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독 시즌 아웃 선언→기적적 복귀→데뷔 첫 승까지…삼성의 마지막 활력소는 이재희 "정말 팀에 보탬 되고 싶었다"

감독 시즌 아웃 선언→기적적 복귀→데뷔 첫 승까지…삼성의 마지막 활력소는 이재희 "정말 팀에 보탬 되고 싶었다"

이재희가 10월 6일 광주 KIA 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KIA 타이거즈전 공을 던지고 있다./삼성 라이온즈 제공[마이데일리 = 김경현 기자] 대구 오타니 쇼헤이가 돌아왔다. 그것도 시즌 아웃 선언을 이겨냈다. 데뷔 6년 만에 승리까지 챙겼다. 뒤늦게 돌아온 만큼 더욱 팀에 헌신하려 한다. 삼성 라이온즈 오른손 투수 이재희...

이재희가 10월 6일 광주 KIA 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KIA 타이거즈전 공을 던지고 있다./삼성 라이온즈 제공
이재희가 10월 6일 광주 KIA 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KIA 타이거즈전 공을 던지고 있다./삼성 라이온즈 제공

[마이데일리 = 김경현 기자] 대구 오타니 쇼헤이가 돌아왔다. 그것도 시즌 아웃 선언을 이겨냈다. 데뷔 6년 만에 승리까지 챙겼다. 뒤늦게 돌아온 만큼 더욱 팀에 헌신하려 한다. 삼성 라이온즈 오른손 투수 이재희의 이야기다.

2001년생 이재희는 대전신흥초-한밭중-대전고를 졸업하고 2021 신인 드래프트 2차 1라운드 3순위로 삼성 유니폼을 입었다. 그해 1군에 데뷔, 5경기 무승 1패 평균자책점 5.40으로 가능성을 보였다.

오랜만에 1군에 돌아왔다. 2025년 4월 말 오른쪽 팔꿈치 인대가 손상됐다는 진단을 받았다. 토미 존 수술로 시즌 아웃. 올 시즌 복귀를 목표로 재활에 열중했다. 그렇게 5월 중순 팀에 합류, 구원진에서 힘을 보태고 있었다.

청천벽력 같은 소식이 들려왔다. 7월 말 우측 내복사근 손상으로 1군에서 이탈한 것. 당초 4~6주 진단이 나왔으나, 좀처럼 공을 잡지 못했다.

9월 초 박진만 감독은 "시즌에 복귀할 수 있는 선수가 없을 것 같다"며 "이재희도 정규시즌 내에 돌아오기는 쉽지 않을 것 같다"고 사실상 시즌 아웃을 선언했다.

기적이 일어났다. 이재희는 부상을 털어내고 지난 6일 1군에 콜업됐다.

이재희가 10월 6일 광주 KIA 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KIA 타이거즈전 공을 던지고 있다./삼성 라이온즈 제공
이재희가 10월 6일 광주 KIA 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KIA 타이거즈전 공을 던지고 있다./삼성 라이온즈 제공
이재희가 10월 6일 광주 KIA 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KIA 타이거즈전 공을 던지고 있다./삼성 라이온즈 제공
이재희가 10월 6일 광주 KIA 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KIA 타이거즈전 공을 던지고 있다./삼성 라이온즈 제공

생애 첫 승리까지 챙겼다. 콜업 당일인 6일 광주 KIA 타이거즈전, 양 팀이 4-4로 팽팽히 맞선 7회 마운드에 올랐다. 첫 타자 김태군은 좌익수 뜬공 아웃. 하주석에게 좌전 안타를 맞았으나, 박정우를 유격수-2루수-1루수 병살로 솎아 냈다. 8회초 박계범이 역전 솔로 홈런을 뽑았다. 이승민과 배찬승이 각각 1이닝 무실점을 기록, 이재희가 승리의 영광을 안았다. 첫 승리까지 6년, 37경기가 걸렸다.

최근 '마이데일리'와 만난 이재희는 "부상을 당하고 시즌 안에 복귀할 수 있을까 걱정을 많이 했다. 밑에서 신경 많이 써주셨다. 트레이닝 파트, 코치님들이 잘 신경 써주셔서 복귀할 수 있었다. 관리해 주신 분들께 감사드린다"라고 소감을 전했다.

데뷔 첫 승의 기분은 어땠을까. 이재희는 "언젠가 승리를 하겠지 생각은 했다. 던지고 나서 계범이 형이 홈런 쳤을 때 '되겠다' 싶어서 살짝 들떴다"라고 배시시 웃었다.

