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아시아·북중미연맹, 인판티노 정면 비판 ‘공개서한’···FIFA 사상 초유의 권력분열
잔니 인판티노 FIFA 회장. AP연합뉴스[스포츠경향 양승남 기자] 국제축구계가 잔니 인판티노 국제축구연맹(FIFA) 회장을 둘러싸고 정면으로 갈라섰다. 유럽축구연맹(UEFA)과 아시아축구연맹(AFC), 북중미카리브축구연맹(CONCACAF)이 공동전선을 구축해 인판티노 회장의 사퇴까지 요구하고 나섰다.세 연맹은 10일 ‘...

[스포츠경향 양승남 기자] 국제축구계가 잔니 인판티노 국제축구연맹(FIFA) 회장을 둘러싸고 정면으로 갈라섰다. 유럽축구연맹(UEFA)과 아시아축구연맹(AFC), 북중미카리브축구연맹(CONCACAF)이 공동전선을 구축해 인판티노 회장의 사퇴까지 요구하고 나섰다.
세 연맹은 10일 ‘축구 가족에게 보내는 공개서한’을 내고 “축구는 어떤 개인이나 기관의 소유가 아니다”라며 인판티노 회장의 최근 행보를 강하게 비판했다. 특히 FIFA가 추진했다가 철회한 월드컵 상업권 지분 매각 계획을 문제 삼았다. FIFA는 월드컵과 주요 대회 운영을 전담할 새 영리 법인 ‘FIFA 포워드 엔터프라이즈’(FFE)를 세우고 지분 매각을 통해 최대 42억달러(약 6조원)를 조달하려는 계획이 최근 공개되면서 논란의 중심에 섰다. 그러나 각 대륙연맹과 회원국들의 강한 반발에 부딪혀 계획을 접었다.
문제는 돈만이 아니었다. UEFA·AFC·CONCACAF는 인판티노 회장이 주요 이해관계자들과 충분한 협의 없이 계획을 밀어붙였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이를 “근본적인 신뢰 위반” “기만”이라고 규정하며 독립적인 조사를 요구했다. 인판티노 회장의 판단과 리더십 자체에 문제가 있었다는 의미다.

특히 세 연맹은 FIFA가 지난달 모로코에서 긴급회의를 열어 사과한 것 역시 충분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당시 회의가 각국 협회와 선출직 인사들이 충분히 참여하지 않은 채 진행됐다는 것이다. 결국 “소통의 실수”가 아니라 FIFA의 의사결정 구조와 리더십에 문제가 있다는 게 이들의 주장이다.
인판티노 회장을 둘러싼 반발은 이미 수면 위로 올라와 있었다. 노르웨이축구협회는 사퇴를 요구했고, 잉글랜드축구협회도 2027년 FIFA 회장 선거에서 인판티노 회장에 대한 지지를 철회했다. 미국과 캐나다축구협회 역시 FIFA의 거버넌스 개혁을 요구하고 나섰다.
UEFA는 한발 더 나갔다. FIFA와의 갈등이 해소되지 않을 경우 FIFA 주관 대회 보이콧 가능성까지 거론했다. 영국 매체 가디언은 UEFA·CONCACAF·AFC가 FIFA와 별개의 대회를 논의할 가능성까지 제기했다고 전했다.
FIFA도 물러서지 않았다. 인판티노 회장을 겨냥한 공개 비판을 부적절한 방식의 공격이라고 반박하면서, FIFA 내부의 민주적 절차를 존중해야 한다고 맞섰다.
다만 FIFA 내부가 완전히 인판티노 반대편으로 기운 것은 아니다. 남미축구연맹(CONMEBOL)과 아프리카축구연맹(CAF) 등은 여전히 인판티노를 지지하고 있다. 결국 현재 FIFA는 유럽·아시아·북중미를 중심으로 한 반대 진영과 남미·아프리카를 중심으로 한 인판티노 지지 진영으로 나뉘는 양상이다.

이번 사태가 더욱 주목되는 이유는 시점이다. 2027년 FIFA 회장 선거가 불과 1년도 남지 않았다. 인판티노 회장은 3선에 도전할 것으로 예상돼 왔지만, 주요 대륙연맹들이 공개적으로 사퇴를 요구하면서 선거 구도에도 균열이 생겼다. CONCACAF의 빅터 몬탈리아니 회장이 차기 대안으로 거론되고 있다는 보도도 나왔다.
FIFA가 강조해온 ‘축구의 단결’이 큰 시험대에 올랐다. 세 연맹은 공개서한에서 “축구의 힘은 언제나 단결에서 나왔다”며 축구를 지배하는 리더십이 아니라 축구를 위해 봉사하는 리더십을 요구했다.
2027년 FIFA 회장 선거를 앞두고 세계 축구의 권력 지형이 본격적으로 흔들리기 시작했다.
양승남 기자 [email protected]
출처: 스포츠경향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