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대노→눈 감고→축구화 던지고’ 김민재가 보여준 암울한 한국 축구
베네수엘라 공격을 막아 서는 김민재. ⓒ 대한축구협회[데일리안 = 김평호 기자] 2026 북중미 월드컵 남아공전 참사 이후 100일여의 시간이 흘렀는데 한국 축구는 여전히 나아질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로베르트 모레노 단기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 대표팀(FIFA 랭킹 32위)은 2일 울산문수축구경기장에서 열린 베네수엘라(...

[데일리안 = 김평호 기자] 2026 북중미 월드컵 남아공전 참사 이후 100일여의 시간이 흘렀는데 한국 축구는 여전히 나아질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로베르트 모레노 단기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 대표팀(FIFA 랭킹 32위)은 2일 울산문수축구경기장에서 열린 베네수엘라(FIFA 랭킹 48위)와 친선 A매치 평가전에서 답답한 경기력 속에 0-0 무승부를 기록했다.
지난달 24일 에콰도르 상대로 모레노호 출범 첫 경기서 3-0 완승을 거둔 대표팀은 나흘 뒤 남미의 강호 우루과이에 1-4로 대패를 당했고, 월드컵에 단 한 번도 나가본 적이 없는 베네수엘라 상대로는 졸전 끝에 0-0 무승부를 기록했다.
모레노호 출범 이후 3경기를 치르는 동안 태극전사들의 경기력은 시간을 거듭할수록 나아지기는 커녕 오히려 역행하는 모양새다,
축구대표팀은 모레노 감독 체제서 북중미 월드컵에서 실패를 겪은 스리백 전술을 버리고 4-4-2로 변화를 감행했다.
대표팀은 모레노 감독 체제로 치른 첫 경기서 에콰도르 상대로 90분 내내 강한 압박을 펼치는 역동적인 축구를 펼치며 3골차 대승을 거두고 기분 좋은 출발을 알렸다.
하지만 객관적인 전력에서 한 수 위인 우루과이를 만나자 속절없이 무너졌다.
우루과이 선수들에 비해 속도와 개인기에서 모두 밀린 한국은 4-4-2 전술의 치명적 약점인 뒷공간을 계속해서 허용했고, 결국 4실점의 굴욕을 맛봤다.
모레노 감독이 문제점을 보완해 나서겠다고 약속한 베네수엘라전에서도 대표팀의 경기력은 나아지지 않았다.
객관적인 전력상 한 수 아래로 평가 받은 베네수엘라지만 태극전사들은 상대를 압도하지 못했고, 첫 슈팅이 전반 45분에야 나올 정도로 졸전을 펼쳤다.
모레노 감독이 밀고 있는 4-4-2 전술은 공격축구를 지향하지만 약점도 분명하다. 중앙 미드필더가 2명이다 보니 수적 열세에 놓일 수밖에 없는데 한국은 우루과이전부터 상대의 강력한 압박에 중원에서의 빌드업이 원활하게 흘러가지 않으면서 공격 전개에 어려움을 겪었다.
또 선수들의 개인기가 상대 선수들을 압도하지 못하다 보니 압박을 받으면 공을 뒤로 돌리거나 횡패스를 남발했고, 공이 끊기면 곧바로 역습을 허용해 실점 위기와 마주했다.

“수비수들이 불쌍하다” 무엇이 김민재를 분노하게 했나 대표팀은 한 수 아래로 평가 받은 베네수엘라 상대로 이렇다 할 기회를 창출하지 못했다.
중원에서 공이 제대로 돌지 않고, 상대 압박에 고전하다 보니 위기 상황을 막아내야 하는 건 고스란히 수비수들의 몫이었다.
결국 수비의 리더 김민재(뮌헨)가 폭발했다. 그는 베네수엘라와 평가전에서 보여준 답답한 경기력에 대해 “수비수들이 불쌍하다”며 분노를 참지 못했다.
경기 내내 베네수엘라의 공세를 막아선 김민재는 후반 35분 김태현(가시마 앤틀러스)과 교체돼 벤치로 돌아가는 과정에서 감정이 폭발했다.
김민재는 모레노 감독과 답답한 표정으로 이야기를 나눴고, 결국 벤치에 앉아서는 화를 참지 못하고 축구화를 벗어 던지는 모습이 중계화면에 잡히기도 했다.
경기가 끝나고 방송 인터뷰에 나선 김민재는 작심발언을 서슴지 않았다.
그는 “팀 전체적으로 다 같이 싸우고 경합하고 수비를 해야 한다. 오늘은 수비 선수들이 불쌍했다”고 토로했다.
이어 “전체적으로 뭔가 다 같이 싸우는 느낌이 들지 않았다. 오늘 7-0, 9-0으로 이겼더라도 기분이 좋지 않았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민재의 분노는 답답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는 한국 축구의 현실을 대변한다. 그는 지난 우루과이전에서 대표팀이 전반에만 3골을 내주며 와르르 무너지자 후반 시작과 함께 교체됐다.
우루과이전 대참사에 벤치에 앉은 김민재는 그대로 눈을 감아버렸다. 대표팀의 답답한 경기력에 생각이 많은 듯 보였다.
베네수엘라를 상대로 보인 처참한 경기력은 지난 북중미 월드컵 조별리그 최종전 남아프리카공화국과의 경기를 떠올리게 했다.
당시 김민재는 팀이 0-1로 끌려가던 후반 20분 박진섭(저장)과 교체된 후 코치진을 향해 두 팔 벌려 분노의 제스처를 보이기도 했다.
북중미 월드컵 실패 이후 새 출발을 알린 한국 축구. 그간 한국 축구 암흑기의 원흉으로 평가 받은 정몽규 전 회장과 홍명보 전 감독이 물러난 뒤 모레노 감독 체제로 전환하며 달라진 모습을 기대했지만, 그 때나 지금이나 대표팀의 경기력은 김민재의 분노가 여전할 정도로 달라진 게 없다.
출처: 데일리안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