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형중_비욘더게임] "군 면제만 보고 뛰었다", '전역모 쓰고 하트' 철없는 언행 논란...축구협회와 대한체육회는 뭐했나?
[골닷컴] 아시안게임 남자축구 금메달리스트 중 일부 선수들의 철없는 언행이 도마 위에 올랐다. 대한축구협회와 대한체육회는 뭘 했나 모르겠다.이민성 감독이 이끄는 23세 이하 대표팀은 3일 열린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 남자축구 결승전에서 숙적 일본에 1-0으로 승리하며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이로써 한국은 4회...


[골닷컴] 아시안게임 남자축구 금메달리스트 중 일부 선수들의 철없는 언행이 도마 위에 올랐다. 대한축구협회와 대한체육회는 뭘 했나 모르겠다.
이민성 감독이 이끄는 23세 이하 대표팀은 3일 열린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 남자축구 결승전에서 숙적 일본에 1-0으로 승리하며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이로써 한국은 4회 연속 아시안게임 금메달이라는 금자탑을 쌓았다. 특히 최근 3개 대회 결승전에서 모두 일본을 꺾으며 정상에 오르는 기염을 토했다. 이번 대회는 일본의 심장부에서 열린 만큼 많은 변수도 존재했지만, '이민성호'는 보란듯이 금메달을 차지하며 기쁨을 누렸다.
결승전은 팽팽했다. 한국은 미드필드진이 좋은 일본을 상대로 빌드업 대신 롱볼 축구를 택했다. 골키퍼 김준홍은 의도적으로 일본 공격수의 압박을 유도한 뒤 길게 때렸고 장신 공격수 이영준의 공중볼 경합에 이은 세컨드볼 싸움을 노렸다. 경기 내내 비슷한 패턴으로 운영했고 어떻게든 세컨드볼을 잡아 공격 작업을 이어가려고 했다.
후반 15분 결실을 맺었다. 오른쪽 양민혁이 돌파를 시도했고 수비에 걸렸지만 재차 압박을 가하며 볼을 탈취했고 그대로 골 라인 근처까지 몰고 가 크로스했다. 일본 골키퍼 손끝에 살짝 걸렸지만 엄지성이 잡아냈고 수비수 한 명을 제친 뒤 넘어지며 때린 왼발 슈팅이 그대로 일본 골문 상단을 갈랐다. 예선 첫 경기였던 카타르전 해트트릭 이후 도움만 있었던 와일드카드 엄지성의 기분 좋은 선제골이었다.
한국은 남은 시간 계속해서 선 굵은 축구로 일본을 상대했다. 마음이 조급해진 일본은 빠른 공격으로 응수했지만 골 운이 따르지 않았다. 한국 수비의 육탄 방어에 막히기도 했고 골대 맞는 슈팅도 나왔다. 이민성 감독은 경기 막판 잠그는 선택 보다 전방압박을 위한 선수 교체를 택했고 이는 잘 들어맞았다. 일본은 코너킥 상황에서 골키퍼까지 한국 문전으로 올라갔지만 소득이 없었다. 경기는 그대로 한국의 1-0 승리로 끝났다.
이번 금메달 획득으로 선수들은 병역 혜택을 받게 되었다. 현행법상 예술·체육요원 병역특례, 즉 국위선양을 한 예술·체육 분야 인재에게 부여되는 혜택으로 현역 복무 대신 해당 분야에서 복무하는 제도다. 올림픽 3위 이내 입상자 또는 아시안게임 1위 입상자가 대상이다. 해당 신분이 되면 3주간의 기초군사훈련을 받고, 34개월 동안 자신의 특기 분야를 유지하며 544시간의 봉사 활동을 함으로써 병역 의무를 마치게 된다. 남자축구가 아시안게임 4연패를 하는 동안 많은 선수들이 혜택을 받고, 유럽 진출 등 한단계 성장하는 데 도움이 됐다. 2018 자카르타·팔렘방 대회에서 우승한 손흥민도 이 혜택을 통해 프리미어리그 활동을 이어갈 수 있었다.
결승전 후 주장 이기혁은 "9일 뒤 입대였다. 마음이 무거웠는데 짐을 덜어냈다"라며 "군대 안 갑니다"라고 말했다. 또 양민혁은 "메달이나 트로피는 정말 중요하지 않았다고 생각하고, 군 면제라는 보상이 있으니 그거 하나만 보고 경기를 했던 것 같다"라며 아시안게임 참가와 메달 도전에 대한 가치보단 오로지 병역 혜택만 위해서 뛰었다는 뉘앙스를 보였다. 박승수도 금메달 획득 후 전역모를 삐딱하게 쓰고 하트 세 개를 넣은 게시물을 자신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올렸다.


금메달을 따고 병역 혜택을 받은 기쁨은 이해하지만, 언행 자체가 과했다. 현재 입대해서 나라를 지키는 현역 군인들은 물론, 이미 군 복무를 마친 예비역, 그리고 이번 아시안게임에서 금메달에 도전했지만 실패한 많은 선수들에게도 좋게 보일 리 없는 말과 행동이었다. 배려와 존중이 부족했다.
과거 병역 혜택을 받은 선수들은 크게 떠벌리지 않았다. 마음 속으로는 기뻤을지 몰라도, 금메달에 의미를 뒀지 병역 혜택을 앞세우진 않았다. 손흥민은 2018 아시안게임 금메달 획득 후 "우승하러 온 대회다. 저는 대한민국 사람으로서 대한민국 경기에 나가는 걸 상당히 영광스럽게 생각하고 대한민국 국민들한테 언제나 감사하다. 태극기만 봐도 가슴이 뭉클하다"라며 병역 혜택보단 국가대표로서 국제대회 참가와 우승의 가치를 강조한 바 있다.
선수들의 기본적인 소양 문제이기도 하지만, 대한축구협회와 대한체육회의 교육의 부재이기도 하다. 협회가 대회 전이나 중간에 금메달을 땄을 시를 대비해 인터뷰 교육을 짧게라도 했으면 이같은 불상사가 나오지 않았을 것이다. 군 문제는 언제나 민감한 사안이었고, 최근 서해전선에서 발생한 지뢰 사고 등을 고려하면 인터뷰 교육은 반드시 필요했다. 이런 게 바로 '행정 지원'이다.
대한체육회의 입장도 아쉽다. 유승민 대한체육회장은 4일 아시안게임 결산 기자회견에서 "선수촌에서 소양, SNS, 인터뷰 스킬 같은 다양한 교육을 많이 하는데 선수 한 명 한 명의 즉흥적인 발언까지 통제하는 것은 사실 어렵다. 야구 선수들처럼 선수촌에 입촌해 있지 않은 종목은 개별적 관리하기 어렵다"고 했다. 이어 "개성 있는 표현일 수도 있지만 국민정서에 맞지 않기도 하다. 사전에 통제가 어렵지만 발언이나 인터뷰를 국가대표 선수답게 품위를 가지고 할 수 있게 하는 방법을 찾겠다"라고 말했다.
즉흥적인 발언을 통제하는 방법이 바로 사전 교육이다. 야구나 축구선수들이 선수촌에 입촌하지 않았다고 손 놓으면 안 된다. 오히려 인기 종목 선수들의 말 한마디가 국민들에게 더 많이 노출된다. 이번 사태는 선수들의 기본적인 소양 문제이기도 하지만 충분하지 않은 협회와 대한체육회의 교육의 문제이기도 하다.
#비욘더게임(Beyond the Game)은 경기 이상의 스토리를 전합니다.
글 = 골닷컴 편집장 김형중 사진 = 대한축구협회
출처: 골닷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