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셜]김영웅 11일 만에 1군 복귀...직구 타율 '0' 그가 앞으로 무엇을 해야 하는지 알려주는 숫자
출처:삼성 라이온즈(MHN 정철우 기자) 김영웅이 돌아왔다. 삼성 라이온즈가 기다렸던 거포 3루수가 다시 1군 엔트리에 이름을 올렸다. 하지만 복귀가 곧 부활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지금부터가 시작이다. 김영웅 앞에는 반드시 깨야 할 숫자 하나가 놓여 있다. ‘0’. 9월 이후 패스트볼을 상대로 기록한 타율이다....

(MHN 정철우 기자) 김영웅이 돌아왔다. 삼성 라이온즈가 기다렸던 거포 3루수가 다시 1군 엔트리에 이름을 올렸다. 하지만 복귀가 곧 부활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지금부터가 시작이다. 김영웅 앞에는 반드시 깨야 할 숫자 하나가 놓여 있다. ‘0’. 9월 이후 패스트볼을 상대로 기록한 타율이다. 지금 김영웅이 어디에서 막혀 있는지를 가장 선명하게 보여주는 숫자인 동시에, 그가 다시 살아나기 위해 무엇을 해야 하는지도 말해주는 숫자다.
김영웅은 24일 1군 엔트리에 복귀했다. 2군에서는 4경기에 출전해 11타수 4안타를 기록했고 홈런도 하나 때려냈다. 압도적인 성적이라고 하기는 어렵다. 그러나 꾸준히 안타를 만들어냈고 장타까지 확인했다는 점은 의미가 있다. 타격감을 완전히 잃은 채 돌아온 것은 아니라는 뜻이다. 삼성도 서두르지 않았다. 24일 SSG전 선발 라인업에서 김영웅을 제외했다. 1군에 불러올릴 만큼 준비가 됐다고 판단했지만 곧바로 모든 것을 맡기지는 않았다. 김영웅에게 필요한 것은 단순한 복귀가 아니라 포스트시즌에서 힘을 쓸 수 있는 타격의 회복이기 때문이다.

삼성 입장에서 김영웅의 부활은 선택이 아니라 반드시 풀어야 할 숙제에 가깝다. 전병우가 김영웅의 공백을 잘 메워줬지만 김영웅이 주전 3루수로 자리 잡았을 때 타선이 갖는 폭발력은 분명 달라진다. 특히 홈으로 쓰는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는 장타력을 갖춘 타자의 가치가 크게 드러날 수 있는 구장이다. 단기전에서는 한 번의 스윙이 경기 전체의 흐름을 바꿀 수 있다. 언제든 담장을 넘길 수 있는 김영웅이 타선 한쪽에 버티고 있다는 것만으로도 상대 배터리가 느끼는 부담은 달라질 수밖에 없다.
더욱이 지금 삼성은 김영웅에게 중심타자의 무게까지 요구할 필요가 없다. 테이블세터가 출루와 기동력을 책임지고 있고 구자욱-최형우-디아즈로 이어지는 중심타선은 충분한 파괴력을 갖고 있다. 류지혁까지 뒤를 받치고 있다. 김영웅이 돌아와 곧바로 4번이나 5번에서 해결사 노릇을 해야 하는 구조가 아니다. 7번 이후에 배치돼 상대 투수의 실투 하나를 담장 밖으로 보내는 것만으로도 삼성 타선은 훨씬 까다로워질 수 있다. 김영웅에게 필요한 것은 많은 것을 잘하는 야구가 아니라 자신이 가장 잘했던 한 가지를 다시 꺼내는 야구다.
그래서 더욱 눈여겨봐야 할 것이 패스트볼이다. 김영웅은 9월 이후 1군 9경기에서 안타를 단 하나밖에 만들어내지 못했다. 특히 패스트볼을 상대로는 안타가 없었다. ‘패스트볼 타율 0’은 단순히 특정 구종에 약했다는 정도로 넘길 수 있는 숫자가 아니다. 변화구에 고전하는 거포는 적지 않다. 상대 배터리가 떨어지는 변화구와 유인구로 방망이를 끌어내는 것은 장타자를 상대하는 전형적인 방법이다. 그러나 그렇게 승부하다가도 결국 스트라이크를 잡기 위해 빠른 공이 들어올 수밖에 없다. 그 공까지 놓치기 시작하면 타자는 자신이 칠 수 있는 영역을 잃는다.

