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은 손 편지, 2026년은 일일 요리사…특별한 팬 서비스 뒤 숨은 이동경의 ‘2년 연속 MVP’ 야망

2025년은 손 편지, 2026년은 일일 요리사…특별한 팬 서비스 뒤 숨은 이동경의 ‘2년 연속 MVP’ 야망

이동경이 12일 서울 광화문의 한 식당에서 직접 텐동(튀김덮밥)을 요리해 들어보이고 있다. 프로축구연맹 제공[스포츠경향 황민국 기자] 새하얀 조리복 차림의 한 남자는 뜨거운 기름이 가득한 튀김기 앞에서 “골이나 도움을 10개 하는 것보다 텐동 10개를 만드는 게 더 힘들다”고 쓴웃음을 지었다.일일 요리사로 변신한 울산 H...

이동경이 12일 서울 광화문의 한 식당에서 직접 텐동(튀김덮밥)을 요리해 들어보이고 있다. 프로축구연맹 제공
이동경이 12일 서울 광화문의 한 식당에서 직접 텐동(튀김덮밥)을 요리해 들어보이고 있다. 프로축구연맹 제공

[스포츠경향 황민국 기자] 새하얀 조리복 차림의 한 남자는 뜨거운 기름이 가득한 튀김기 앞에서 “골이나 도움을 10개 하는 것보다 텐동 10개를 만드는 게 더 힘들다”고 쓴웃음을 지었다.

일일 요리사로 변신한 울산 HD 미드필더 이동경(29)이었다.

이동경은 12일 낮 서울 광화문의 한 식당에서 팬들을 위해 텐동(튀김 덮밥)을 직접 조리했을 뿐만 아니라 서빙까지 도맡았다. 자신이 국내 선수 최초로 2년 연속 ‘10(골)-10(도움) 클럽’에 가입한 것을 기념해 준비한 팬 서비스다.

원래 ‘도쿄리’로 불렸던 그는 요즘 등번호 10번에 빗댄 ‘텐동경’이라는 새 별명이 생겼다. 구단에서 10골-10도움을 뜻하는 텐텐과 텐동, 텐동경에 착안해 행사를 제안하자 이동경은 고민 끝에 수락했다. 그는 “솔직히 행사를 제안받았을 때는 어이가 없었지만, 팬들에게 좋은 추억이 될 수 있다는 생각에 받아들였다”고 웃었다.

이동경의 특별한 팬 서비스는 올해도 최우수선수(MVP)를 노리겠다는 의지로 읽혔다.

이동경은 지난해 13골 12도움으로 생애 첫 MVP를 받았다. 당시 소속팀 울산의 부진한 성적(9위)에도 우승팀 전북 현대의 박진섭을 따돌리고 최고의 별이 됐다.

이동경(가운데)이 12일 서울 광화문의 한 식당에서 직접 텐동(튀김덮밥)을 요리해 팬들에게 서비스한 뒤 팬들과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프로축구연맹 제공
이동경(가운데)이 12일 서울 광화문의 한 식당에서 직접 텐동(튀김덮밥)을 요리해 팬들에게 서비스한 뒤 팬들과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프로축구연맹 제공

그 발판에는 MVP 투표 직전 작성한 ‘손 편지’가 있었다. 당시 편지에는 “할머니가 지어주신 이름 ‘동(東)’ 빛날 ‘경(炅)’처럼 이름값 할 기회를 반드시 잡고 싶다”는 내용이 담겼는데, 이번엔 새 별명을 활용한 팬 서비스로 다시 한번 적극적인 어필에 나선 분위기다. MVP는 각 구단의 감독(30%)과 주장(30%), 미디어(40%)의 표심에 달렸으나 팬들의 여론을 무시할 수 없다.

이동경은 올해 7경기를 남겨둔 가운데 11골 11도움으로 압도적인 공격 포인트 1위를 달리고 있어 MVP를 노리기에 충분하다. 이동경이 올해도 MVP를 받으면 2014년과 2015년 연속 수상한 이동국(당시 전북)에 이어 역대 두 번째로 2년 연속 MVP를 차지하게 된다.

이동경의 손 편지 | 울산 HD 제공
이동경의 손 편지 | 울산 HD 제공

이동경은 “팀이 좋은 순위를 이어가고 있고 개인적으로도 좋은 기록을 갖고 있기 때문에, 2년 연속 MVP에 대해 지난해보다 더 자신이 있다. 득점 선두(15골)인 야고의 골을 도와 그를 득점왕으로 만들고, 나는 도움왕까지 받고 싶다”고 활짝 웃었다.

MVP를 원하는 이동경의 가장 강력한 라이벌은 10년 만의 우승컵이 눈앞으로 다가온 FC서울 선수들이다. 득점 2위(14골)인 클리말라와 주장 김진수, ‘여름의 사나이’로 불리는 정승원 중 누가 MVP 후보로 이름을 올리느냐에 따라 치열한 경쟁이 벌어질 전망이다.

한편 이동경은 9~10월 A매치 4연전에서 불거진 축구대표팀 불화설에 대해서도 조심스러운 입장을 밝혔다. 그는 “팀 분위기가 크게 나쁘다고 느끼지는 않았다”면서도 “팀이 더 단단해지고 좋은 방향으로 나아가기 위해 겪을 수 있는 진통이라 생각한다. 지금껏 대표팀에서 묵묵히 따라가며 최선을 다하는 위치라고 생각했는데, 돌아보니 어느덧 중고참이 됐다. 앞으로는 대표팀에서도 조금 더 큰 책임감을 갖고 뛰겠다”고 말했다.

황민국 기자 [email protected]

출처: 스포츠경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