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강인 끝내 '절레절레'...'韓 에이스'를 수비형 윙어로, '전술 천재' 모레노식 4-4-2→AT 마드리드식 활용 '0%' 증명

이강인 끝내 '절레절레'...'韓 에이스'를 수비형 윙어로, '전술 천재' 모레노식 4-4-2→AT 마드리드식 활용 '0%' 증명

2일 울산 문수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대한민국과 베네수엘라의 평가전. 이강인이 슛팅을 놏친 후 아쉬워하고 있다. 울산=허상욱 기자[email protected]/2026.10.02/[스포츠조선 이현석 기자]한국의 에이스가 고개를 내저었다. 답답한 전술을 더 확실히 느낄 수밖에 없었던 이강인이다. 대한민국...

2일 울산 문수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대한민국과 베네수엘라의 평가전. 이강인이 슛팅을 놏친 후 아쉬워하고 있다. 울산=허상욱 기자wook@sportschosun.com/2026.10.02/
2일 울산 문수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대한민국과 베네수엘라의 평가전. 이강인이 슛팅을 놏친 후 아쉬워하고 있다. 울산=허상욱 기자[email protected]/2026.10.02/

[스포츠조선 이현석 기자]한국의 에이스가 고개를 내저었다. 답답한 전술을 더 확실히 느낄 수밖에 없었던 이강인이다.

대한민국 축구 A대표팀은 2일 울산 문수축구경기장에서 열린 베네수엘라와 9~10월 A매치 세 번째 경기에서 0대0으로 비겼다.

경기 내용은 참혹했다.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48위로 한국(32위)보다 16계단 낮은 베네수엘라를 상대로 흐름을 완전히 내줬다. 월드컵 본선 무대를 단 한 번도 밟지 못한 팀에게 무참히 깨졌다. 실점이 없었지만, 사실상 골대가 한국을 구했다. 김민재의 분투와 행운이 따라주지 않았다면, 우루과이전 대패의 악몽이 다시 재연됐더라도 어색하지 않은 경기력이었다.

2일 울산 문수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대한민국과 베네수엘라의 평가전. 양팀이 0대0 무승부로 경기를 마쳤다. 이강인이 팬들에게 인사릃 하고 있다. 울산=허상욱 기자wook@sportschosun.com/2026.10.02/
2일 울산 문수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대한민국과 베네수엘라의 평가전. 양팀이 0대0 무승부로 경기를 마쳤다. 이강인이 팬들에게 인사릃 하고 있다. 울산=허상욱 기자[email protected]/2026.10.02/

화두 중 하나는 이강인이었다. 한국 축구를 대표하는 에이스로 자리잡은 선수, 북중미월드컵은 이강인이 대표팀에서 차지하는 존재감, 앞으로의 입지를 보여준 시간이었다. 그렇기에 한국 A대표팀 최초의 스페인 출신 감독과 스페인에서 유년 시절을 보낸 대한민국 최고 재능의 만남에 시선이 따르는 것은 당연했다.

더욱이 로베르트 모레노 감독 또한 이강인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있음을 드러냈다. 이강인의 첫 선발을 앞뒀던 우루과이전 기자회견 당시 모레노는 직접 이강인 기용에 대해 '최적'이라는 키워드를 꼽았다. "이강인에게 제가 기대하는 것은 소속팀에서 보여주고 있는 최고의 모습을 대표팀에서 그대로 보여주는 것이다. 이강인은 소속팀에서 좋은 모습 보여주고, 스페인에서 뛰어난 활약을 하고 있다. 최고의 모습을 보여주는 위치와 다른 곳에 배치하는 건 경솔하고 무모하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결국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에서 보여주는 모습을 대표팀에서 보여주기 위한 계획을 세웠다는 의미였다.

대표팀 포메이션을 4-4-2로 바꾼 것도 이와 일맥상통할 수 있다. 이강인은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에서 4-4-2의 최전방과 우측을 소화하고 있다. 모레노는 이를 고려해 두 경기에서 이강인을 오른쪽 윙어로 내세우며 아틀레티코처럼 기용하는 것이라는 착각을 불러일으켰다.

2일 울산 문수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대한민국과 베네수엘라의 평가전. 양팀이 0대0 무승부로 경기를 마쳤다. 손흥민과 이강인이 발걸음을 옮기고 있다. 울산=허상욱 기자wook@sportschosun.com/2026.10.02/
2일 울산 문수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대한민국과 베네수엘라의 평가전. 양팀이 0대0 무승부로 경기를 마쳤다. 손흥민과 이강인이 발걸음을 옮기고 있다. 울산=허상욱 기자[email protected]/2026.10.02/

하지만 자리가 전부는 아니었다. 이강인은 에이스지만, 어느 자리에나 모든 걸 맡아서 해야 하는 만능 자원은 아니다. 후방에서의 탈압박, 경기 흐름 조율 등 여러 능력이 특출난 것은 사실, 그러나 확실히 강점을 보이는 것은 역시 공격적인 재능이다.

시메오네 감독은 이를 명확하게 인지했다. 우측면의 이강인을 배치했지만, 우측에 고정시키지 않았다. 공격 상황에선 이강인의 특기인 드리블을 활용해 우측에서 중앙으로 이동시키며 위협적인 장면을 연출토록 했다. 이강인이 중앙으로 이동하면 그 자리를 마르코스 요렌테, 줄리아노 시메오네가 채우며 공격시에 숫자를 급격하게 늘린다. 이강인의 패스, 슈팅 등 선택지에 놓인 수비수들을 고민에 빠뜨리며 공격에 위력을 높였다. 수비 가담에서 약점이 있는 이강인은 아틀레티코에서 적극적으로 수비에 나선다. 그 옆을 줄리아노와 요렌테가 채우며 부담은 덜고 수비의 빈틈은 줄였다.

28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대한민국 축구대표팀과 우루과이의 친선 경기. 이강인이 패스를 시도하고 있다. 상암=박재만 기자 pjm@sportschosun.com/2026.09.28/
28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대한민국 축구대표팀과 우루과이의 친선 경기. 이강인이 패스를 시도하고 있다. 상암=박재만 기자 [email protected]/2026.09.28/

반면 모레노 감독의 전술에서 이강인은 우측에 고립되어 있다. 중앙으로 이동해도 상황은 크게 다르지 않다. 최전방에 자리한 오현규-손흥민, 중앙과의 호흡이 꼬이며 낮은 자리로 밀려나기 일수였다. 볼터치도 많을 수 없었다. 중앙에서 공을 잡았을 때, 아틀레티코에서는 간결하게 풀어주는 움직임도 늘어났던 이강인이다. 하지만 대표팀에서는 동료 선수들의 정적인 움직임, 부정확한 포지셔닝으로 간결하게 연결할 선택지조차 거의 주어지지 않았다. 오히려 수비형 윙어처럼 수비에 가담하거나, 밑으로 내려와 공을 받아주는 모습만 자주 나왔다. 이강인은 결국 전반 종료 후에 경기가 잘 안풀린다는듯 고개를 절레절레하며 그라운드를 빠져 나왔다.

최적의 자리를 예고했던 모레노의 이강인 기용 방식은 2경기 모두 실패했다. 어려운 순간에도 빛을 발했던 한국 축구 에이스의 존재감이 사라졌던 두 경기다. 아틀레티코에서 에이스로 도약 중인 이강인, 이를 살리지 못한 모레노의 4-4-2는 어느 것도 최적이라고 보기 어려웠던 전술이었다.

출처: 스포츠조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