김영웅에게 빠른 공은 더욱 중요하다. 상대 배터리가 김영웅에게 마음 놓고 패스트볼을 던지는 경우는 많지 않다. 제대로 걸리면 장타가 될 수 있다는 것을 알고 있기 때문이다. 결국 몇 차례 오지 않는 빠른 공 승부를 얼마나 놓치지 않느냐가 중요하다. 9월의 김영웅은 그 기회를 잡지 못했다. 기다렸던 공이 들어와도 배트가 늦거나 자신의 스윙을 하지 못했다. 패스트볼 타율 0이라는 숫자가 뼈아픈 이유다. 상대의 결정구에 당한 것이 아니라 자신이 쳐야 할 공까지 놓쳤다는 의미가 담겨 있기 때문이다.
반대로 생각하면 해답 역시 복잡하지 않다. 김영웅이 다시 살아나기 위해 모든 약점을 한꺼번에 고칠 필요는 없다. 변화구 대처 능력을 완벽하게 끌어올리고 삼진을 획기적으로 줄여야만 포스트시즌에서 쓸 수 있는 타자가 되는 것은 아니다. 빠른 공 하나만 제대로 잡아내도 상황은 달라질 수 있다. 상대 투수가 카운트를 잡으러 들어오는 패스트볼, 몰린 실투를 놓치지 않는 것. 그것이 김영웅이 가장 잘할 수 있는 야구다.
박진만 삼성 감독이 김영웅에 대해 “삼진을 두려워하지 않고 자기 스윙을 할 때 가장 강력한 힘을 발휘할 수 있는 타자”라고 평가했던 이유도 여기에 있다. 김영웅에게 필요한 것은 삼진을 피하기 위한 소극적인 스윙이 아니다. 삼진 하나를 줄이기 위해 자신의 장점까지 지워버리면 김영웅을 타선에 넣는 이유도 희미해진다. 세 번 아웃되더라도 한 번의 제대로 된 스윙으로 경기 흐름을 바꿀 수 있는 타자. 삼성이 김영웅에게 기대하는 모습은 바로 그것이다.

계속 과감하게 배트를 내다 보면 실투와 만날 가능성도 커진다. 빠른 공 하나를 제대로 잡아 장타로 연결하면 자신감도 따라올 수 있다. 타격은 기술만으로 이뤄지는 것이 아니다. 좋은 타구 하나가 타석에서의 판단을 바꾸고, 자신 있게 돌아간 배트가 다시 좋은 타구를 만든다. 특히 장타자는 그 계기가 홈런 한 방에서 만들어지는 경우가 많다. 2군에서 홈런을 경험하고 돌아왔다는 사실에 의미를 둘 수 있는 것도 이 때문이다.
포스트시즌이 가까워질수록 김영웅에게 남은 시간은 많지 않다. 그러나 삼성 역시 조급하게 답을 요구할 이유는 없다. 이미 중심타선에는 해결사들이 있다. 김영웅에게 필요한 자리는 중심이 아니라 그 중심타선 뒤에서 상대에게 또 하나의 공포를 주는 자리다. 7번이나 8번에서 언제든 담장을 넘길 수 있는 타자가 기다리고 있다면 삼성 타선의 깊이는 완전히 달라진다. 정규시즌에서 몇 개의 안타를 더 치느냐보다 가을에 그런 스윙을 되찾을 수 있느냐가 훨씬 중요하다.

결국 김영웅의 복귀 이후 가장 먼저 확인해야 할 숫자는 타율도 홈런도 아니다. 패스트볼을 상대로 첫 안타를 언제 만들어내느냐다. 지금 ‘0’은 김영웅의 타격이 얼마나 흔들렸는지를 보여주는 냉정한 현실이다. 하지만 동시에 가장 명확한 반등의 지점이기도 하다. 빠른 공을 놓치지 않고, 삼진을 두려워하지 않은 채 자신의 스윙을 다시 시작하는 것. 그 한 번의 스윙이 나온다면 0은 1이 된다. 그리고 그 순간부터 삼성의 가을 타선도 지금과는 다른 무게를 가질 수 있다.
출처: MHN스포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