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곽빈이 원빈처럼 보이더라"…'끝판대장' 오승환, 마무리 직속후배 박영현에는 쓴소리 왜?

"곽빈이 원빈처럼 보이더라"…'끝판대장' 오승환, 마무리 직속후배 박영현에는 쓴소리 왜?

사진캡처=유튜브 채널 '오승환 FINAL BOSS'기분 좋은 투타 에이스. 연합뉴스[스포츠조선 고재완 기자] "곽빈이 원빈처럼 잘생겨 보이더라.(웃음)." 대한민국 야구 대표팀이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에서 우여곡절 끝에 일본을 꺾고 대회 5연패의 금자탑을 쌓아 올린 27일 밤. MBC 야구 해설위원으로 중계석에...

사진캡처=유튜브 채널 '오승환 FINAL BOSS'
사진캡처=유튜브 채널 '오승환 FINAL BOSS'
기분 좋은 투타 에이스. 연합뉴스
기분 좋은 투타 에이스. 연합뉴스

[스포츠조선 고재완 기자] "곽빈이 원빈처럼 잘생겨 보이더라.(웃음)."

대한민국 야구 대표팀이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에서 우여곡절 끝에 일본을 꺾고 대회 5연패의 금자탑을 쌓아 올린 27일 밤. MBC 야구 해설위원으로 중계석에서 마이크를 잡고 후배들의 금메달 혈투를 애타게 지켜봤던 '전설의 클로저' 오승환(44)과 '112승 좌완' 차우찬(39)이 나고야 현지에서 시원한 축하 맥주잔을 기울였다.

오승환은 27일 결승전 직후 자신의 공식 유튜브 채널 '오승환 FINAL BOSS'에 '아시안게임 야구 금메달!!!! 우리 선수들 고생많으셨습니다' 영상을 공개했다. 111구 투혼을 펼친 곽빈(두산 베어스)을 향한 애틋한 마음부터 포수 조형우(SSG 랜더스)의 헌신, 마무리 박영현(KT 위즈)을 향한 레전드 클로저의 진심 어린 원포인트 레슨, 그리고 한국 야구를 향한 묵직한 제언까지 거침없는 입담이 쏟아졌다.

이날 결승전의 주인공은 단연 111구를 던지며 7회 1실점 역투를 펼친 선발 곽빈이었다. 슈퍼라운드 영봉패의 부담감을 짊어지고 나선 결승 사대에서 곽빈은 혼신의 힘을 다해 공을 뿌렸다.

사진캡처=유튜브 채널 '오승환 FINAL BOSS'
사진캡처=유튜브 채널 '오승환 FINAL BOSS'
아쉬워하는 곽빈. 연합뉴스
아쉬워하는 곽빈. 연합뉴스

오승환은 "결국 우리가 대회 내내 '무조건 곽빈이다'라고 외쳤는데 그대로 맞아떨어졌다"라며 "오늘 마운드에서 볼을 꾹꾹 누르며 던지는 모습이 정말 원빈처럼 잘생겨 보이더라. 볼카운트가 몰려도 도망가지 않고 정면 승부로 이닝을 이끌어가는 능력이 작년보다 한 단계 더 업그레이드됐다. 완벽한 대회 MVP"라고 엄지를 치켜세웠다.

하지만 7회말 1사 1, 2루에서 동점타를 맞고 마운드를 내려갈 당시의 장면에 대해서는 선배로서 안타까운 속내를 숨기지 않았다.

오승환은 "아까 내려갈 때 솔직히 너무 짠했다. 자기가 끝까지 다 막고 내려가고 싶어 하는 간절한 마음이 중계석까지 고스란히 전해졌다"라고 돌아왔다.

차우찬 위원 역시 "선발 투수는 투구 수가 100개를 넘어가고 승리까지 다 왔다고 생각하면 순간적으로 너무 빨리 끝내려다 힘이 들어가기 쉽다"라며 "그 심정을 너무 잘 알기에 더 안타까웠지만, 곽빈은 에이스로서 자기가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다 쏟아부었다"라고감쌌다.

사진캡처=유튜브 채널 '오승환 FINAL BOSS'
사진캡처=유튜브 채널 '오승환 FINAL BOSS'
한국 조형우, 홍콩 상대 만루홈런. 연합뉴스
한국 조형우, 홍콩 상대 만루홈런. 연합뉴스

오승환이 곽빈 이상으로 극찬한 숨은 영웅은 안방마님 조형우였다. 조형우는 공격에서 희생번트 2개를 완벽히 성공시켰을 뿐 아니라, 단기전의 최대 변수인 바운드 볼을 몸을 날려 온몸으로 막아냈다.

