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리뷰]"김민재 분노의 축구화 패대기→골대가 살린 모레노" 韓, '47위' 베네수엘라 상대로도 최악의 졸전 끝 0-0 무승부…'천재' 이강인까지 지운 모레노의 4-4-2
2일 울산 문수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대한민국과 베네수엘라의 평가전. 교체아웃된 김민재가 모레노 감독과 이야기를 하고 있다. 울산=허상욱 기자[email protected]/2026.10.02/2일 울산 문수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대한민국과 베네수엘라의 평가전. 손흥민이 심판의 판정에 항의하고 있다. 울산=허상욱 기자...




[울산=스포츠조선 윤진만 기자]불 끄러 온 소방수는 대체 어디로 간걸까. 모레노호가 답이 없는 경기력, 희망이 보이지 않는 축구로 일관하고 있다. FIFA 랭킹 47위도 못 이겼다.
로베르트 모레노 임시감독이 이끄는 대한민국 축구 A대표팀은 2일 오후 8시 울산 문수축구경기장에서 열린 베네수엘라와의 A매치 친선경기에서 졸전 끝에 0대0으로 비겼다. 9~10월 통합 A매치 4연전의 첫 경기에서 에콰도르를 3대0으로 잡고 반등의 발판을 놓은 한국은 이어진 우루과이전에서 1대4 치욕적인 대패를 당했다. 모레노 감독은 우루과이전을 앞두고 실수를 조정하는 과정을 거쳤다고 했지만, 조금도 나아지지 않는 모습으로 축구팬에게 또 큰 실망을 남겼다. 위기의 한국 축구를 구할 소방수로 낙점받은 모레노 감독의 선임은 실패로 귀결되는 분위기다. 이대로면 모레노 감독에게 내년 1~2월 사우디아라비아에서 열리는 2027년 아시안컵 본선에 지휘봉을 맡기기 어렵다.
모레노 감독은 참패를 당한 우루과이전과 비교해 선발 다섯자리를 바꿨다. 손흥민 오현규 투톱은 유지됐지만, 미드필더진은 이강인 박진섭 황인범 김민수로 바뀌었다. 2006년생 신성 김민수는 국가대표팀 선발 데뷔전을 치렀고, 황인범은 부상을 털고 복귀했다. 설영우 이한범 김민재 조현택이 포백을 꾸렸고, 수문장은 김승규 대신 송범근으로 바뀌었다. 베네수엘라는 케빈 켈시, 헤수스 하미레스, 글레이케르 멘도사, 양헬 에레라, 크리스티안 카세레스, 델빈 알폰소, 루이스 발보, 테오 킨테로, 나우엘 페라레시, 욘 아람부루, 호세 콘트레라스로 선발진을 꾸렸다.

'베네수엘라가 우루과이보단 약하겠지. 모레노 감독이 약점을 보완했겠지'라는 희망섞인 기대는 전반 초반 차갑게 식었다. 손흥민이 양 측면과 후방을 활발히 오가며 반짝였다. 6분, 손흥민의 우측 크로가 골문 앞까지 배달됐으나, 상대 수비수가 클리어링했다. 별다른 이슈없이 흐름이 베네수엘라 쪽으로 완전히 넘어갔다. 베네수엘라는 한국과 우루과이의 경기를 참고한 듯, 한국 수비 뒷공간을 집중적으로 공략했다. 김민재 등 수비수의 개인 능력으로 버티고 버텼지만, 자연스레 수세에 몰렸다. 한국 진영 페널티 박스 외곽 위험 지역에서 반칙이 반복됐다. 11분, 카세레스의 오른발 무회전 프리킥은 송범근이 안정적으로 막았다. 22분, 멘도사가 골문 왼쪽 하단을 노리고 찬 프리킥은 골대를 살짝 벗어났다.
황인범이 돌아왔지만, 중원 싸움엔 여전히 어려움을 겪었다. 후방에서 풀어나오는 것 자체가 쉽지 않았다. 최전방을 향한 무의미한 롱패스만 반복됐다. 김민수는 의욕적으로 개인 돌파로 활로를 모색했지만, 번번이 막혔다. 전방 압박 전술도, 선수비 후역습 전략도 아니었다. 구자철 해설위원은 "애매하다"라고 표현했다. 답답한 경기를 이어가던 한국은 전반 막바지에야 기세를 몰아 결정적인 찬스를 잡았다. 45분, 설영우의 우측 크로스를 반대편 골대 앞에서 조현택이 왼발 발리슛으로 연결했지만 수비수 몸에 맞고 굴절돼 골대를 벗어났다. 이어진 코너킥 상황에서 오현규가 골문 앞에서 높게 솟구친 공을 슈팅으로 연결해 골망을 흔들었지만, 슈팅 전 골키퍼를 향한 반칙이 선언되며 무효 처리됐다. 전반은 0-0 동점으로 끝났다.
후반 초반 경기를 주도한 것도 베네수엘라였다. 3분, 한국 박스 부근에서 공을 주고받으며 기회를 엿보던 베네수엘라의 카세레스가 과감하게 때린 슛이 골대 위로 떴다. 한국도 반격에 나섰다. 오현규가 상대 진영 우측 깊숙한 곳에서 황인범의 패스를 받아 문전으로 낮고 강한 크로스를 찔렀다. 이를 손흥민이 공을 향해 마중나가 오른발 논스톱 슛으로 연결했으나 제대로 임팩트되지 않으며 골키퍼 품에 안겼다.

후반, 귀신같이 모레노호 경기력이 살아나는 듯 했다. 전반 우측면에 고립됐던 이강인이 중앙으로 자주 이동하며 공격 전개에 관여했다. 손-오 투톱은 번갈아 2선까지 내려와 미드필더 숫자 싸움에 힘을 보탰다. 전반적인 전방 압박의 강도가 높아지면서 베네수엘라가 흔들리기 시작했다. 베네수엘라가 자연스레 라인을 뒤로 무르면서 빌드업 과정도 매끄러워졌다.
하지만 후반 11분 카세레스의 기습적인 중거리 슛을 기점으로 다시 베네수엘라가 분위기를 주도하기 시작했다. 후반 18분 에레라가 빠지고 다니 페레이라가 투입됐다. 19번, 하미레스의 슛이 송범근의 몸에 맞고 흘러나왔다. 이를 다시 하미레스가 리바운드 슛으로 연결해 골망을 갈랐으나, 이전 장면에서 오프사이드 반칙이 발견되며 무효 처리됐다. 후반 27분 멘도사의 오른발 중거리 슛이 이한범 다리에 맞고 굴절돼 골대를 때렸다.
후반 22분 오현규 김민수를 빼고 김태현 이동경을 투입한 모레노 감독은 후반 34분 네 명의 선수를 한꺼번에 교체하며 변화를 꾀했다. 김민재 황인범 조현택이 빠지고 김태현 박태준 정승원이 투입됐다. 모레노 감독과 '뜨거운 토론'을 벌인 김민재는 벤치에서 신고 있던 축구화를 땅에 던지며 분노를 여과없이 표출했다.후반 36분 이강인의 슛이 골대 위로 떴다. 후반 41분 한국 최다골을 노린 손흥민이 득점 없이 벤치로 물러났다. 오세훈이 투입됐다. 박진섭도 김봉수와 교체됐다. 이강인이 주장 완장을 넘겨받았다.
한국은 대대적인 교체로 어수선한 분위기에서 골문을 열지 못했다. 경기는 그대로 0대0 무승부로 끝났다.

출처: 스포츠조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