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효조·이정후 뒤잇나… 최원준·레이예스 ‘안타 전쟁’ 새 역사 [박현진의 클리닝타임]
최·레이예스 199안타 ‘역대급 속도’장효조 ‘선구안’ … 3년 연속 타격왕이정후, 6시즌 연속 150안타 넘겨양준혁·이종범, 안타 생산력 탄탄이병규 이어 김현수·손아섭 손꼽혀이치로 262안타… MLB 시즌 최다야구인들의 필독서로 꼽히는 레너드 코페트의 명저 ‘야구란 무엇인가’는 ‘타격’으로 첫 장을 시작한다. 코페트는...
최·레이예스 199안타 ‘역대급 속도’ 장효조 ‘선구안’ … 3년 연속 타격왕 이정후, 6시즌 연속 150안타 넘겨 양준혁·이종범, 안타 생산력 탄탄 이병규 이어 김현수·손아섭 손꼽혀 이치로 262안타… MLB 시즌 최다야구인들의 필독서로 꼽히는 레너드 코페트의 명저 ‘야구란 무엇인가’는 ‘타격’으로 첫 장을 시작한다. 코페트는 이 책에서 타격이란 통제할 수 없는 영역을 극복하려는 의지와 감각이 결합된 예술적인 행위라고 강조했다. 그의 말마따나 한 시즌 150안타를 넘기기 위해서도 무수한 실패의 확률을 뚫어내야 한다. 하물며 200안타는 말할 것도 없다.

올 시즌 그 꿈의 200안타를 향해 나아가는 타격의 예술가들이 있다. 최원준(kt 위즈)과 빅터 레이예스(롯데 자이언츠)다. 둘은 5일 나란히 안타 2개씩 추가하며 시즌 199안타를 기록했다.

시즌 200안타는 한국 프로야구 역사에서 지금까지 두 명에게만 허락된 ‘꿈의 기록’이다. 200안타의 벽을 처음 넘어선 주인공은 2014년 서건창(키움 히어로즈)이었다. 128경기 만에 201개의 안타를 때리며 타격 3관왕(타율, 최다안타, 득점)을 휩쓸었다. 그리고 꼬박 10년이 지난 2024년 레이예스가 202안타로 신기록을 수립하며 두 번째 200안타의 주인공이 됐다.
올 시즌엔 두 명이 동시에 200안타를 넘어설 것이 확실하다. 페이스는 역대급이다. 최원준은 136경기에서 199안타를 만들었고 레이예스는 팀이 치른 138경기에 모두 출장해 199안타를 때렸다. 경기당 안타 생산은 최원준이 1.46개, 레이예스가 1.44개다. kt는 앞으로 4경기, 롯데는 6경기를 남겨둔 상태라 최종 성적에서는 레이예스가 앞설 가능성이 높다. 레이예스는 과연 2년 만에 시즌 최다안타 기록을 깨면서 사상 처음으로 두 차례나 200안타 고지 밟은 선수로 이름을 남길 수 있을까.
역대 최고의 안타 생산력을 자랑했던 타자는 누구일까? 올드팬들이 가장 먼저 떠올릴 이름은 원조 타격기계 장효조(전 삼성 라이온즈), 양준혁(전 삼성), 이종범(전 KIA 타이거즈) 등이다. 양준혁과 이종범은 같은 시대 전성기 누렸지만 다른 스타일로 리그를 지배했다. 양준혁은 힘과 정교함을 동시에 갖춘 완성형 타자였고 이종범은 완벽한 5툴의 오각형 플레이어로 팀의 승리를 만들어냈다. 드러난 지표상으로는 4차례 타격왕에 오르고 최다안타 타이틀도 2번 차지한 양준혁이 앞선다. 이종범은 196안타를 터뜨려 처음으로 200안타에 근접했던 1994년 타율, 최다안타 타이틀을 가져간 것이 유일하다.
최고의 배드볼 히터 이병규(전 LG 트윈스)도 안타 생산력에서는 둘째가라면 서럽다. 1999년 192안타를 기록해 이종범에 이어 두 번째로 190안타를 넘어섰고 네 차례나 최다안타 타이틀을 차지했다. 여전히 현역으로 뛰고 있는 김현수(kt)와 손아섭(두산 베어스), 메이저리그에서도 인정받고 있는 이정후(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도 빼놓을 수 없다. 2019년 197안타, 2020년 199안타로 2년 연속 190안타를 넘기며 200안타에 근접했던 호세 페르난데스(전 두산)는 단기간의 임팩트 면에서 역대 최고 수준을 자랑했다.

그 중에서도 가장 특출한 타자는 역시 장효조와 이정후라고 할 수 있다. 장효조는 10시즌을 뛰면서 통산 타율 0.330을 기록한 교타자의 대명사였다. 1985년부터 1987년까지 3년 연속 타격왕에 오른 것을 포함해 4차례 타격왕에 올랐다. 3년 연속 타격왕은 장효조가 유일하다.

이정후는 KBO리그 통산 타율 0.340이라는 무시무시한 기록을 남기고 메이저리그로 진출했다. KBO리그는 3000타석 이상을 기준으로 통산 기록을 집계하는데 이정후가 3000타석을 넘어서면서 장효조가 은퇴한 1992년 이후 처음으로 통산 타율 1위의 주인공이 바뀌었다.
통산타율에서는 1위 자리를 내줬지만 장효조가 역대 최고 타자로 평가받는 이유는 따로 있다. 그의 진짜 무기는 ‘선구안’이었다. “장효조가 치지 않은 공은 볼”이라는 얘기까지 나왔을 정도다. 정확하게 스트라이크존을 설정해 놓고 투수들의 공에 대응했는데 볼에는 거의 손을 대지 않았고 스트라이크존으로 향하는 공은 어떤 코스라도 때려내는 기술이 있었다. 이순철 SBS 해설위원도 장효조의 히팅존이 이정후보다 넓었다고 평가하기도 했다. 프로야구 초창기에는 지금보다 공인구 반발력이 낮았고 3할 타자가 지금보다 훨씬 적은 투고타저의 시대였다는 점도 고려해야 한다.
이정후는 마지막 시즌이었던 2023년을 제외하면 6시즌 연속 150안타를 넘겼고 190안타 이상을 기록한 것도 두 차례나 된다. 데뷔 후 최저 타율이 0.324였을 정도로 기복 없이 높은 타율을 유지했고 메이저리그 진출 이후에는 타격기술이 한 단계 성장했다. 가장 높은 수준의 콘택트 능력을 가장 안정적으로 보여줬고 향후 더 발전할 가능성도 있다.
한편 메이저리그 시즌 최다안타는 2004년 스즈키 이치로(시애틀 매리너스)가 기록한 262안타다. 1920년 조지 시슬러(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의 257안타를 84년 만에 갈아치웠는데 그 뒤로도 22년 동안 범접할 수 없는 기록이 됐다. 이치로는 오릭스 블루웨이브 시절이던 1994년 210안타를 때려 일본 프로야구 한 시즌 최다안타 기록까지 보유하고 있었는데 2015년 아키야마 쇼고(세이부 라이온즈)가 216안타로 이치로의 기록을 갈아치웠다.
출처: 서울신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