그러면서도 "팀에 많이 도움이 못 됐다. 이제부터라도 도움이 되고 싶다"고 덧붙였다.

이날 최고 구속은 149km/h를 찍었다. 수술 후 복귀 시즌이며, 내복사근 부상을 이겨낸 뒤 첫 1군 투구다. 이재희는 "내복사근 부상 당하기 전 1군에 있을 때는 구속에 신경을 많이 썼다"며 "이제 구속 신경 안 쓴다. 게임이 되어야 한다. 제구부터 생각하니 구속도 자연스럽게 따라오더라. 구속에 대한 집착을 버리고 제가 잘할 수 있는 걸 해야 하는 게 맞는 것 같다"고 전했다.

이재희가 인터뷰를 하고 있다./수원=김경현 기자
이재희가 인터뷰를 하고 있다./수원=김경현 기자

단순한 무실점 투구가 아니다. 깨달음도 있었다. 이재희는 "2군에선 제가 원하는 대로 생각하고 원하는 구종을 골라 던진다. 1군에서는 관중도 많이 계시고 생각도 많이 못 하고 던지라는 대로 던지는 경우가 많았다"라면서 "6일은 생각하면서 던졌다. 어떤 식으로 풀어가면 되겠다는 감을 잡았다"고 했다.

영업 비밀이기에 구체적으로 설명하진 않았으나, 이재희는 구종 선택에서 느낀 바가 크다고 했다. 앞으로 단점은 줄이고 장점을 살리는 피치 디자인을 짜겠다고 했다.

시즌 아웃급 부상을 이겨냈다. 이재희는 "안 좋은 부위를 다쳤었다. 근육만 다친 게 아니라 연골까지 손상이 됐다. 몸 상태는 괜찮았지만, 사진을 찍으면 병변이 남아 있었다"고 당시 상황을 돌아봤다.

이재희는 "정말 팀에 보탬이 되고 싶었다. 가을야구에서 팀이 우승하는 데 공헌을 쌓고 싶었다"며 "팀원과 팬분들께 시즌 중 도움이 못 되어 죄송하다. 앞으로라도 가을야구에서 도움이 될 수 있다면 정말 좋을 것 같다"고 힘줘 말했다.

배찬승이 10월 6일 광주 KIA 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KIA 타이거즈전 세이브를 올린 뒤 하이파이브를 하고 있다./삼성 라이온즈 제공
배찬승이 10월 6일 광주 KIA 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KIA 타이거즈전 세이브를 올린 뒤 하이파이브를 하고 있다./삼성 라이온즈 제공

재미있게도 6일 배찬승도 생애 첫 세이브를 달성했다. 기념구를 배찬승이 양보했다고. 이재희는 "경기를 끝낸 공으로 승리 기념구를 하려고 했다. 그런데 9회 찬승이가 올라오더라. 생각해 보니 찬승이도 데뷔 첫 세이브더라. (기념구는) 찬승이를 줘야겠다고 생각했는데, 찬승이가 "세이브보다 승리가 더 크니까 형이 가지세요. 저는 다른 걸로 할게요"라고 양보해 주더라"라면서 고마움을 전했다.

배찬승에게 어떤 말을 해줬냐고 묻자 "따봉을 날려줬다"라면서 껄껄 웃었다.

삼성은 정규시즌을 2위로 마감했다. 1위 도전이 무산됐기에 선수들이 허탈할 수 있는 상황. 팀 분위기를 묻자 "고참 선배님들은 올라오자마자 조언을 많이 해주시더라. 친한 형들이 '왜 이제 왔냐. 왜 이렇게 늦게 왔냐'라고 장난도 많이 쳐주셨다. 분위기는 엄청 좋다"고 전했다.

팬들에게 한 마디를 부탁하자 "작년부터 기대를 많이 해주셨다. 제가 부상도 많이 당하고 안 좋은 모습을 보여드려서 죄송하다. 이제는 팀에 보탬이 되려고 한다. 계산이 서는 투수가 될 수 있게 열심히 노력하겠다"라고 힘줘 말했다.

22일 오후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진행된 '2026 프로야구 KBO리그' 키움히어로즈와 삼성라이온즈의 경기. 삼성 이재희가 역투하고 있다./마이데일리
22일 오후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진행된 '2026 프로야구 KBO리그' 키움히어로즈와 삼성라이온즈의 경기. 삼성 이재희가 역투하고 있다./마이데일리

정규시즌은 사실상 끝이 났으나, 이제 진짜 싸움이 남아있다. 이재희가 활약할 시간은 충분하다.

출처: 마이데일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