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안 사면 못 사요"…프로야구 '패스트 굿즈'가 자극하는 FOMO [IS 서포터즈]

"지금 안 사면 못 사요"…프로야구 '패스트 굿즈'가 자극하는 FOMO [IS 서포터즈]

LG 염경엽 감독이 3월 26일 서울 롯데호텔 월드에서 열린 2026 신한 SOL KBO 리그 미디어데이에서 굿즈를 소개하고 있다. 연합뉴스굿모닝타운과 컬래버한 SSG 랜더스의 유니폼 모델로 나선 조병현(왼쪽)과 조형우. SSG 랜더스 본 기사는 일간스포츠 대학생 서포터즈가 기획부터 기사 작성까지...

LG 염경엽 감독이 3월 26일 서울 롯데호텔 월드에서 열린 2026 신한 SOL KBO 리그 미디어데이에서 굿즈를 소개하고 있다. 연합뉴스
LG 염경엽 감독이 3월 26일 서울 롯데호텔 월드에서 열린 2026 신한 SOL KBO 리그 미디어데이에서 굿즈를 소개하고 있다. 연합뉴스
굿모닝타운과 컬래버한 SSG 랜더스의 유니폼 모델로 나선 조병현(왼쪽)과 조형우. SSG 랜더스
굿모닝타운과 컬래버한 SSG 랜더스의 유니폼 모델로 나선 조병현(왼쪽)과 조형우. SSG 랜더스

본 기사는 일간스포츠 대학생 서포터즈가 기획부터 기사 작성까지 전 과정에 참여해 완성한 텍스트 콘텐츠입니다. 대학생 청년의 시선으로 스포츠 현장을 바라보았으며, 편집 과정을 거쳐 게재됐습니다. 이 외에도 일간스포츠 서포터즈가 기획 및 제작한 카드뉴스와 영상 콘텐츠는 일간스포츠 공식 SNS(소셜미디어)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원래 유니폼을 살 생각은 없었는데, 품절될 거 같아 판매 시작 시간에 맞춰 들어갔어요."

LG 트윈스 팬인 대학생 A씨(21)는 구단과 만화 캐릭터 '먼작귀(먼가 작고 귀여운 녀석)'의 컬래버레이션 소식을 SNS(소셜미디어)에서 최근 접한 뒤 유니폼을 구매했다. 가격이 10만 원(마킹 포함 13만 원)을 넘어 구매를 망설였지만, 다시 구매하지 못할 수 있다는 생각에 판매가 시작되자마자 주문했다. A씨는 "이후에도 다른 컬래버가 계속 나오다 보니 이제는 전부 구매하기에는 어렵다고 느낀다"라고 털어놓았다.

최근 국내 프로야구 KBO리그에서는 구단과 캐릭터·패션 브랜드의 컬래버를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다. LG는 올해 먼작귀와의 협업을 시작으로 다양한 컬래버 상품을 선보였다. 먼작귀 유니폼은 3월 27일 온라인 판매를 시작으로, 5월까지 매달 관련 상품이 차례대로 출시됐다. 9월에도 유명 애니메이션 호빵맨에 이어 골프의류 브랜드 말본과의 컬래버 상품이 연이어 공개됐다.

이는 비단 LG만의 흐름이 아니다. 자체 조사 결과, SSG 랜더스의 유니폼과 캐릭터 컬래버는 2024시즌 1회(라인프렌즈)에서 2025~2026시즌 총 7회로 증가했다. SSG는 올해 인기 캐릭터인 가나디를 시작으로 핑구, 굿모닝타운 등 여러 캐릭터와 협업했다. 가나디 컬래버에서는 유니폼을 포함한 15종의 상품이 출시됐다. 6월에는 핑구와 굿모닝타운 유니폼이 잇따라 등장했다.

홈&원정 두 가지 종류의 유니폼으로만 구성됐던 과거와 달리 현재 프로야구단은 대개 요일마다, 그리고 이벤트마다 유니폼을 바꿔 입을 만큼 구성이 다양화해졌다. 이렇듯 짧은 기간 새로운 상품이 반복해서 등장하는 모습은 유행을 빠르게 반영하고 신상품을 끊임없이 선보이는 '패스트 패션'을 떠올리게 한다. 이를 야구 굿즈에 대입하면 일종의 '패스트 굿즈'다. 하나의 컬래버가 끝나기도 전에 새로운 캐릭터와 브랜드가 등장하면서 팬들은 끊임없이 새로운 구매 선택지 앞에 놓인다.

'한정판'이라는 특성이 더해지면 구매에 관한 선택의 시간은 더욱 짧아진다. '지금 사지 않으면 다시 구하지 못할 수 있다' '기존 구매자에게 웃돈을 얹어야만 구할 수 있다'는 생각은 포모(FOMO·Fear of Missing Out), 즉 무언가를 놓칠지 모른다는 불안으로 이어진다. 앞서 LG팬인 A씨가 굿즈 소유의 실질적인 필요성을 고민하기보다 판매 시작 시각에 맞춰 구매를 결정한 경험도 이러한 소비 심리와 맞닿아 있다.

물론, 구매 의사를 최종적으로 선택하는 주체는 소비자다. 수많은 상품이 출시되더라도 원하는 것만 골라 구매하면 된다는 반론도 가능하다. 컬래버는 기존 팬들에게 새로운 즐거움을 제공한다. 캐릭터나 브랜드를 좋아하던 소비자가 야구에 관심을 두게 만드는 새로운 접점이 되기도 한다. 구단 입장에서도 팬들이 원하는 상품을 다양하게 선보이는 것 자체를 문제라고 보기는 어렵다.

그렇다고 하더라도 짧은 기간 내 반복된 한정판 소비를 온전히 소비자의 선택과 책임만으로 설명할 수 있을까. 빠른 상품 회전과 한정성이 결합한 판매 구조는 팬에게 반복해서 '지금 살 것인지'를 결정하도록 요구한다. 갖고 싶은지를 충분히 고민하기도 전에 품절 가능성과 차후 진행되는 컬래버가 소비자의 결정을 재촉한다면, 문제는 개인의 충동적인 소비만이 아니라 그러한 소비를 유도하는 구조에도 있다.

컬래버의 재미 요소는 구단과 접점이 있을 거라고 전혀 예상하지 못했던 브랜드가 만나 새로운 경험을 제공한다는 데 있다. 그러나 특별한 만남이 너무 빠르게 반복된다면 그 특별함 역시 반감이 증가할 수 있다. 쏟아지는 컬래버 속에서 필요한 것은 무조건 사지 않는 것도, 모든 신상품을 따라가는 것도 아니다. 팬에게는 자신의 소비를 한 번 더 돌아볼 시간이, 구단에는 팬의 '놓치고 싶지 않은 마음'에만 기대지 않는 컬래버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다.

다음 컬래버를 얼마나 빨리 선보일 것인가 보다, 하나의 컬래버를 팬들이 얼마나 오래 즐기고 기억할 수 있을지 고민해야 할 때다.

일간스포츠 서포터즈 2기 황유림 정리=김영서 기자 [email protected]

출처: 일간스포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