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터치가 너무 많다” 이강인이 진정한 아틀레티코의 ‘7번’이 되려면

“터치가 너무 많다” 이강인이 진정한 아틀레티코의 ‘7번’이 되려면

이강인이 아틀레티코 마드리드 입단식에서 등 번호 7번 유니폼을 들고 포즈를 취하고 있다. EPA연합뉴스[스포츠경향 박찬기 기자] “터치가 너무 많다.”스페인 일간지 ‘마르카’가 레알 소시에다드전 이후 이강인(25)에 내린 평가다.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의 상징적인 선수 앙투안 그리즈만(올랜도 시티)과의 비교도 나왔다. 이강인...

이강인이 아틀레티코 마드리드 입단식에서 등 번호 7번 유니폼을 들고 포즈를 취하고 있다. EPA연합뉴스
이강인이 아틀레티코 마드리드 입단식에서 등 번호 7번 유니폼을 들고 포즈를 취하고 있다. EPA연합뉴스

[스포츠경향 박찬기 기자] “터치가 너무 많다.”

스페인 일간지 ‘마르카’가 레알 소시에다드전 이후 이강인(25)에 내린 평가다.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의 상징적인 선수 앙투안 그리즈만(올랜도 시티)과의 비교도 나왔다. 이강인이 아틀레티코의 진정한 7번이 되기 위해 넘어서야 할 비판이다.

이강인은 지난 14일 레알 소시에다드와의 2026~2027 스페인 프리메라리가 5라운드 원정 경기에서 선발 출전했지만 후반 15분 코케와 교체되며 물러났다. 앞선 아틀레틱 클루브전, 리버풀전에서도 연달아 후반 14분 물러났다. 세 경기 연속 약 60분을 소화하는 데 그쳤다. 이번 시즌 개막전(말라가전)을 제외하면 매 경기 선발로 나서고 있어 위기라고는 할 수 없다. 다만 뛰는 시간이 점점 줄어들고, 후반 승부처를 앞두고 벤치로 물러나고 있다는 점은 짚어봐야 할 부분이다.

이강인이 리버풀과의 챔피언스리그 경기에서 버질 판다이크(오른쪽), 알렉시스 맥알리스터에 둘러싸여 있다. AP 연합뉴스
이강인이 리버풀과의 챔피언스리그 경기에서 버질 판다이크(오른쪽), 알렉시스 맥알리스터에 둘러싸여 있다. AP 연합뉴스

‘마르카’의 평가는 이를 뒷받침한다. ‘마르카’는 “이강인의 가장 큰 장점은 동시에 가장 큰 약점이 되고 있다”며 “기술적으로 탁월한 이강인에게 컨트롤할 수 없는 공은 없다. 그는 무게중심을 낮추고 안정적으로 터치한 후 공을 지켜낸다. 문제는 템포를 빠르게 올려야 하는 상황에 발생한다”고 평가했다.

그리즈만과도 비교했다. ‘마르카’는 “우리는 오랜 시간 동안 이강인과 비슷한 위치에서 뛰던 그리즈만이 찔러주던 원터치 패스에 익숙해져 있다. 그리즈만은 빠른 타이밍의 패스로 줄리아노(시메오네), (마르코스) 요렌테 같은 선수들의 침투를 활용했다”며 “아틀레티코의 새로운 7번(이강인)은 빌드업 과정에서는 확실한 안정감을 보여주지만, 원터치로 위협적인 상황을 만들어내는 모습은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발전해야 할 부분이다”라고 강조했다.

이강인이 줄곧 지적받아오던 점이다. 이강인은 볼을 가지고 플레이하는 스타일의 선수다. 기본적으로 자신의 발 앞에 볼을 잡아놓고, 드리블을 치며 탈압박을 하는 등의 플레이를 펼친다. 자연스레 이강인이 가져가는 터치의 횟수가 많아진다. 다만 이강인은 수비에 둘러싸인 상황에서도 두세 명 정도를 벗겨낼 수 있는 역량을 갖추고 있으며, 이후 날카롭게 찔러주는 패스까지 수준급이다. 상황에 따라 직접 마무리할 수 있는 정교한 왼발 슈팅 능력도 보유하고 있다. 이강인의 강점이다.

이강인이 레알 소시에다드와의 경기에서 상대 수비 사이에서 볼을 터치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이강인이 레알 소시에다드와의 경기에서 상대 수비 사이에서 볼을 터치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동시에 약점이다. 냉정하게 디에고 시메오네 감독의 아틀레티코에선 살아남을 수 없다. 시메오네 감독은 기본적으로 수비 지향적인 축구를 구사하며 조직적인 수비로 볼을 뺏어낸 뒤 빠른 역습을 주 무기로 삼는다. 따라서 볼을 오래 소유하는 것은 팀의 템포를 늦추게 되고, 동료들의 움직임을 제때 살려주기 어렵게 된다. 이강인이 비판 받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소시에다드전 이후 시메오네 감독은 “이강인은 등을 지고 볼을 받는 상황이 많았는데, 갇힌 것처럼 보였다”고 설명했다. 상대 역시 이강인의 스타일을 알기에 맨투맨 수비를 붙이며 공간을 주지 않고, 강한 수비로 막는다. 순간적으로 고립된 이강인은 턴오버를 범하며 실점으로까지 이어지기도 한다. 그리즈만이 그랬던 것처럼 빠른 패스, 간결한 플레이가 이강인이 살아남을 수 있는, 그리고 한 단계 더 성장할 수 있는 해결책이다.

아틀레티코의 등 번호 7번을 단 이강인. 큰 기대만큼이나 그의 등에 걸린 책임감은 막중하다. 떠나간 전설 그리즈만의 그림자를 지우는 동시에 그를 넘어서 새로운 시대를 이끌어야 한다. 이강인이 아틀레티코의 진정한 7번이 될 수 있을까.

아틀레티코 마드리드 이강인. Getty Images
아틀레티코 마드리드 이강인. Getty Images

박찬기 기자 [email protected]

출처: 스포츠경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