 잘되지 않았다. 수비 선수들이 불쌍할 정도였다. 전체적으로 다 같이 싸우는 느낌이 들지 않았다. 7-0, 9-0으로 이겨도 기분이 좋지 않았을 것"이라며 "팀이 하나로 뭉치는 게 가장 중요하다. 개인이 빛나기보다 팀 전체가 하나가 돼 뛰어야 한다. 팀 수준을 높이려면 머리 처박고 열심히 해야 한다"라고 쏟아냈다.

쓴소리를 남긴 김민재는 피로도 문제로 우즈베키스탄전 제외됐다. 하지만 김민재의 외침이 선수단의 의지를 다시 한번 불태우게 만든 듯하다. 이날 경기 모레노호의 공수 여러 상황에서의 집중력이 눈에 띄게 높았다. 김민재가 강조한 '전체적으로 싸우는 느낌'이 잘 느껴지는 '공격도 다 같이, 수비도 다 같이'의 장면이 여럿 연출됐다.
모레노호는 전반전부터 강한 압박을 시도했다. 종전 경기 때 낮은 수비 라인, 허술한 압박 등이 지적된 것에 대한 보안책이었다. 김민재가 없는 수비진을 맡은 김태현, 이한범은 뒷공간 노출을 감수하더라도 하프라인 인근까지 꾸준히 하이 라인을 유지했다. 이에 맞춰ㅏ 전방 선수들도 맹렬히 달려들어 덤볐다.
덕분일까. 공격 장면에서 한국 선수들이 외롭게 놓인 장면이 적었다. 전반전 황희찬, 손흥민 등이 높은 위치에서 공을 잡아 속공을 전개했는데 배후 혹은 반대편에 항상 공간으로 움직이는 선수가 있었다. 풀백 조현택, 최전방 오세훈, 미드필더 이재성 등이 2차 움직임을 성실히 가져갔다. 득점은 손흥민의 프리킥에서 나왔지만, 여러 오픈 플레이 찬스가 있었다.
후반전은 더 나아졌다. 후반 초반 오세훈이 등을 진 채 공을 내주는 장면이 나오자, 주변 선수들이 빠르게 반응했다. 이후 공격 전개 때 왼쪽 측면을 몸소 연 조현택이 날카로운 크로스를 올려 오세훈의 헤더 득점을 도왔다. 이 장면도 조현택의 측면 오픈이 나올 때까지 반대쪽 측면에서 숫자 싸움을 건 동료들 덕이 컸다.

'머리 처박고 뛰었다'가 가장 잘 나타난 건 수비 실수 상황이다. 이날도 모레노호의 경기력은 완벽하다고 말하기 어려웠다. 승기가 기운 경기 막판을 제외하고 한국은 몇 차례 패스 실수로 역습을 맞았다. 하지만 베네수엘라전 김민재 홀로 막았던 상황과 달리, 실수한 동료 주변으로 여러 선수들이 몰려들어 단체 수비를 펼쳤다.
대표적으로 전반 29분 이강인의 턴오버 후 곧장 풀백 김태현이 달려들어 파울로 끊으려고 했다. 이겨내고 전개한 우즈베키스탄이 뒷공간을 허물었는데 이번에는 센터백 이한범이 끝까지 따라붙어 공을 걷어냈다. 후반 초중반에도 한국 박스 근처에서 우즈베키스탄이 빠르게 공을 돌리며 실수를 유도했다. 몇 차례 수비 라인이 무너지기도 했으나, 진형을 무시하고도 김태현 듀오가 달려들어 견제하고 조현우가 끝까지 집중력을 발휘하며 좋은 선방을 펼치는 등 하나로 막았다.
분명 완성된 경기력은 아니었다. 하지만 선수들의 달라진 적극성을 느낄 수 있었다. 어쩌면 한국 축구의 진정한 철학은 '머리 처박고 뛴다'일지도 모른다. 철학이 바탕이 돼야 좋은 축구도 나온다.
출처: 풋볼리스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