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대호 쓴소리, 롯데는 왜 우승하지 못하는가..."강민호 손아섭 놓치는게 아니었다. 결국은 투자"

이대호 쓴소리, 롯데는 왜 우승하지 못하는가..."강민호 손아섭 놓치는게 아니었다. 결국은 투자"

출처:꽁교육+ 영상 캡쳐(MHN 정철우 기자) 롯데 자이언츠의 가을이 또 사라졌다. 2026시즌에도 포스트시즌 진출에 실패했다. 2017년 준플레이오프 진출 이후 벌써 9년째다. 1992년 두 번째 한국시리즈 우승 이후에는 무려 34년 동안 정상에 서지 못했다. 감독이 바뀌고 단장이 바뀌고 선수들이 수도 없이 바뀌었지만...

출처:꽁교육+ 영상 캡쳐
출처:꽁교육+ 영상 캡쳐

(MHN 정철우 기자) 롯데 자이언츠의 가을이 또 사라졌다. 2026시즌에도 포스트시즌 진출에 실패했다. 2017년 준플레이오프 진출 이후 벌써 9년째다. 1992년 두 번째 한국시리즈 우승 이후에는 무려 34년 동안 정상에 서지 못했다. 감독이 바뀌고 단장이 바뀌고 선수들이 수도 없이 바뀌었지만 결과는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그렇다면 롯데는 왜 이렇게 오랫동안 우승하지 못하고 있는 것일까.

1년 전 이 질문을 정면으로 건드린 사람이 있었다. 롯데의 상징과도 같은 이대호였다.

이대호는 유튜브 채널 '꽁교육+'에 출연해 롯데가 1992년 이후 한 번도 우승하지 못한 이유에 대한 자신의 생각을 털어놨다. 결론은 간단했다. 투자를 하지 않은 것이 아니라 투자를 제대로 하지 못했다는 것이었다.

이대호는 롯데가 반드시 붙잡았어야 할 선수들을 놓친 것을 가장 먼저 지적했다. 대표적으로 강민호와 손아섭을 꼽았다. 팀의 중심을 잡아줄 수 있는 프랜차이즈 스타에게는 과감하게 투자해야 했는데 정작 그런 선수들을 놓쳤고, 이후 그 빈자리를 메우기 위해 데려온 선수들에게 다시 큰돈을 쓰는 악순환이 반복됐다는 것이다.

그의 지적은 시간이 흐른 지금 더욱 뼈아프게 들린다.

출처:삼성 라이온즈
출처:삼성 라이온즈

강민호는 2004년 롯데에서 데뷔해 14년 동안 안방을 지킨 뒤 2017시즌이 끝나고 FA 자격을 얻어 삼성으로 떠났다. 당시 삼성과 계약한 금액은 4년 80억원이었다. 롯데는 국가대표 포수이자 팀의 중심이었던 강민호를 지키지 못했다. 강민호가 떠난 뒤 롯데는 오랫동안 확실한 주전 포수를 찾지 못했다. 결국 5년 뒤 그 공백을 메우기 위해 다시 80억원을 들여 유강남을 영입했다.

손아섭도 마찬가지였다. 2007년부터 15년 동안 롯데에서 뛰며 팀을 대표했던 손아섭은 2021시즌이 끝난 뒤 NC와 4년 최대 64억원에 계약했다. 롯데는 또 한 명의 프랜차이즈 스타를 떠나보냈다.

이대호가 지적한 대목은 바로 여기에 있다. 돈을 쓰지 않았다는 것이 아니다. 강민호와 손아섭처럼 팀의 기둥이 될 수 있는 선수를 지키는 데 돈을 쓰지 못했고, 그렇게 생긴 구멍을 메우기 위해 나중에 더 큰돈을 쓰는 방식이 반복됐다는 것이다.

그 결정의 결과를 가장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것이 2023년이었다.

