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ODS in REDS?
‘데프트’ 김혁규는 2022년 LoL 월드 챔피언십에서 우승했다. 언더도그 포지션으로 우승까지 이뤄내 ‘중요한 건 꺾이지 않는 마음(중꺾마)’ 신드롬을 일으켰다. 당시 그의 소속팀이었던 DRX는 11월 미국 샌프란시스코 체이스 센터에서 열린 LoL 월드 챔피언십 결승전에서 T1을 3대 2로 이겼다. 라이엇 게임즈 제공 ‘...

‘데프트’ 김혁규가 내달 전역 후 LoL 챔피언스 코리아(LCK)로 돌아올 것으로 전망된다.
12일 국민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현재 병역 의무를 수행 중인 김혁규는 오는 11월 전역 후 농심 레드포스에 합류할 것으로 예상된다. 2024년 KT 롤스터에서의 활동을 끝으로 군에 입대했던 그는 이로써 약 2년 만에 LCK 무대로 복귀하게 됐다.
김혁규는 리그 오브 레전드(LoL) e스포츠를 대표하는 프로게이머 중 한 명이다. 리그 최고 베테랑이지만 게임에 대한 열정은 늘 신인 선수와 같았다. 입대 전부터 전역 후 현역 복귀 의사를 내비쳤고, 실제로 입대 후에도 시간 여유가 날 때마다 틈틈이 솔로 랭크를 하며 감을 유지했다. 그는 현재 솔로 랭크 챌린저 티어를 유지 중이다.
김혁규의 전역 예정일은 다음 달인 11월이다. 이적 시장 개장과 맞물린다. 이를 인지하고 있던 복수의 LCK 팀들이 여름 또는 그 전부터 김혁규에게 관심을 가졌고, 영입 의사를 밝혔다. 1996년생으로 프로게이머로는 고령에 속하고, 2년의 공백기까지 있음에도 그는 이번 이적 시장에서 최고의 인기 매물 중 하나였다.

팀들은 왜 2년 쉰 김혁규를 원했나
김혁규는 이적 시장에 나올 때마다 많은 구애를 받는다. 기량도 빼어났지만 특유의 리더십 때문이기도 했다. 한 팀 관계자는 “공백기가 길어 복귀 후 개인의 인게임 퍼포먼스는 미지수라고 본다. 그러나 김혁규가 소속팀을 ‘원 팀’으로 만들 수 있는 선수라는 건 확실하다”고 말했다.
이런 사례도 있다. 김혁규가 거쳐갔던 한 팀에서 선수단의 식비 지출이 지난해 동기간 대비 늘었다. 사무국에서 그 이유를 찾아봤더니, 작년엔 김혁규가 어린 저연차 선수들에게 ‘눈치 보지 말고 먹고 싶은 게 있을 때 쓰라’라며 자신의 자리에 개인 카드를 두고 다녔다는 것이다.
연패 등의 이유로 팀 분위기가 침체됐을 때 소위 ‘건토(건전한 토론)’를 주도하고, 분위기를 반전시킨 경험이 많다. 그런 특유의 형님 리더십 때문에 팀 동료들은 김혁규를 믿고 따른다. 허리 부상을 기점으로 기량이 완만한 하향세에 접어들었다는 평가를 받지만 우승권 퍼즐로 불리는 슈퍼스타들 중에서도 그와 같이하고 싶다는 뜻을 내비치거나, 합류를 고민하는 선수들은 늘 있었다.
선수와 코치진만 체감할 수 있는 김혁규의 강점이 또 하나 있다. 밴픽이다. 김혁규는 원거리 딜러의 기량을 평가할 때 플레이는 2순위로 두고, 1순위를 밴픽으로 둔다. 그만큼 밴픽의 가치를 높게 보고 밴픽과 라인전 구도 연구에 많은 시간과 정성을 할애하는 선수다. 비록 2년을 쉬었어도 10년을 넘게 축적해 온 그만의 밴픽 데이터도 팀들로서는 매력적인 요소다.

김혁규는 정말 잘할까?
다만 김혁규가 세계 최고의 리그에서 입대 전과 같은, 또는 전과 비슷한 수준의 경쟁력을 가질 수 있을 것인지를 놓고는 LCK 관계자들 사이에서도 의견이 갈린다. 부정적으로 전망하는 이들은 2년의 공백기를 우려한다. 한 관계자는 “김혁규가 이적 시장에서 인기가 많은 건 이해한다. 그러나 과하게 기대를 받는 측면도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2년 사이 게임이 너무 많이 바뀌었다. 너무 많은 메타를 스킵했다. 또 전례를 봤을 때 기나긴 공백기 후 선수로 복귀해서 잘한 경우가 거의 없다”며 “원래 김혁규 소속팀의 기대치는 늘 LoL 월드 챔피언십 진출 이상이었다. 하지만 내년엔 김혁규 혼자의 힘으로 그 1~4위권의 벽을 뚫기는 어려워 보인다”고 말했다.
반면 김혁규가 명성에 걸맞은 활약을 하리라 보는 시각도 있다. 한 관계자는 “이제 LoL은 ‘짬(경험)’이 가장 중요한 게임이 됐다. 일대일 상황에서의 피지컬이 크게 필요한 게임이 아니라고 본다”며 “갈수록 경험의 가치가 커지는 것 같아 김혁규가 리그에 잘 적응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김혁규보다 나머지 4인을 어떻게 구성하는지가 더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이제 LoL은 잘하는 5명 모으면 끝나는 게임이 아니다. 롤토체스(TFT)처럼 시너지를 내는 팀을 만드는 게 중요하다”면서 “원거리 딜러 혼자서 팀의 성적을 결정할 수 있는 시기는 지났다. 김혁규 개인의 퍼포먼스보다, 농심이 나머지 로스터를 어떻게 빌딩(구성)하는지가 더 중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농심 관계자는 김혁규의 영입 여부와 관련해 “현재로서는 특별히 말씀드릴 게 없다”고 답했다.
출처: 국민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