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강인, 대표팀에서도 소속팀과 똑같은 경기력이 필요하다

이강인, 대표팀에서도 소속팀과 똑같은 경기력이 필요하다

이강인. 서형권 기자이강인은 한국 선수 중 가장 공격력이 뛰어나다. 원래 가진 기량을 기준으로 본다면 분명한 사실이다. 그러나 최근 대한민국 대표팀에서는 그 역량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로베르트 모레노 감독이 이끄는 대한민국 남자 축구대표팀은 2일 오후 8시 울산문수축구경기장에서 하나은행 초청 친선경기를 치러 베네수엘라와...

이강인. 서형권 기자
이강인. 서형권 기자

이강인은 한국 선수 중 가장 공격력이 뛰어나다. 원래 가진 기량을 기준으로 본다면 분명한 사실이다. 그러나 최근 대한민국 대표팀에서는 그 역량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로베르트 모레노 감독이 이끄는 대한민국 남자 축구대표팀은 2일 오후 8시 울산문수축구경기장에서 하나은행 초청 친선경기를 치러 베네수엘라와 0-0으로 비겼다.

모레노 감독은 앞선 우루과이전 대패 이후 침체된 흐름을 뒤집지 못했다. 에콰도르전 3-0 대승으로 데뷔한 모레노 감독은 우루과이전 1-4 패배 이후 베네수엘라전까지 1승 1무 1패를 기록 중이다.

이강인은 경기력이 아직 올라오지 않아 에콰도르전을 거른 뒤 우루과이전부터 두 경기를 치렀다. 이강인이 출전했을 때 팀 경기력이 더 떨어졌다는 공통점이 있다. 이강인 한 명의 책임으로 몰 수 있는 건 아니지만, 최소한 팀 전력을 더 끌어올린 선수는 아니었다. 과거 대표팀에서 맹활약했던 경기들과 달리 이번 소집에서는 유독 장점을 발휘하지 못하고 있다.

이강인(왼쪽). 서형권 기자
이강인(왼쪽). 서형권 기자

4-4-2의 오른쪽 미드필더로 뛴 이강인은 우루과이전보다 한결 편한 환경을 제공받았다. 라이트백 설영우가 앞선 경기들보다 많은 오버래핑으로 이강인에 대한 견제를 분산시켜주려는 노력이 보였다. 투톱 중 손흥민이 기본적으로는 프리롤로 좌우를 오갔는데 오른쪽으로 빠지면서 이강인의 스루 패스를 받아내려는 움직임도 있었다.

그러나 이강인에게 패스 코스를 열어주려는 동료들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이강인이 빠르게 동료를 파악한 뒤 공을 내주는 상황이 나오지 않았다. 앞선 우루과이전에서도 이강인 쪽에서 공격 템포가 죽는 양상이 있었는데, 이는 베네수엘라전도 마찬가지였다.

전반 38분 상황이 대표적이다. 한국의 전반적인 빌드업이 잘 전개되지 않았기 때문에, 상당히 오랜만에 빠른 패스전개로 공격으로 전환하는 중이었다. 김민재가 공을 끊어내는 것에서 시작해 내려와 있던 오현규가 옆으로 내주고, 황인범이 이강인에게 전달했다. 때 이강인이 전방으로 빠져 들어가는 손흥민에게 패스를 건네지 못했다. 상대가 패스 코스를 잘 막았다면, 이강인에 대한 기대를 반영할 때 상대 진영을 보고 공을 키핑하면서 동료들의 빠른 전진을 기다리며 공격 전환 상황을 이어가는 게 차선책이었다. 반면 이강인은 뒤를 돌아 상대 진영을 등진 뒤 백패스를 했고 공격 기회는 무산됐다. 동료들의 좋은 패스 연결이 이강인에게서 끊겼다.

이강인 쪽에서 좋은 상황이 나왔을 때는 팀의 전술적인 배려가 크게 작용했다. 전반 45분 전반전 중 가장 좋은 공격기회를 오른쪽 측면에서 만들었는데, 이때 주역은 이강인이 아니었다. 이강인은 압박에서 먼 곳으로 내려가 공을 잡았고, 오른쪽을 향해 중앙 미드필더 황인범에 왼쪽 미드필더 김민수까지 우르르 다가가 숫자를 크게 늘려줬다. 이강인은 후방에 머물렀고 황인범 김민수 덕분에 라이트백 설영우가 좋은 위치에서 공을 잡을 수 있었다. 설영우의 돌파 후 왼발 크로스가 조현택의 결정적인 득점 기회까지 이어졌다. 설영우에게 공을 건넨 기점 패스는 이강인이 했지만, 그의 압박을 분산시켜 주기 위해 팀 전체가 우르르 움직인 뒤에야 겨우 나온 평범한 패스였다.

이강인. 서형권 기자
이강인. 서형권 기자

유독 도전적인 플레이를 거의 하지 않았다. 한국에서 가장 발재간 좋은 선수가 도전적인 플레이를 하지 않는다면, 공격 템포를 높일 수 없다. 이강인이 스피드를 활용해 돌파하는 선수는 아니지만 최소한 탈압박 능력은 세계적인 수준이다. 상대가 견제해 올 때 발재간으로 한 명을 제치고 즉시 전방으로 공을 찌르는 특유의 플레이가 이날은 나오지 않았다. 뿐만 아니라 왼발로 감아차주는 얼리 크로스, 왼쪽으로 전환하는 패스 등 이강인의 특징적인 플레이 대부분이 실종된 날이었다.

이강인이 열심히 뛰지 않는 건 아니다. 수비 상황에서 상대 풀백의 오버래핑을 따라 후방으로 서둘러 돌아가는 모습도 있었다. 문제는 꾸준함이다. 측면 미드필더의 수비 가담이 오락가락해서는 곤란한데, 이날 이강인은 수비를 하다 마는 상황도 있었다. 다만 후반 15분 이강인이 크로스하는 선수에게 붙어주지 않아 상대의 위협적인 헤더까지 이어지는 아쉬운 장면도 공존했다. 집중력이 충분하지 못했다.

이날 한국에서 가장 눈에 띈 선수 김민재는 경기 후 "팀 전체적으로 싸워주고, 경합하고, 수비해야 하는데 잘 되지 않았다. 다 같이 싸우는 느낌이 들지 않았다"라고 경기력에 대한 불만을 이야기했다. 이강인은 이 지적에서 자유로울 수 없는 대표적인 선수다.

원래 가진 기량뿐 아니라, 소속팀에서 평소 연마하고 있는 플레이스타일 역시 공수 양면에서 매우 강도가 높고 세계 최고 수준의 집중력이 필요한 방식이다. 그 집중력을 대표팀에서도 똑같이 발휘해줘야 슈퍼스타 이강인의 가치가 살아난다.

출처: 풋볼리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