출처:두산 베어스
출처:두산 베어스

롯데는 2022시즌이 끝난 뒤 FA 시장의 큰손으로 등장했다. 유강남에게 4년 80억원, 노진혁에게 4년 50억원을 투자했다. 여기에 한현희와 3+1년 최대 40억원 계약을 맺었다. 세 선수에게 들어간 금액만 최대 170억원이었다.

필요한 포지션을 채운다는 명분은 분명했다. 강민호가 떠난 뒤 해결하지 못했던 포수 문제를 유강남으로 끝내고, 고질적인 유격수 고민은 노진혁으로 지우겠다는 계산이었다. 선발과 불펜을 모두 맡을 수 있는 한현희까지 더해 마운드의 깊이를 키우려 했다. 당시만 해도 롯데가 약점을 정확하게 겨냥해 전력을 보강했다는 평가가 나왔다.

하지만 4년이 흐른 뒤 남은 결과는 참담하다.

유강남은 첫해인 2023년 121경기에서 타율 0.261, 10홈런 55타점을 기록했다. 최소한 주전 포수 역할은 해냈다. 그러나 2024년에는 부상까지 겹치면서 52경기 출전에 그쳤고 타율 0.191, 5홈런 20타점으로 크게 떨어졌다. 2025년에는 110경기에서 타율 0.274, 5홈런 38타점으로 반등했지만 2026년에는 다시 56경기, 타율 0.225, 3홈런 9타점에 머물렀다. 80억원이라는 몸값을 생각하면 롯데가 기대했던 확실한 주전 포수의 모습과는 거리가 있었다.

출처:꽁교육+ 영상 캡쳐
출처:꽁교육+ 영상 캡쳐

노진혁은 더 뼈아프다. NC에서 뛰던 2022년만 해도 타율 0.280, 15홈런 75타점을 기록했던 공격형 유격수였다. 하지만 롯데 이적 첫해인 2023년 113경기에서 타율 0.257, 4홈런 51타점을 기록한 뒤 급격히 존재감이 떨어졌다. 2024년에는 73경기 타율 0.219, 2홈런 13타점, 2025년에는 28경기 타율 0.270, 1홈런 5타점에 그쳤다. 2026년에도 84경기에서 타율 0.221, 5홈런 27타점에 머물렀다. 롯데가 50억원을 투자하면서 기대했던 '두 자릿수 홈런을 칠 수 있는 주전 유격수'는 끝내 나타나지 않았다.

한현희 역시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계약 첫해인 2023년 38경기에서 104이닝을 던지며 6승12패 3홀드 평균자책점 5.45를 기록했다. 2024년에는 선발과 불펜을 오가며 57경기에 등판해 5승3패 8홀드를 기록했지만 평균자책점은 5.19였다. 2025년에는 입지가 더 줄어 1군 3경기, 8⅔이닝에 그쳤고 평균자책점은 6.23이었다. 2026년에는 1군 마운드에 한 번도 오르지 못했다.

출처:롯데 자이언츠
출처:롯데 자이언츠

세 선수 모두 계약 당시 기대했던 역할을 하지 못했다. 더 심각한 것은 이들의 부진이 세 선수 개인의 실패로 끝나지 않았다는 점이다.

170억원 투자의 후유증은 이후 롯데의 전력 구성에도 영향을 미쳤다. 기존 고액 계약의 부담 속에 롯데는 최근 FA 시장에서 적극적으로 움직이지 못했다. 실제로 롯데가 외부 FA 시장에서 소극적인 행보를 보이자 'FA 0입'이라는 비아냥까지 나왔다. 현장에서는 즉시 전력 보강을 원했지만 프런트는 과거 대형 계약의 실패를 의식할 수밖에 없었다. 한번 잘못 쓴 돈이 다음 투자를 막았고, 그 결과 전력을 끌어올려야 할 시점에 필요한 보강을 하지 못하는 상황으로 이어졌다.

그래서 이대호의 지적은 단순히 "돈을 더 써라"는 이야기가 아니다.

