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의 ‘대운론’, 삼성의 ‘대세론’···가을 바람은 어느 쪽에서 더 세게 불까
이강철 KT 감독. KT 위즈 제공박진만 삼성 감독. 삼성 라이온즈 제공[스포츠경향 안승호 기자] 지난 13일 수원 롯데-KT전. 이강철 KT 감독은 낯선 공약 하나를 내놨다. 3점차 리드만 잡아도 이날 은퇴 경기 특별 엔트리에 이름을 올린 황재균을 대타로 기용하겠다는 약속이었다.지난 겨울 오프시즌 중 은퇴를 한 황재균이...


[스포츠경향 안승호 기자] 지난 13일 수원 롯데-KT전. 이강철 KT 감독은 낯선 공약 하나를 내놨다. 3점차 리드만 잡아도 이날 은퇴 경기 특별 엔트리에 이름을 올린 황재균을 대타로 기용하겠다는 약속이었다.
지난 겨울 오프시즌 중 은퇴를 한 황재균이었다. 새 시즌이 저물어갈 만큼 시간이 흐른 터에 실전에서 대타로 기용되는 것은 거의 전례가 없는 일이었다. 더구나 KT는 지금 치열한 선두 싸움 중이다.
공교로웠다. KT가 3-2로 리드하던 5회말 외인타자 힐리어드의 2점홈런으로 3점차 리드를 잡았다. 그리고 이어진 6회말 KT 공격이 하위타순으로 연결되던 중에 9번 권동진 타석에서 ‘대타 황재균’이 등장했다.
KT 이강철 감독은 올시즌 농담조로 “하늘이 우리 편인 것 같다”는 얘기를 두어 차례 했다. 황재균 은퇴경기도 이강철 감독이 ‘영화 감독’이 된 것처럼 풀어갔다. 당초 시나리오대로 진행된 덕분에 황재균 대타 투입이라는 연출이 가능했다.

지난 8월말 선두싸움을 하던 대구 3연전에서는 비 때문에 1경기만 치르고 오는 행운도 있었다. 경기 결과를 예단할 수는 없는 일이지만 당시 KT는 내림세를 타던 중에 힐리어드까지 출산 휴가로 대구 원정에 동행하지 못하면서 승산이 낮았다. 반면 삼성은 전력 밸런스가 안정적이던 기간으로 KT와 3연전에서 1승만을 거두고 2경기를 미루게 된 것을 달가워하지 않는 분위기였다. 또 지난 6월30일 대전 한화전에서 0-7로 뒤지던 3회 폭우로 경기가 취소되는 ‘로또’를 맞기도 했다.
KT에 어떤 ‘대운’이 들어온 듯한 장면들이 여럿 나오는 가운데 삼성은 후반기 들어 올시즌의 ‘대세’의 팀이라는 평가를 받아왔다. 위기가 없지 않았지만, 그때마다 절묘하게 돌파했다. 그중 하나로 외인투수 이슈도 반전 결과를 만들었다. 새 외인투수 페덱이 에이스 역할을 하며 가을야구 활약도 예고하고 있는 데다 기존 에이스이던 후라도가 부상에서 돌아와 원래 경기력을 되찾았다. 후라도가 없는 동안에는 단기 대체외인 보스가 쏠쏠한 역할을 했다.
여기에 원태인까지 살아나며 국내파 에이스의 명설을 되찾는 듯 ‘에이스 타이틀’ 달고 있는 선발투수이 여럿 포진한 것은 삼성이 잔여시즌과 포스트시즌까지 자신감을 갖고 달릴 수 있는 이유가 되고 있다.

아시안게임 대표팀에 각팀 주요선수들이 차출된 2주의 ‘비상시국’에서도 삼성은 상대적으로 대미지가 적을 것이라는 평가도 들어왔다. KT는 선발투수 소형준과 오원석의 차출 외에도 마무리 박영현의 공백기가 해결하기 어려운 숙제가 될 것이란 전망. 삼성은 외야수 김지찬, 유격수 이재현, 불펜투수 배찬승을 대표팀에 파견하지만 검증된 대체카드도 쥐고 있어 흔들릴 여지가 적다는 시각이 지배적이었다. 시즌 막판 ‘대세’라는 표현이 가장 잘 어울리는 팀이다.
삼성의 ‘대세론’이 선명히 고개를 들지, KT의 ‘대운론’이 활짝 피어날지 아직은 한쪽 손을 들기 어렵다. 14일 현재 KT가 삼성에 2게임차로 앞서 있는 가운데 두 팀은 3차례 맞대결도 남겨놓고 있다.
안승호 기자 [email protected]
출처: 스포츠경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