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AE ‘투자 의향 약화’ 경고에 영국은 ‘발끈’…충격의 ‘맨시티 사태’, 이제 국가간 ‘외교 전쟁’으로 이어지나

UAE ‘투자 의향 약화’ 경고에 영국은 ‘발끈’…충격의 ‘맨시티 사태’, 이제 국가간 ‘외교 전쟁’으로 이어지나

맨체스터 시티 로고. 게티이미지코리아맨체스터 시티의 홈구장 에티하드 스타디움 전경. 맨체스터 | AP연합뉴스[스포츠경향 윤은용 기자] 맨체스터 시티(맨시티)의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재정 규정 위반 사태가 축구계를 넘어 영국과 아랍에미리트(UAE)의 외교·경제 관계까지 흔들고 있다.블룸버그통신은 2일(현지시간) 사...

맨체스터 시티 로고. 게티이미지코리아
맨체스터 시티 로고. 게티이미지코리아
맨체스터 시티의 홈구장 에티하드 스타디움 전경. 맨체스터 | AP연합뉴스
맨체스터 시티의 홈구장 에티하드 스타디움 전경. 맨체스터 | AP연합뉴스

[스포츠경향 윤은용 기자] 맨체스터 시티(맨시티)의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재정 규정 위반 사태가 축구계를 넘어 영국과 아랍에미리트(UAE)의 외교·경제 관계까지 흔들고 있다.

블룸버그통신은 2일(현지시간) 사안에 정통한 관계자들을 인용해 UAE 당국자들이 영국 정부에 맨시티에 대한 징계 수위가 향후 영국에 대한 대규모 투자 의향을 약화할 수 있다는 뜻을 전달했다고 보도했다. UAE 측은 EPL이 맨시티를 상대로 취한 조치가 양국 관계에도 영향을 줄 수 있는 사안으로 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맨시티는 2008년 셰이크 만수르 빈 자이드 알나흐얀 UAE 부통령이 인수한 뒤 막대한 투자를 바탕으로 세계적인 명문 구단으로 성장했다. 지난 18년간 EPL 정상에 8차례 올랐고 세르히오 아궤로, 케빈 더브라위너, 엘링 홀란 등 세계적인 스타들을 잇달아 영입했다. 맨시티의 성공은 스포츠를 활용해 국가 이미지를 높이려는 UAE의 대표적인 ‘소프트파워’ 사업으로도 평가돼왔다.

그러나 EPL 독립위원회가 지난달 29일 맨시티의 중대한 재정 규정 위반 혐의를 인정하면서 상황이 급변했다. 독립위원회는 맨시티가 2009~2010시즌부터 2017~2018시즌까지 일부 상업 파트너와 실제 합의 내용을 왜곡한 계약 등을 통해 매출을 부풀리고 비용을 줄였다고 판단했다. 이 과정에서 인위적으로 부풀리거나 줄인 금액이 9억 파운드(약 1조6050억원)를 넘는다는 게 위원회의 판단이다. EPL은 구체적인 징계를 추후 별도 심리를 통해 결정할 예정이다.

문제는 맨시티를 둘러싼 사안이 영국과 UAE의 막대한 투자 관계와 맞물려 있다는 점이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UAE는 최근 5년 동안 국방과 생명과학, 기술 등 영국의 주요 산업에 무려 300억 파운드(약 53조5000억원) 이상을 투자했다. 당초 5년짜리 투자 협약을 통해 칼둔 알무바라크 맨시티 회장이 최고경영자(CEO)를 맡고 있는 아부다비 국부펀드 무바달라가 영국 산업에 100억 파운드(약 17조8336억원)를 투자하기로 했으며, 이후 전체 투자 규모가 300억 파운드에 육박했다.

칼둔 알무바라크 맨체스터 시티 회장. 로이터연합뉴스
칼둔 알무바라크 맨체스터 시티 회장. 로이터연합뉴스
앤디 버넘 영국 총리. 로이터연합뉴스
앤디 버넘 영국 총리. 로이터연합뉴스

양국은 이달 런던에서 열릴 예정인 투자 정상회의에서 기존 협력 관계를 점검하고 추가 투자 문제를 논의할 예정으로, 영국 정부는 UAE로부터 더 많은 투자 약속을 끌어내기를 기대하고 있다.

다만, 이번 사태는 영국 측에서도 UAE의 대응에 상당한 불만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영국 측에서는 UAE 일부 고위 관계자들이 맨시티에서 벌어진 문제의 규모를 알고 있었을 가능성이 있다고 의심하면서도 UAE가 그동안 문제가 없다는 입장을 유지해온 데 불만을 품고 있다는 것이다. 다만 영국 정부는 EPL의 조사와 징계 절차는 정부가 영향력을 행사할 수 없는 독립적인 영역이라는 입장이다.

맨시티 사태를 둘러싼 논란은 영국 정치권으로도 번졌다. 앤디 버넘 영국 총리는 지난달 30일 현지 언론과 인터뷰에서 맨시티 소유주인 시티풋볼그룹의 맨체스터 지역 투자를 거론하며 “그들을 잃는다면 정말 걱정될 것”이라며 “현대의 맨체스터를 만드는 데 엄청난 파트너였다”고 말했다.

이후 버넘 총리의 발언이 정부가 독립적으로 진행돼야 할 축구계 사법 절차에 영향을 줄 수 있다며 비판이 제기됐고, 총리실은 곧바로 맨시티가 “규칙 위에 있지 않다”는 입장을 밝혔다.

현재 맨시티는 독립위원회의 판단을 전면 부인하고 있고, 결국 2일 독립위원회의 결정에 대한 항소장을 제출했다고 공식 발표했다. 맨시티는 “법률과 원칙, 사실관계 등 여러 측면에서 명백하고 중대한 오류가 있다”며 “우리는 EPL이 제기한 혐의에 대해 무죄이며 이를 뒷받침하는 방대한 증거가 존재한다”고 주장했다.

AI 생성 이미지.
AI 생성 이미지.

윤은용 기자 [email protected]

출처: 스포츠경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