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이브왕 욕심난다"는 초보 특급 마무리, "될 대로 돼라" 무심투가 안겨준 '30SV 위엄'

"세이브왕 욕심난다"는 초보 특급 마무리, "될 대로 돼라" 무심투가 안겨준 '30SV 위엄'

[스타뉴스 | 잠실=안호근 기자] LG 트윈스 손주영이 20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한화 이글스와 홈경기에서 시즌 30세이브를 수확한 뒤 취재진과 인터뷰에서 환히 웃으며 소감을 밝히고 있다. /사진=안호근 기자직전 시즌 11승을 거두고 태극마크까지 달았던 좌완 선발 투수는 돌연 클로저로 변신했다. 위기의 LG 트윈스를...

[스타뉴스 | 잠실=안호근 기자]

LG 트윈스 손주영이 20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한화 이글스와 홈경기에서 시즌 30세이브를 수확한 뒤 취재진과 인터뷰에서 환히 웃으며 소감을 밝히고 있다. /사진=안호근 기자
LG 트윈스 손주영이 20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한화 이글스와 홈경기에서 시즌 30세이브를 수확한 뒤 취재진과 인터뷰에서 환히 웃으며 소감을 밝히고 있다. /사진=안호근 기자

직전 시즌 11승을 거두고 태극마크까지 달았던 좌완 선발 투수는 돌연 클로저로 변신했다. 위기의 LG 트윈스를 구하기 위한 결정은 '신의 한 수'가 됐다. 손주영(28·LG 트윈스)은 뒤늦게 시즌을 시작하고도 어느덧 구원왕에 도전할 수 있는 위치까지 올라섰다.

손주영은 20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한화 이글스와 홈경기에서 팀이 4-3으로 앞선 9회초 등판해 1이닝 동안 15구를 던져 1피안타 무사사구 무실점으로 틀어막고 시즌 30번째 세이브를 수확했다.

최고 시속 151㎞ 직구를 비롯해 30㎞ 가까이 차이가 나는 커브, 10㎞ 이상 차이를 보이면서도 빠르게 꺾이는 커터 3구종으로 한화 타선을 제압했다.

경남고를 거쳐 2017년 2차 1라운드 전체 2순위로 입단한 손주영은 2024년에서야 팀의 핵심 선발로 자리매김했고 지난해 11승을 올리며 2026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대표팀에도 선발됐다.

한국을 대표하는 좌완 선발 자원으로 거듭난 손주영이지만 시즌 초반 주전 마무리 유영찬이 시즌 아웃되며 돌연 보직 변경을 하게 됐다. 뒷문을 책임져줄 투수가 필요했고 염경엽 감독은 부상 회복 후 4월말부터 합류한 손주영에게 마무리 역할을 맡아줄 것을 요청했다. 손주영은 흔쾌히 이를 받아들였다.

LG 트윈스 손주영이 20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한화 이글스와 홈경기에서 9회초 등판해 역투하고 있다. /사진=LG 트윈스 제공
LG 트윈스 손주영이 20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한화 이글스와 홈경기에서 9회초 등판해 역투하고 있다. /사진=LG 트윈스 제공

마치 천직인 듯 초반부터 무섭게 세이브를 쌓아올렸다. 경쟁자들보다 한 달 반은 늦게 시즌을 시작했지만 5월 8세이브를 시작으로 6월 9세이브를 추가하며 LG의 뒷문을 걸어잠갔다

7월 팀 전체가 흔들리며 부침을 겪었고 평균자책점(ERA) 5.63으로 주춤했으나 8월 들어 다시 안정감을 찾았다. 9월엔 고우석의 복귀와 함께 8경기에서 6세이브를 추가하며 어느덧 30세이브 고지에 올랐다.

엄청난 페이스다. 남들보다 한참 늦게 시작했지만 이 부문 1위 김재윤(삼성·32세이브)과 격차를 단 2세이브로 좁혔다.

경기 후 손주영은 "엄청 기쁘다는 느낌보다는 아직 경기가 더 남아서 안 아프고 어떻게 하면 잘 할 수 있을까 하는 생각뿐"이라면서도 "35세이브까지는 해보고 싶은 욕심도 든다"고 말했다.

