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지성 왜 뽑았냐고? 득점 1위·도움 1위, 가치 증명했다

엄지성 왜 뽑았냐고? 득점 1위·도움 1위, 가치 증명했다

축구 대표팀 엄지성이 3일 일본 아이치현 도요타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6 아이치·나고야아시안게임 남자 축구 결승전을 마치고 시상식에서 금메달을 목에 걸고 인사를 하고 있다. 2026.10.4 도요타 연합뉴스한국 축구의 우승은 엄지성(스완지시티)으로 시작해 엄지성으로 완성됐다. 엄지성이 한국 축구 역사에 길이 남을 아시안...

축구 대표팀 엄지성이 3일 일본 아이치현 도요타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6 아이치·나고야아시안게임 남자 축구 결승전을 마치고 시상식에서 금메달을 목에 걸고 인사를 하고 있다. 2026.10.4 도요타 연합뉴스
축구 대표팀 엄지성이 3일 일본 아이치현 도요타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6 아이치·나고야아시안게임 남자 축구 결승전을 마치고 시상식에서 금메달을 목에 걸고 인사를 하고 있다. 2026.10.4 도요타 연합뉴스

한국 축구의 우승은 엄지성(스완지시티)으로 시작해 엄지성으로 완성됐다. 엄지성이 한국 축구 역사에 길이 남을 아시안게임 4연패를 이끌며 와일드카드 발탁 이유를 증명했다.

엄지성은 3일 일본 아이치현 도요타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6 아이치·나고야아시안게임 결승전 한국과 일본의 경기에서 후반 16분 천금 같은 결승골을 뽑아내며 1-0 승리를 이끌었다. 후반 들어 일본의 파상공세에 시달리던 한국은 후반 16분 양민혁(베스테를로)이 전방 압박으로 뺏은 공을 올렸고 엄지성이 골키퍼가 놓친 공을 차분하게 골로 연결하며 득점을 완성했다.

엄지성은 이번 대회 4골 4도움으로 한국의 4연패를 이끌며 득점 1위, 도움 1위에 올랐다. 역대 와일드카드로 뽑힌 선수 중 가장 돋보이는 활약을 펼쳤다.

경기 후 공동취재구역에서 만난 엄지성은 “길다면 길었던 여정인데 원하는 결과로 마무리한 것 같아서 너무 고맙고 고생했다고 얘기하고 싶다”는 소감을 전했다. 그는 와일드카드로 발탁된 것과 관련해 “부담이 큰 자리라고 생각했다”면서 “그걸 당연하게 받아들이고 인정하면서 내가 잘할 수 있는 것들을 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그러다 보니 선수들도 많이 도와줬고 내가 잘하는 부분을 해내다 보니 좋은 결과가 나왔던 것 같다”고 밝혔다.

득점 장면에서는 엄지성의 관록이 돋보였다. 엄지성은 골키퍼가 공을 쳐서 막느라 비었던 골대를 향해 그대로 때리지 않고 침착하게 한 번 접었다. 짧은 찰나에 순간적인 판단이 돋보였다. 엄지성은 “골대가 비었기 때문에 모든 수비수가 슈팅 모션을 하면 쏠릴 거라고 생각했다. 왼발도 자신 있기 때문에 그렇게 했던 것 같다”면서 “슈팅도 수비에 막힐 것 같았는데 잘 때렸다고 생각한다”고 돌아봤다. 그는 “주도권을 뺏기는 상황에서 수비를 많이 하고 있었던 터라 하나만 기다리고 있었다”면서 “민혁이가 잘 준 덕분에 좋은 기회가 왔다”고 공을 돌렸다.

엄지성(오른쪽)이 3일 일본 아이치현 도요타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6 아이치·나고야아시안게임 남자 축구 대한민국과 일본의 결승전에서 후반 16분 선제골을 터뜨리고 있다. 2026.10.3 도요타 뉴스1
엄지성(오른쪽)이 3일 일본 아이치현 도요타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6 아이치·나고야아시안게임 남자 축구 대한민국과 일본의 결승전에서 후반 16분 선제골을 터뜨리고 있다. 2026.10.3 도요타 뉴스1

이번 우승으로 엄지성은 병역 혜택을 받아 보다 안정적으로 유럽에서 선수 생활을 이어갈 수 있게 됐다. 그러나 엄지성은 “병역 문제를 생각하기보다는 모든 선수가 금메달이라는 목표 하나로 모였다”며 “이후는 내가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미래가 결정된다고 생각한다. 대회가 끝났고 소속팀에 돌아가 내가 해야 할 역할들을 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개최국 일본을 꺾고, 그것도 자신의 결승골로 일군 승리였기에 엄지성은 벅찬 감정을 숨기지 않았다. 그는 “축구하면서 평생 잊지 못할 추억”이라며 “다시 이 멤버로 훈련하고 경기할 수 없다는 걸 생각하면 조금 슬프기도 하지만 원하는 목표를 이뤘기 때문에 나중에 웃으면서 기분 좋게 추억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엄지성은 특히 선수들과 태극기를 들고 기념사진을 찍다가 대뜸 앞으로 나와 점프하며 신스틸러가 된 것과 관련해 “제가 그런 스타일이 아닌데 그냥 너무 좋아서 해보고 싶었다”고 웃었다.

대회를 마친 엄지성은 소속팀으로 복귀해 힘을 보탤 예정이다. 스완지시티는 잉글랜드 프로축구 챔피언십(2부 리그)에서 승격 경쟁을 이어가고 있다. 엄지성은 “내가 떠났을 때도 선수들이 좋은 성적 거뒀고 챔피언십 1위도 달리고 있다”며 “경쟁이 시작되는 것 같다. 오늘은 기쁨을 만끽하고 돌아갔을 때는 프로답게 최선을 다할 생각”이라고 강조했다.

출처: 서울신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