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형우 시리즈에 최형우는 없었다

최형우 시리즈에 최형우는 없었다

삼성 최형우(왼쪽)가 지난달 30일 한화전 5회말 팀 통산 5600번째 홈런을 터뜨린 뒤 박진만 감독과 하이파이브를 나누고 있다. 삼성 라이온즈 제공‘최형우 시리즈’에 최형우(삼성 라이온즈)는 없었다.삼성과 KIA 타이거즈가 맞붙은 2026 프로야구 플레이오프는 ‘최형우 시리즈’로 불렸다. 최형우는 삼성의 통합 4연패를...

삼성 최형우(왼쪽)가 지난달 30일 한화전 5회말 팀 통산 5600번째 홈런을 터뜨린 뒤 박진만 감독과 하이파이브를 나누고 있다. 삼성 라이온즈 제공
삼성 최형우(왼쪽)가 지난달 30일 한화전 5회말 팀 통산 5600번째 홈런을 터뜨린 뒤 박진만 감독과 하이파이브를 나누고 있다. 삼성 라이온즈 제공

‘최형우 시리즈’에 최형우(삼성 라이온즈)는 없었다.

삼성과 KIA 타이거즈가 맞붙은 2026 프로야구 플레이오프는 ‘최형우 시리즈’로 불렸다. 최형우는 삼성의 통합 4연패를 이끈 뒤 KIA로 이적해 두 차례 한국시리즈 정상을 밟은 현역 최고령 선수다. 올시즌 친정팀 삼성으로 복귀해 팀이 정규시즌 2위로 플레이오프에 오르는데 혁혁한 공을 세웠다. 한국시리즈를 향하는 외나무다리에서 지난 시즌까지 동고동락했던 전우들과 맞닥뜨렸다.

그런데 25일 1차전이 우천 취소되기 직전 발표된 삼성의 선발 라인업에서는 그의 이름이 빠져있었다. 삼성 입장에선 뼈아픈 선택이었다. 팀 타선의 중심인 구자욱이 아직 햄스트링 부상에서 완전히 회복하지 못한 탓에 수비를 맡기가 어려웠기 때문이었다. 구자욱을 지명타자로 내보내야 했는데 이 경우 최형우를 선발로 투입하려면 좌익수 수비를 맡길 수밖에 없었다.

박진만 삼성 감독은 “구자욱이 있는 것과 없는 것은 차이가 크다. 수비는 힘들지만 치는 것은 문제가 없다. 포스트시즌은 수비가 중요하기 때문에 박승규를 좌익수로 먼저 내보내기로 했다. 지고 있는 경우 추격해야 하는 상황에서 최형우를 대타로 내보낸다면 한 타석만 쓰기는 아깝지 않나. 그럴 때 최형우에게 수비를 맡길 수도 있지만 그런 상황이 오지 않는 것이 좋다”고 설명했다.

최형우는 불가피한 상황을 담담하게 받아들였다. 그는 “너무 거창하게 봐주시는 것 같아 감사한데 아무래도 이번 시리즈에서 중용되지는 않을 것 같다”며 미소를 지었다. 이어 “이기려면 이게 맞다. 나는 내 위치에서 최선을 다하면 된다”고 말했다.

최형우 KBO 첫 1,800타점 - 최형우 KBO 첫 1,800타점 (대구=연합뉴스) 김현태 기자 = 7일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2026 신한 SOL뱅크 KBO리그 LG 트윈스와 삼성 라이온즈 경기. 7회 말 무사 주자 2루 상황에서 타석에 선 삼성 최형우가 1점 적시타를 치며 KBO 첫 1,800타점을 기록하고 있다. 2026.7.7 mtkht@yna.co.kr (끝)
최형우 KBO 첫 1,800타점 - 최형우 KBO 첫 1,800타점 (대구=연합뉴스) 김현태 기자 = 7일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2026 신한 SOL뱅크 KBO리그 LG 트윈스와 삼성 라이온즈 경기. 7회 말 무사 주자 2루 상황에서 타석에 선 삼성 최형우가 1점 적시타를 치며 KBO 첫 1,800타점을 기록하고 있다. 2026.7.7 [email protected] (끝)

최형우는 “수비를 맡아야 할 상황이면 나가야겠지만 다른 선수들로도 충분히 승산이 있는데 굳이 나까지 수비를 할 필요가 있나 싶다. 선발로 나가도 힘든데 경기 중반에 나가면 더 떨릴 것 같다. 수비는 내가 컨트롤할 수 있는 영역이 아니라 부담스럽지만 치는 것은 다르다. 내 방식대로 충분히 접근할 수 있다”며 자신감을 보였다.

최형우는 “개인적으로 나도 잘 됐고 삼성과 KIA 모두 포스트시즌에 진출했으니 다 잘 된 것 아닌가. 평소에 KIA 후배들에게 ‘너희들 왜 이렇게 잘하냐? 원래 이 정도는 아니지 않았냐’고 농담도 많이 했다. 사실 너무나 말도 안되게 잘했다”고 친정팀 후배들을 치켜세우면서도 “다른 팀과 상대하는 것보다 훨씬 설레고 남다른 기분이다. 재미있을 것 같다. 그래도 경기에서는 최선을 다해 이겨야 한다”고 힘주어 말했다.

최형우는 “내 나이에 뭔가를 만들어낼 것이라고 욕심을 내지는 않지만 팀이 성적을 내는데 보탬을 준 것은 뿌듯하다. 가슴 속으로는 충분히 만족할 만한 시즌이다. 포스트시즌은 새롭게 도전해야 하는 만큼 더 집중하겠다”고 다짐했다.

출처: 서울신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