여전히 손주영은 마무리 역할은 올 시즌까지라고 선을 긋는다. 내년엔 15승을 하고 싶다는 바람까지도 전했다. 그럼에도 팀 승리를 지켜내는 일을 누구보다도 잘 해내고 있고 올 시즌엔 그 분야에서 최정점에 올라서고 싶다는 뜻도 감추지 않고 있다.

손주영은 "(김재윤과) 2개 차이가 되니까 이제 욕심이 나기 시작한다. 원래 정말 아무 생각이 없었다. 6개 차이였기 때문이다. 경기 수도 얼마 안 남았고 '이건 절대 못 잡는다'고 생각했는데 벌써 2개 차이까지 왔다. 열심히 해보겠다"고 다짐했다.

LG 트윈스 손주영(오른쪽)이 20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한화 이글스와 홈경기에서 9회초 등판해 시즌 30세이브를 수확한 뒤 박동원과 하이파이브를 하고 있다. /사진=LG 트윈스 제공
LG 트윈스 손주영(오른쪽)이 20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한화 이글스와 홈경기에서 9회초 등판해 시즌 30세이브를 수확한 뒤 박동원과 하이파이브를 하고 있다. /사진=LG 트윈스 제공

현재 페이스라면 충분히 역전이 가능해보인다. 삼성은 9월 8승 8패에 그치고 있고 이 기간 김재윤은 3세이브를 추가했는데 손주영은 같은 기간 6개를 더해 격차를 단숨에 좁혔다. LG가 최근 7연승을 달리고 있고 고우석의 합류 효과로 한 번 잡은 리드를 좀처럼 내주지 않고 있어 남은 13경기에서 충분히 역전도 노려볼 수 있는 상황이다.

그러나 이내 손주영은 말을 바꿨다. "김재윤 선배가 세부 지표가 너무 좋다. 저는 별로다. WHIP(이닝당 출루허용)도 높다"며 "정석적인 마무리다. 재윤 선배가 가능성이 훨씬 높다고 생각한다. 저보다 경험이 많으시니까 잘 막으실 것 같다"고 말했다.

지나친 겸손이라고만 볼 수는 없다. 손주영은 마무리에게 중요한 수치라고 불리는 피안타율이 0.209, WHIP가 1.34인데 김재윤은 피안타율이 0.176, WHIP가 1.03을 기록 중이다.

하지만 위기 관리 능력에선 손주영이 더 돋보인다. 김재윤이 득점권에서 피안타율이 0.217으로 높아지는 것과 달리 손주영은 0.130으로 더욱 강해지는 정반대의 경향을 보이고 있다. 피홈런도 김재윤은 4개, 손주영은 2개로 차이를 보인다. 이 차이가 평균자책점(ERA) 3.36과 1.77로 대변된다고 볼 수 있다. 결코 손주영이 부족한 마무리라고 평가할 수 없다는 것이다.

마무리로 변신한 첫 시즌에 이렇게 성공가도를 달릴 수 있었던 비결은 무던한 성격에 있었다. 손주영은 "압박감이 굉장히 심하니까 그걸 잘 이겨낼 수 있는 성격을 갖춘 사람들이 던지는 게 좋은 것 같다. 구위로만 하는 건 아닌 것 같다"며 "저는 운이 좋은 편이긴 한데 그냥 '될 대로 돼라'라고 생각하고 던져버리니까 그래도 결과가 잘 나오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2위 삼성과 격차가 2경기까지 좁혀졌다. 시즌 막판까지 여유를 부릴 틈이 없다. 손주영은 "선발 투수들도 너무 좋고 케네디나 (고)우석이도 잘하고 있고 (김)강률 선배님도 힘내주시고 있어 완전 탄탄해진 느낌"이라며 "저희도 '그냥 남은 경기 다 이기자'라고 생각하고 임하고 있다"고 각오를 전했다.

LG 트윈스 손주영이 19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한화 이글스와 홈경기에서 팀 승리를 지켜낸 뒤 기뻐하고 있다. /사진=김진경 대기자
LG 트윈스 손주영이 19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한화 이글스와 홈경기에서 팀 승리를 지켜낸 뒤 기뻐하고 있다. /사진=김진경 대기자

출처: 스타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