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효진 대신에 ‘양 사이드’ 폭격… 다시 우승팀 건설한다”
‘높이’ 양 은퇴하며 공격 경로 바꿔윌슨·메가왓티 영입해 측면 강화PO 2연속 탈락 아쉬움 딛고 준비AG 3명 차출… “메달 획득도 가능”해외 경험 통한 선수들 성장 꿈꿔배우는 자세로 日 코치 직접 영입여자배구 현대건설을 이끌고 있는 강성형 감독이 지난 15일 경기 용인시 현대건설 연습체육관에서 서울신문과 인터뷰하고 있다...
‘높이’ 양 은퇴하며 공격 경로 바꿔 윌슨·메가왓티 영입해 측면 강화 PO 2연속 탈락 아쉬움 딛고 준비 AG 3명 차출… “메달 획득도 가능” 해외 경험 통한 선수들 성장 꿈꿔 배우는 자세로 日 코치 직접 영입

여자배구에서 현대건설은 꾸준히 우승권에 도전할 수 있는 강팀으로 분류된다. 2020~21시즌 꼴찌였지만 다음 시즌 V리그 역대 최고 승률인 9할(27승 3패)을 달성하는 놀라운 성적을 냈고 이후 5시즌 동안 정규리그에서 1위 아니면 2위만 해왔다. 현대건설이 ‘영원한 우승 후보’로 탈바꿈한 중심에는 2021년 3월 현대건설 사령탑으로 부임한 강성형(56) 감독이 있다.
강 감독은 배구계를 대표하는 ‘덕장’으로 꼽힌다. 그는 2019년 여자배구 대표팀 수석코치로 발탁된 것을 계기로 여자배구와 연을 맺었다. 2021년부터는 현대건설을 맡아 2023~24시즌 통합우승을 차지하는 등 덕장을 넘어 V리그를 대표하는 명장으로 자리매김했다.
지난 15일 경기 용인시 현대건설 연습체육관에서 만난 강 감독은 개막이 50일도 안 남은 새 시즌 준비에 여념이 없었다. 강 감독은 “작년에도 어렵다고 했는데 고비를 넘어서 정규리그 2위를 했다. 올해 역시 어려운 상황이지만 다시 한번 도전해보려고 한다”면서 “많은 변화가 있는데 구상한 게 잘 맞아떨어진다면 충분히 우승에 도전해볼 만하다”고 말했다.
강 감독이 말한 변화는 의례적으로 말하는 선수 구성의 변화와는 본질적인 차이가 있다. 19시즌 동안 현대건설에서만 뛰며 팀의 기둥 역할을 했던 양효진(37)이 지난 시즌을 끝으로 은퇴하면서 완전히 새로운 팀을 만들어야 하기 때문이다. 감독으로서도, 현대건설로서도 가보지 않은 길을 개척해야 하는 상황이다.
강 감독은 “효진이가 역할을 많이 했는데 높이가 낮아지다 보니 염려스럽다”면서도 “이제는 사이드 쪽에서 득점을 많이 내는 배구를 해보려고 한다”고 밝혔다.

새 외국인 선수로 아웃사이드 히터 조던 윌슨(왼쪽·23), 아시아쿼터 선수로 아포짓 스파이커 메가왓티 퍼티위(오른쪽·27)를 뽑은 것도 양효진이 중심을 잡아줬던 중앙 공격보다는 양옆에서 득점을 내는 배구를 하기 위해 내린 결정이다.
강 감독은 “선수들이 바뀌면서 어려움은 있지만 한편으로는 다른 스타일의 배구에 대한 설렘도 있다”며 기대감을 나타냈다. 이전에는 수비에 조금 더 강점이 있던 팀이었지만 새 판을 짜야 하는 다음 시즌은 더 공격적인 배구를 통해 팬들에게 즐거움도 주고 성적도 내겠다는 구상이다. 특히 통합우승 이후 2시즌 연속 정규리그 2위, 플레이오프 탈락이 반복되는 뼈아픈 성적표를 받았던 만큼 이번에는 다른 결과를 내보겠다는 의지가 남다르다. 강 감독은 “챔프전을 통해 선수들이 경험하고 성장해야 하는데 마지막에 못 간 게 아쉬움이 크다”면서 “이번에는 이전 성적을 뛰어넘기 위해 더 많이 노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대표팀 코치 경험이 여자배구와 연을 맺게 해준 시작점이었던 만큼 강 감독은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 여자배구의 선전을 간절히 기원했다. 특히 현대건설은 여자배구팀 가운데 가장 많은 3명(이예림·김다인·나현수)이 대표팀에 발탁돼 지분이 상당하다. 현대건설이 여자배구에서 차지하는 위상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강 감독은 “한국이 몇 년 동안 국제대회에서 패가 많았고 어려움이 있었다”면서도 “6월에 아시아배구연맹(AVC)컵 대회에서 우승하면서 반전이 됐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배구가 분위기 싸움이라 무슨 대회에서든 우승해서 분위기를 반전시킨 것은 굉장히 좋다”면서 “선수들끼리 호흡도 많이 좋아졌다고 생각한다. 예선전을 잘 치르고 올라간다면 메달도 획득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강 감독의 바람대로 대표팀은 17일까지 치른 2경기를 모두 승리하면서 한껏 기세를 올린 상황이다.
강 감독이 이처럼 대표팀에 대해 관심을 쏟는 것은 코치로서의 경험도 경험이지만 한국 배구의 앞날에 대한 진지한 고민이 맞닿아 있기 때문이다. 강 감독은 지난달 아시아여자배구선수권대회에서 우승하며 사상 첫 올림픽 진출에 성공한 태국을 예로 들며 “새롭게 선수들이 나타나고, 선수들이 외국으로 나가서 성장해서 돌아와 다시 국가대표팀에 활약할 수 있다는 게 부럽다”면서 “우리도 그렇게 선수들이 성장할 수 있는 분위기를 잘 만들어가야 하지 않나 싶다”는 진심을 전했다.
일본인 코치들을 영입한 것도 “한국 배구가 매번 우물 안 개구리처럼 있을 수 없다”는 절박한 생각에서 나온 결정이다. 구단의 권고가 아닌 강 감독이 직접 영입을 결정했다. 배울 것은 열린 자세로 배워서 발전하자는 취지다.
그는 “한국 배구를 어떻게 발전시킬 수 있는지, 대표팀 감독이 아니더라도 그런 부분을 고민하고 연구해야 하지 않나 생각한다”면서 “이제 6년 차인데 국내 감독들도 잘해야 직을 유지할 수 있다는 책임감도 느낀다. 필요하다면 새로운 것들도 적극 도입해 선수들을 잘 성장시켜 명문팀답게 성적도 내보겠다”고 다짐했다.
출처: 서울신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