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반전 끝나고 선수들에게 화를 냈다" 주장 김진수에게 듣는 '서울이 강한 이유' [케터뷰]

"전반전 끝나고 선수들에게 화를 냈다" 주장 김진수에게 듣는 '서울이 강한 이유' [케터뷰]

김진수(FC서울). 서형권 기자주장 김진수가 전반전을 마치고 선수단에게 크게 쓴소리했다고 밝혔다. 여기서 FC서울이 강한 이유를 엿볼 수 있었다.지난 12일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하나은행 K리그1 2026 29라운드를 치른 FC서울이 전북현대를 2-1로 격파했다. 서울은 승점 62점으로 선두를 공고히 했다. 전북은 5경기...

김진수(FC서울). 서형권 기자
김진수(FC서울). 서형권 기자

주장 김진수가 전반전을 마치고 선수단에게 크게 쓴소리했다고 밝혔다. 여기서 FC서울이 강한 이유를 엿볼 수 있었다.

지난 12일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하나은행 K리그1 2026 29라운드를 치른 FC서울이 전북현대를 2-1로 격파했다. 서울은 승점 62점으로 선두를 공고히 했다. 전북은 5경기 무패를 마감했다. 이날 공식 관중수는 18,821명이었다.

김진수의 시간을 거꾸로 간다. 1992년생 30대 중반에 접어든 김진수의 플레이는 '와인'처럼 농익기보다 여전히 톡 쏘는 맛이 강하다. 왼쪽 풀백이라는 포지션으로 김진수의 영향력을 설명하기 어렵다. 공격 상황에서는 크로스 머신, 빌드업 상황에서는 플레이메이커, 수비 상황에서는 리더. 이처럼 서울 축구에서 김진수가 맡은 역할을 한가지 단어로 정의하기 어렵다. 심지어 '캡틴'이다. 실질적 경기력뿐만 아닌 선수단의 멘탈 관리까지 도맡고 있다.

전북전 극장승으로 올 시즌 서울은 여전히 연패를 단 한 번도 당하지 않고 있다. 경기 종료 후 믹스드존(공동취재구역)에서 취재진을 만난 김진수는 "연패를 안하는 건 중요한 강팀의 조건 중 하나다. 연패하지 않고 끝내서 다행"이라며 승리 소감을 말했다.

김진수(FC서울). 서형권 기자
김진수(FC서울). 서형권 기자

이날 서울의 벤치 사정이 녹록지 않았다. 이승모, 조영욱 등 주축 자원의 부상으로 가용할 수 있는 스쿼드 뎁스가 더 얇아졌다. 7명의 선수가 리그 5경기 이하 출전이었고 그중 5명은 데뷔전을 앞둔 자원이었다. 그만큼 서울은 선발 베스트11의 활약이 중요했다. 김기동 감독 역시 경기 중 정현우를 교체 투입한 것 외 나머지 카드 4장을 사용하지 않았다.

이 점에 대해 김진수는 "방법이 없다. 엔트리에 들어온 선수들 중 어린 선수들도 있고 했지만, 실질적으로 경기력과 경험이 있는 선수는 12명 정도밖에 없다. 한정적인 걸 저희도 알고 상대도 알 거라고 생각한다. 앞으로 몇 경기가 안 남았다. 없는 대로 해야 한다. 남은 선수들이 빨리 돌아오길 바라고 기존에 있는 선수들이 계속 승리를 하면 크게 문제가 될 거라고 생각하지 않는다"라고 설명했다.

전북전 승리로 서울은 우승의 8부 능선을 사실상 넘었다. 3위 전북과 19점, 2위 울산HD와 15점 차다. 잔여 9경기 동안 기적에 가까운 경우의 수가 발생하지 않는 이상 서울의 우승이 유력하다. 과거 전북 시절 숱한 K리그 우승 경험이 있는 김진수는 서울 라커룸에서 어떤 메시지를 전했을까.

그런데 뜻밖에 사실을 밝혔다. 1-1 전반전 종료된 후 김진수는 하프타임 간 선수들에게 큰 화를 냈다고 말했다. "전반전 끝나고 화를 좀 냈다. 외국인 선수들이 자기가 가지고 있는 의견을 냈다. 누구나 생각이 다르기 때문에 받아들이는 거에 차이가 조금 있었을 뿐이지 조금씩 불만들을 가지고 있었다. 그래서 제가 화를 냈다. 제가 화를 냈음에도 외국인 선수들이 별 말없이 그냥 수긍하고 바로 해주더라. 그런 모습을 보면서 팀이 좋은 방향으로 잘 가고 있다고 생각을 많이 했다"라고 이야기했다.

김진수(FC서울). 서형권 기자
김진수(FC서울). 서형권 기자

서울이 강한 이유가 느껴졌다. 승리라는 목표를 위해 똘똘 뭉치는 건 기본이다. 그러나 그 과정에서 의견 충돌은 불가피하다. 모두가 생각하는 승리의 과정은 다르기 때문이다. 여기서 어그러지느냐 다시 뭉치느냐에 따라 팀의 시즌 성패가 나뉜다. 서울은 후자다. 승부욕에 가득 차 자기 주장을 펼치다가도 금방 오해를 풀고 하나의 목표로 뭉친다. 이날 수훈 선수로 꼽힌 클리말라도 "선수들과 경기장 안팎에서 많이 다투고 싸우기도 한다. 개인적인 감정이 아닌 팀을 위해 일어나는 충돌"이라고 증언하기도 했다.

극장골이 터지기 전 클리말라가 결정적인 일대일 기회를 놓쳤음에도 김진수는 '믿음'을 잃지 않았다. "저희가 지고 있었더라면 마음으로 조금 그랬겠지만, 지지 않고 있었고 중요한 건 승점을 잃지 않고 있었다는 점이다. 이기는 것도 중요하지만, 승점 1점이 앞으로 나아가는 데 정말 중요하다. 크게 개의치 않았다"라며 팀 목표를 위해 하나로 뭉친 정신력을 대변했다.

그러면서 "전반부터 후반까지 저의 경우에는 (이)동준이랑 (이)승우 그래도 나름대로 잘 막았다고 생각한다. 순위 경쟁을 하는 팀을 상대로 물론 울산전도 이겼으면 좋았겠지만, 다음에 이기면 된다. 이번에 전북과 경기하면서 순위 경쟁팀을 이기는 것과 승점을 따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했다. 나중에 저희에게 더 크게 다가올 결과"라고 강조했다.

한편 이날도 김진수는 경기 종료 후 전북 팬들에게 인사를 갔다. 돌아온 건 여전한 야유였다. 그러나 김진수는 "은퇴할 때까지 전북에 인사를 하러 갈 것"이라며 "저한테 욕을 하시고 뭐라고 하시는 것에 대해 토 달고 싶은 마음은 없다. 제가 받은 게 더 많기 때문에 감사한 마음으로 가고 있다. 개의치 않는다. 그분들의 자유다. 항상 감사한 마음으로 인사를 은퇴까지 하러갈 생각"이라고 이야기했다.

출처: 풋볼리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