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회하지 않으려는 ‘짜장면 또는 짬뽕’의 기로···박진만의 경험과 데이터에 구자욱이 있었다

후회하지 않으려는 ‘짜장면 또는 짬뽕’의 기로···박진만의 경험과 데이터에 구자욱이 있었다

삼성 구자욱이 지난 22일 청백전에서 타격 뒤 달리고 있다. 삼성 라이온즈 제공[스포츠경향 안승호 기자] 눈앞에 다 있지만, 다 있는 것은 또 아닌 것 같은 기분. 박진만 삼성 감독은 적어도 수십 번 변심했을지 모른다.지난달 30일 대구 한화전에서 왼쪽 허벅지를 다친 구자욱이 KIA와 플레이오프에는 외야수로 출전이 불가한...

삼성 구자욱이 지난 22일 청백전에서 타격 뒤 달리고 있다. 삼성 라이온즈 제공
삼성 구자욱이 지난 22일 청백전에서 타격 뒤 달리고 있다. 삼성 라이온즈 제공

[스포츠경향 안승호 기자] 눈앞에 다 있지만, 다 있는 것은 또 아닌 것 같은 기분. 박진만 삼성 감독은 적어도 수십 번 변심했을지 모른다.

지난달 30일 대구 한화전에서 왼쪽 허벅지를 다친 구자욱이 KIA와 플레이오프에는 외야수로 출전이 불가한 상황. 삼성 벤치에는 3가지 안이 있었다.

1안은 구자욱을 지명타자로 기용하고, 지명타자로 주로 뛰던 최형우를 선발 좌익수로 쓰는 것이었다. 2안은 구자욱을 대타로 대기시키고 , 최형우를 지명타자로 쓰면서 공수주 밸런스가 좋은 박승규를 좌익수로 내세우는 것이었다. 또 3안은 구자욱을 지명타자로 먼저 쓰면서 최형우는 대타로 대기시키고 박승규를 좌익수로 먼저 기용하는 것이었다.

비 때문에 대구 1차전이 취소되기 전 박진만 감독은 구자욱을 지명타자로 먼저 쓰면서 좌익수로는 박승규를 기용하는 선택을 했다. 최형우 카드는 대타 기회를 기다리며 예비해두기로 했다.

가을야구를 시작하는 감독은 누구든 믿음의 야구를 한다. 사람을 믿을지, 경험을 믿을지. 데이터를 믿을지 믿는 대상에 따라 ‘믿음의 야구’의 본질은 결정된다.

박진만 감독이 여러 믿음 중 우선한 것은 벤치에서의 경험과 데이터에 대한 믿음이었다. 삼성 사령탑으로 4년차 시즌을 보내고 있는 박진만 감독은 구자욱이 있을 때와 없을 때의 현격한 차이를 경험했다.

삼성 구자욱. 삼성 라이온즈 제공
삼성 구자욱. 삼성 라이온즈 제공

박진만 감독은 올해도 ‘구자욱이 치면 그날 경기가 쉽게 풀린다’는 얘기를 꺼내기도 했다. 구자욱이 1군 라인업에 없을 때 삼성은 고전했다. 늑골 미세골절로1군 말소돼 있던 지난 4월14일부터 5월4일까지 21일 동안 삼성은 7승10패(0.412)를 부진했다. 또 햄스트링 부상으로 말소된 지난 6일부터 12일까지는 1승4패로 저조했다. 최근 이탈 기간은 정규시즌 최종 순위가 결정된 이후와 일부 맞물려 데이터로 가치 평가가 어렵지만 구자욱이 부상으로 눈에 보이지 않을 때는 경기가 어려웠던 경험이 박진만 감독 가슴에 깊이 녹아있을 수 있다.

‘구자욱이 치면 삼성이 이긴다’는 가설은 숫자로 증명되고도 있다. 구자욱은 올시즌 타율 0.371로 리딩히터에 오르는 등 타격 페이스가 좋았던 가운데 팀이 승리한 경기에서는 타율을 0.443까지 끌어올렸다. 삼성이 승리한 경기에서 OPS가 1.240에 이르렀다.

삼성 벤치에서는 가을 경험이 넘쳐나는 최형우를 선발라인업에 넣지 못하는 것이 몹시 아쉬울 수 있다. 그러나 경기 후반 결정적 상황에서 해결 능력이 리그 최고 수준인 최형우를 대타 카드로 쥐고 있다는 건 위안일 수 있다.

삼성 최형우. 삼성 라이온즈 제공
삼성 최형우. 삼성 라이온즈 제공

최형우는 올시즌 7회 이후 2점차 이내의 박빙 승부에서 타율이 0.342에 이른다. 그에 반해 구자욱은 7회 이후 2점차 이내 팽팽한 경기에서 타율이 0.278로 떨어졌다. 어쩌면 삼성은 가진 선택지 가운데 가장 승산 높은 것을 잡았다.

안승호 기자 [email protected]

출처: 스포츠경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