오승환은 "나는 이번 결승전의 숨은 MVP로 조형우를 꼽고 싶다"라며 "번트 작전 성공도 훌륭했지만 결정적인 블로킹이 빛났다. 단기전 박빙 승부에서 포수의 블로킹 하나는 곧바로 1실점을 막아내는 것과 같다. 하이 패스트볼 유도부터 투수 리드까지 완벽했다"라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8회 1사 1, 3루 절체절명의 위기에서 등판해 1⅔이닝 무실점으로 금메달 뒷문을 잠근 마무리 박영현을 향해서는 '끝판왕'다운 날카로운 훈수가 이어졌다.

오승환은 "영현이가 8회 마운드에 처음 올라왔을 때 표정이 너무 굳어 있었다"라며 "원래 박영현은 70% 이상 강력한 패스트볼을 던지는 투수인데, 올라오자마자 변화구부터 던지더라. 중계하면서 '아니다, 직구로 가야 한다'고 계속 소리쳤다. 본인도 직구를 몇 개 꽂아 넣고 타자 배트가 밀리는 걸 보면서 비로소 페이스를 찾았다"라고 짚었다.

차우찬이 "박영현이 오승환 선배처럼 훗날 일본 프로야구(NPB)에 진출하면 통하겠느냐"고 묻자, 오승환은 솔직하고도 뼈있는 조언을 건넸다.

오승환은 "냉정하게 말해 지금 구위에서 확실하게 타자를 압도할 수 있는 제2구종과 커맨드가 더 완벽해져야 한다"라며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호흡과 타이밍 싸움'이다. 0.0 몇 초 차이로 투구 템포를 늦추거나 호흡을 뺏는 노림수가 있어야 해외 정상급 타자들을 요리할 수 있다. 그 타이밍을 다룰 줄 알아야 진짜 빅리거가 된다"라고 강조했다.

사진캡처=유튜브 채널 '오승환 FINAL BOSS'
사진캡처=유튜브 채널 '오승환 FINAL BOSS'
박영현 "승리했다". 연합뉴스
박영현 "승리했다". 연합뉴스

방송 도중 이번 대회 좌완 불펜으로 눈부신 성장을 보여준 애제자 김진욱(롯데)과의 깜짝 전화 연결도 성사됐다. 전화를 받은 김진욱이 "유튜브 영상 잘 봤습니다 선배님! 감사합니다!"라며 밝게 웃자, 오승환의 얼굴에도 푸근한 미소가 번졌다.

오승환은 "진욱아, 정말 잘했다. 네가 24시간 동안 야구만 생각하고 땀 흘리며 준비한 만큼 하늘에서 보상이 내려온 것"이라며 진심 어린 축하를 건넸다.

통화를 마친 오승환은 "김진욱은 나와 스무 살 차이가 나는데도 원정 숙소에서 자기만의 운동 루틴을 1분도 빼놓지 않고 지키는 지독한 연습벌레"라며 "1년 만에 완전히 다른 투수가 되어 큰 무대에서 당당히 위기를 넘기는 모습을 보고 선배로서 정말 큰 감동을 받았다"라고 뿌듯해했다.

대회 내내 불거졌던 '심판 오심'과 '비디오 판독 부재'에 대해서도 쿨하게 정리했다. 8회초 김지찬의 런다운 아웃 당시 류지현 감독의 거친 어필을 두고 "선수들의 집중력을 일깨우기 위한 계산된 벤치워크였고, 결국 김도영의 결승타로 이어졌다"라며 "금메달을 땄기 때문에 오심 논란도 아름다운 추억으로 묻히는 것이다. 졌다면 엄청난 비난을 감당해야 했을 것"이라고 솔직하게 털어놓았다.

마지막으로 우승 축제에 취해있을 후배들을 향해 묵직한 당부를 잊지 않았다.

오승환은 "팬들이 KBO리그를 향해 '우물 안 개구리', '그들만의 리그'라고 비판하는 목소리를 우리 선수들은 겸허하고 냉정하게 받아들여야 한다"라며 "김도영이나 곽빈처럼 뛰어난 재능을 가진 젊은 선수들이 이번 금메달에 만족하지 말고 더 큰 목표를 품었으면 좋겠다. 메이저리그든 일본이든 해외 무대로 빠르게 도전해 한국 야구의 외연을 넓혀주길 바란다"라고 힘주어 말했다.

출처: 스포츠조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