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죄송합니다. 정말 죄송합니다" 토트넘 전대미문 '407분 무득점' 불명예 신기록, 데제르비 감독 팬들에게 사과
Tottenham Hotspur v Everton - Tottenham Hotspur Stadium, manager Roberto De ZerbiAndy Robertson


[스포츠조선 전영지 기자]"제발 골 좀 넣어주세요(Please Score A Goal)."
토트넘 서포터가 13일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4라운드 에버턴전 킥오프 전 머리 위로 치켜든 플래카드다. BBC는 이를 가리켜 '행동을 촉구하는 호소라기보다는 차라리 구조 신호에 가까웠다'고 적었다.
지배적인 점유율에도 득점 없이 전반 45분이 흐른 후 올 시즌 로베르토 데제르비 감독의 막대한 자금으로 꾸려진 선수단이 조던 픽포드의 골문 근처에도 가지 못하자, "제발 슈팅이라도 좀 날려주세요(Please Have A Shot)"로 급하게 고쳐 써야 한다는 목소리까지 나왔다.
분위기는 점점 더 분노와 좌절로 변했고 야심찬 출발이 삐걱거리는 가운데 토트넘의 정규리그 무득점 행진은 407분으로 늘어났다.
잉글랜드 축구 4대 리그 통틀어 개막 후 4경기 연속 득점 실패는 처음이며, 프리미어리그에서 4경기 연속 무득점도 2006년 9월 이후 처음이다. 이 끔찍한 기록만도 뼈아픈데 토트넘이 여름 이적시장에서 3억 파운드 이상을 쏟아부은 점까지 생각하면 더욱 뼈아프다.

토트넘 홋스퍼 스타디움에서 열린 140번의 홈경기 중 무득점 무승부로 끝난 프리미어리그 경기는 이번이 처음. 에버턴 역시 공격력이 아쉬운 팀이기 망정이지, 자칫하면 상황은 더 악화될 수도 있었다. 후반전 에버턴은 키어넌 듀스버리홀과 브레넌 존슨을 앞세워 이날 경기 최고의 찬스 두 번을 놓쳤고, 8500만 파운드의 여름 영입생 마테우스 페르난데스가 후반 46분이 돼서야 토트넘의 첫 유효슈팅을 기록하자, 경기장엔 냉소적인 야유가 쏟아졌다. 경기 종료 7분 전 수비 진영에서 공을 돌리고 득점없이 종료 휘슬이 울리자 야유 세례가 이어졌다.
데제르비 감독은 무득점 사슬을 끊기 위해 모든 카드를 총동원했다. 맨시티에서 영입한 새 얼굴 오마르 마르무시와 사비우를 공격진에 배치했고, 도미닉 솔란케는 이번 시즌 리그 첫 선발 출전 기회를 잡았다. 모하메드 쿠두스와 제임스 매디슨도 교체 투입되었지만, 정작 승리를 거머쥘 뻔한 것은 또 다른 교체 선수 루카스 베리발이었다. 베리발은 픽포드가 자신에게 공을 헌납하며 기회를 준 덕분에 후반 막판 중거리 슈팅을 날렸고, 이는 픽포드의 선방에 막혔다.

토트넘과의 계약기간 9개월을 남기고 이적 갈등 속에 스쿼드에서 제외된 히샬리송이 친정팀 에버턴과의 졸전을 지켜봤다.
'xG(기대 득점)' 통계에 따르면 토트넘은 이번 시즌 3~4골은 넣었어야 마땅하지만, 이번 시즌 그들의 페널티킥 제외 슈팅당 xG는 불과 0.066골에 불과하다. 기대 전환율은 6.6%, 득점 기회를 창출하는 능력이 썩 좋지 않다는 뜻이다.
데제르비 감독은 경기가 진행될수록 더욱 흥분하고 짜증을 냈고, 경기 종료 휘슬이 울리자마자 그라운드로 성큼성큼 걸어가 교체 선수 마티스 텔과 언쟁까지 벌였다. 경기 후 데제르비는 감독은 "내 생각에 경기 첫 30분 동안 우리는 아주 훌륭했지만 골을 넣지 못했다. 바로 그 순간에 자신감이 너무 떨어졌고, 현재로서는 이 부분이 우리에게 또 다른 중요한 과제"라고 말했다.
"후반전에는 많은 선수들이 자신감이 조금 떨어져 있는 모습이 보였는데, 저는 그런 모습을 좋아하지 않는다. 선수들은 우리가 올바른 길을 가고 있다는 것을 이해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선수들도 인간이기에 감정이 있고 생각도 한다. 내 위치는 그들을 돕고 우리가 개선해야 할 부분에 집중하는 것이다. 만약 우리가 전반 30분 동안처럼 90분 내내 경기할 수 있다면, 많은 경기를 이기게 될 것"이라며 희망회로를 돌렸다.

데제르비 감독은 "팬들에게 미안하다. 팬들에게 죄송하다"면서 "팬들은 정말 환상적이었다. 특히 경기 초반에는 팀이 잘 뛰고 해결책을 찾으려 밀어붙이는 모습을 보면서 마치 그라운드 안에서 선수들과 함께 뛰는 것 같았다. 그러다 팬들이 그런 반응을 보이는 건 당연하다. 우리는 언제나 그들에게 감사를 표해야 한다"고 말했다.
출처: 스포츠조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