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셜]불펜 붕괴 LG, 그러나 함덕주는 끝내 외면했다…케네디 승부수, 과연 통할 수 있을까
출처:LG 트윈스(MHN 정철우 기자) LG 트윈스의 가을야구는 시작부터 비상이다. 와일드카드 결정전에서 두산 베어스를 상대해야 하지만 정작 가장 중요한 순간을 책임져야 할 불펜이 사실상 붕괴 상태에 놓였다. 믿었던 투수들이 줄줄이 이탈하면서 정상적인 필승조 구성조차 쉽지 않은 상황이다. 그런데 이런 위기 속에서도 LG...

(MHN 정철우 기자) LG 트윈스의 가을야구는 시작부터 비상이다. 와일드카드 결정전에서 두산 베어스를 상대해야 하지만 정작 가장 중요한 순간을 책임져야 할 불펜이 사실상 붕괴 상태에 놓였다. 믿었던 투수들이 줄줄이 이탈하면서 정상적인 필승조 구성조차 쉽지 않은 상황이다. 그런데 이런 위기 속에서도 LG 염경엽 감독은 한 명의 투수를 끝내 선택하지 않았다. 한때 LG 불펜의 핵심으로 활약했던 좌완 함덕주다.
고우석은 계약 시기 문제로 포스트시즌 출전이 불가능하다. 마무리 역할을 맡았던 손주영은 담 증세로 와일드카드 결정전 엔트리에서 제외됐다. 김진성 역시 부상으로 합류하지 못했다. 불펜의 중심을 잡아줘야 할 투수들이 한꺼번에 빠져나간 것이다. 단기전에서는 선발 투수의 역할도 중요하지만 승부처에서 리드를 지켜낼 수 있는 불펜의 힘이 절대적이다. LG는 그 가장 중요한 무기를 제대로 갖추지 못한 채 가을야구를 시작해야 한다.
이런 상황이라면 활용할 수 있는 투수 한 명이 아쉬울 수밖에 없다. 경험이 풍부하고 다양한 상황에서 기용할 수 있는 투수라면 더욱 그렇다. 함덕주의 엔트리 제외가 의외로 받아들여지는 이유다. 단순히 이름값 때문이 아니다. 함덕주는 염경엽 감독이 선호하는 불펜 운영 방식에 비교적 잘 어울리는 유형의 투수이기 때문이다.

물론 올 시즌 성적만 놓고 보면 함덕주를 반드시 선택해야 한다고 주장하기는 어렵다. 함덕주는 1군에서 37경기에 등판해 2승1패 1세이브 6홀드, 평균자책점 6.19에 그쳤다. 필승조로 신뢰를 얻기에는 부족한 성적이다. 한때 안정적인 경기 운영 능력을 앞세워 중요한 순간을 책임졌던 투수라는 점을 감안하면 아쉬움이 더욱 컸다. 이름값만으로 포스트시즌 엔트리에 포함시키기에는 위험 부담이 있었던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시즌 전체 성적만으로 함덕주의 현재 경쟁력을 평가하는 것 역시 조심스러운 일이다. 함덕주는 퓨처스리그에서 5경기에 등판해 2승 1홀드, 평균자책점 0.00을 기록했다. 적어도 실전 감각을 회복하고 결과를 만들어내는 과정에서는 긍정적인 신호가 있었다고 볼 수 있다.
물론 퓨처스리그 성적을 지나치게 높게 평가해서는 안 된다. 마지막 등판이었던 9월 18일 고양전에서는 2이닝 동안 안타 4개를 허용했다. 자책점 없이 등판을 마쳤지만 투구 내용까지 완벽했다고 보기는 어렵다. 평균자책점 0.00이라는 숫자 뒤에 남아 있는 불안 요소를 확인할 수 있는 경기였다. 1군 타자들을 상대로도 같은 결과를 만들어낼 수 있을지는 별개의 문제였다.

염경엽 감독이 함덕주를 마지막까지 고민했을 것으로 추정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현재 LG의 불펜 사정을 감안하면 경험 많은 좌완 투수를 쉽게 포기하기 어렵지만, 그렇다고 최근의 불안정한 투구 내용을 무시할 수도 없었을 것이다. 특히 와일드카드 결정전은 한 번의 선택이 시즌 전체의 운명을 바꿀 수 있는 무대다. 정규시즌처럼 여러 차례 기회를 주면서 상태를 확인할 여유가 없다.
그럼에도 함덕주의 엔트리 제외에는 아쉬움이 남을 수밖에 없다. 함덕주는 단순히 좌타자 한 명을 상대하기 위해 투입하는 전형적인 좌완 스페셜리스트와는 다른 장점을 가진 투수이기 때문이다.
염경엽 감독은 좌완 불펜 투수를 좌타자 한 명만 상대시키는 방식보다는 좌우 타자를 가리지 않고 일정 구간을 책임지는 역할로 활용하는 것을 선호한다. 이런 운영 방식에서는 좌타자에게만 강한 투수보다 우타자를 상대로도 경쟁력을 유지할 수 있는 좌완 투수의 가치가 높아진다. 함덕주는 적어도 지난해 성적을 기준으로 보면 이런 조건을 충족하는 투수였다.