써야 할 선수에게 써야 한다는 이야기다.

강민호는 롯데가 키운 국가대표 포수이자 팀의 얼굴이었다. 손아섭 역시 롯데에서 성장해 리그 정상급 타자로 자리 잡은 프랜차이즈 스타였다. 이들은 이미 롯데라는 팀과 부산이라는 환경에서 자신의 능력을 증명한 선수들이었다. 새로운 선수를 데려올 때 따라붙는 적응이라는 위험 부담도 없었다. 무엇보다 팀의 중심을 잡아줄 수 있는 선수들이었다.

하지만 롯데는 그런 선수들을 놓쳤다. 그리고 그들이 떠난 뒤 생긴 빈자리를 메우기 위해 다시 시장으로 나갔다. 강민호를 놓친 뒤 포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유강남에게 강민호가 삼성으로 떠날 때와 똑같은 80억원을 투자했다는 것은 그래서 상징적이다.

출처:롯데 자이언츠
출처:롯데 자이언츠

이대호가 육성에 대해서도 조건을 붙인 이유가 여기에 있다. 육성 자체가 잘못됐다는 것이 아니다. 젊은 선수를 키우려면 그들이 실패해도 팀 전체가 흔들리지 않을 수 있는 기반이 먼저 필요하다는 주장이다. 확실한 주전과 중심 선수들이 버티고 있을 때 유망주에게 기회를 줘야 시행착오를 감당할 수 있다. 기반이 없는 상태에서 젊은 선수들에게 당장 팀을 끌고 가라고 요구하면 육성은 기다림이 아니라 부담이 된다.

이대호가 LA 다저스를 예로 든 것도 같은 맥락이다. 정상급 선수들에게 과감하게 투자해 우승할 수 있는 기본 전력을 만든 뒤 그 안에서 유망주에게 기회를 주는 방식이다. 투자와 육성은 반대말이 아니다. 제대로 된 투자가 육성을 가능하게 만들 수도 있다.

롯데도 돈을 쓰지 않은 팀은 아니다. 최근 10년 동안 외부 FA 시장에서 손승락, 윤길현, 민병헌, 안치홍에 이어 유강남, 노진혁, 한현희까지 적지 않은 금액을 투자했다. 문제는 투자한 금액이 아니라 그 돈으로 얼마나 많은 전력을 얻었느냐다.

그리고 그 질문 앞에서 롯데는 좋은 점수를 받기 어렵다.

1992년 이후 34년째 우승이 없다. 2017년 이후에는 9년 연속 포스트시즌 진출에 실패했다. 이 정도 시간이 흘렀다면 단순히 특정 감독이나 특정 선수 몇 명의 문제로 설명하기 어렵다. 선수 구성과 투자 판단, 육성의 순서까지 구단이 전력을 만드는 방식 자체를 돌아봐야 한다.

출처:롯데 자이언츠
출처:롯데 자이언츠

롯데가 다시 FA 시장에서 돈을 쓰느냐, 쓰지 않느냐는 그래서 본질적인 문제가 아니다. 더 중요한 것은 누구에게, 언제, 왜 쓰느냐다.

강민호와 손아섭을 놓치고 나서 그 빈자리를 메우기 위해 더 많은 시행착오와 비용을 치렀던 역사를 반복해서는 안 된다. 170억원을 투자하고도 포수와 유격수, 마운드의 고민을 완전히 해결하지 못했던 실패 역시 같은 방식으로 되풀이돼서는 안 된다.

이대호의 쓴소리가 1년이 지난 지금 다시 무겁게 들리는 이유다.

롯데는 투자를 하지 않아서 약해진 팀이 아닐 수 있다.

써야 할 때 쓰지 못했고, 쓰지 말아야 할 때 너무 많이 썼다.

34년 동안 이어지고 있는 롯데의 우승 갈증을 설명하는 가장 아픈 한 문장인지 모른다.

출처: MHN스포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