지난해 함덕주는 좌타자를 상대로 피안타율 0.135를 기록했다. 우타자를 상대로도 피안타율 0.176에 불과했다. 좌우 타자를 가리지 않고 안정적인 결과물을 만들어냈다는 의미다. 상대 타순에 따라 투수를 교체할 필요가 크지 않다는 점에서 감독이 활용할 수 있는 선택의 폭을 넓혀주는 유형이었다.
더 주목해야 할 부분은 함덕주의 변화다. 함덕주는 원래 좌완 투수임에도 좌타자를 상대로 특별한 강점을 보여주지 못했던 시기가 있었다. 그러나 슬라이더의 구종 가치가 높아지면서 상황이 달라졌다. 좌타자에게도 효과적으로 승부할 수 있는 무기를 갖추게 됐고, 그 결과 좌우 타자를 모두 상대할 수 있는 불펜 투수로 경쟁력을 끌어올렸다.
이런 장점은 포스트시즌에서 더욱 중요해질 수 있다. 상대 타순에 맞춰 투수를 계속 교체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좌우 타자를 가리지 않고 아웃카운트를 잡아낼 수 있는 투수는 활용도가 높다. 특히 필승조 자원이 부족한 LG라면 함덕주와 같은 유형의 투수가 불펜 운영에 상당한 도움을 줄 여지가 있었다.
그런데도 염경엽 감독은 함덕주를 선택하지 않았다. 알려진 바로는 부상 때문에 엔트리에서 제외된 것은 아니다. 그렇다면 결국 현재 구위와 실전 경쟁력, 그리고 다른 투수들과의 역할 분담을 종합적으로 고려한 결정이었을 가능성이 크다.

여기서 주목해야 할 이름이 아시아쿼터 투수 케네디다.
염경엽 감독은 케네디를 필승조로 활용할 수 있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함덕주에게 기대할 수 있는 경험과 좌우 타자 상대 능력보다 케네디가 보여줄 수 있는 현재의 경쟁력에 더 높은 점수를 줬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결국 함덕주를 제외한 결정은 단순한 선수 한 명의 탈락이 아니라, 불펜 운영의 중심을 어떤 투수에게 맡길 것인지에 대한 선택이기도 하다.
물론 케네디가 필승조 역할을 해낼 수 있다면 염경엽 감독의 판단은 충분히 설득력을 얻게 된다. 부족한 불펜 자원을 무리하게 늘리기보다는 가장 믿을 만한 투수에게 중요한 이닝을 맡기는 것이 단기전에서는 더 효과적일 수 있기 때문이다. 함덕주의 과거 성적보다 현재의 경쟁력을 우선했다면 그 역시 이해할 수 있는 결정이다.
하지만 반대의 상황도 생각해야 한다. 케네디가 중요한 순간 흔들리거나 예상보다 일찍 마운드를 내려와야 한다면 LG가 꺼내 들 수 있는 카드가 크게 줄어들 수 있다. 고우석도, 손주영도, 김진성도 없는 상황이다. 함덕주까지 빠진 불펜에서 염경엽 감독이 선택할 수 있는 대안은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
특히 두산과의 와일드카드 결정전은 불펜의 작은 균열이 치명적인 결과로 이어질 수 있는 승부다. 선발 투수가 아무리 좋은 투구를 하더라도 경기 후반 리드를 지켜내지 못한다면 의미가 없어진다. 반대로 선발 투수가 일찍 무너질 경우 불펜이 얼마나 효과적으로 남은 이닝을 책임지느냐에 따라 반격의 기회가 달라질 수 있다.

그런 점에서 함덕주를 제외한 결정은 결과에 따라 평가가 극명하게 갈릴 가능성이 크다. 케네디를 중심으로 구성한 불펜이 두산 타선을 효과적으로 막아낸다면 과거의 이름값에 얽매이지 않은 과감한 선택이라는 평가를 받을 수 있다. 그러나 경기 후반 불펜이 무너지는 상황이 발생한다면 함덕주라는 카드를 포기한 이유에 대한 의문이 다시 제기될 수밖에 없다.
여기서 분명히 해야 할 것은 함덕주가 엔트리에 포함됐다고 해서 LG 불펜의 문제가 모두 해결되는 것은 아니라는 사실이다. 올 시즌 평균자책점 6.19라는 기록은 결코 가볍지 않다. 퓨처스리그에서 무자책점 행진을 이어갔다고 해도 1군에서의 부진을 완전히 씻어냈다고 판단하기는 어렵다. 함덕주 역시 확실한 해결책이라기보다는 활용 가능성을 검토할 만한 선택지에 가까웠다.
그럼에도 LG의 현재 상황을 고려하면 그 선택지 하나를 포기했다는 사실이 갖는 무게는 작지 않다. 불펜이 정상적으로 가동되는 팀이라면 함덕주의 제외는 크게 주목받지 않았을 수도 있다. 그러나 LG는 지금 믿을 만한 투수 한 명이 절실한 상황이다. 함덕주를 제외한 판단이 더욱 과감하게 느껴지는 이유다.
염경엽 감독은 결국 과거의 실적이나 경험보다 자신이 현재 믿을 수 있다고 판단한 투수들에게 승부를 맡겼다. 그 중심에 케네디가 있다. 감독의 선택은 존중받아야 하지만 그 판단이 옳았는지는 실제 경기에서 확인될 수밖에 없다.

불펜 투수 한 명이 아쉬운 LG는 함덕주를 끝내 외면했다. 대신 케네디에게 중요한 승부를 맡기는 길을 택했다. 함덕주를 빼도 될 만큼 케네디가 믿음직한 카드인지, 아니면 지나치게 위험한 선택이었는지에 대한 답은 이제 마운드에서 나와야 한다.
가을야구에서 감독의 결단은 결과로 평가받는다. 염경엽 감독이 선택한 케네디가 LG의 위기를 구해낼 수 있을까. 아니면 함덕주를 제외한 결정이 두고두고 아쉬움으로 남게 될까.
LG의 불펜은 이미 벼랑 끝에 서 있다. 염경엽 감독은 그 벼랑 끝에서 경험 많은 함덕주 대신 케네디에게 승부를 걸었다.
출처: MHN스포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