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등 폭발, 물갈이 불가피' 모레노 감독의 숙명, 제대로 된 해결책 없으면 11월 이후 미래 없다
2일 울산 문수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대한민국과 베네수엘라의 평가전. 교체아웃된 김민재와 황인범이 모레노 감독과 이야기를 하고 있다. 울산=허상욱 기자[email protected]/2026.10.02/6일 오후 용인미르스타디움에서 열린 대한민국 축구대표팀과 우즈베키스탄의 친선경기. 한국이 2대0으로 승리했다. 손흥...



[스포츠조선 김성원 기자]희망을 고대했다. 스페인 출신 로베르트 모레노 감독은 새로운 바람이 되길 기대했다. 하지만 첫 발걸음은 무거웠다. 말도 많고, 탈도 많은 A매치 4연전이었다.
모레노 감독은 2승1무1패라는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한국 축구는 10월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에서 32위를 유지했다. 아시아 국가 중에는 일본(17위), 이란(23위), 호주(26위)에 이은 4위 그대로다. 모레노 감독은 실험보다는 안정에 방점을 찍었다. 손흥민(LA FC)에게 또 주장 완장을 맡겼다. 손흥민은 4경기에서 3골을 추가하며 59호골을 기록, '레전드' 차범근(58골)을 넘어 한국 축구 A매치 최다골 주인공으로 우뚝 섰다.
하지만 분위기는 최악이다. '내부 분열'에 모든 것이 잊혔다. '96즈' 김민재(바이에른 뮌헨), 황인범(포르투), 황희찬(샬케04)이 결국 폭발했다. "팀 수준을 올리기 위해선 모든 선수가 '머리를 처박고' 열심히 뛰어야 한다." 김민재가 분노했다. "문제점들이 분명히 보이는 상황이 많은데 누구도 나서지 못하는 상황이고, 나설 사람도 없다." 황인범은 울먹였다. 급기야 이들의 '은퇴설'까지 제기됐다.

모레노 감독은 이제 막 스타트를 끊었다. 모든 책임을 떠넘길 순 없다. 하지만 그 또한 실책이 있다. 대한축구협회는 모레노 감독에게 대표팀 내의 갈등 구도를 귀띔했다. 하지만 간과했다. '96즈'가 분통을 터트린 2일 베네수엘라전(0대0 무) 후에야 '내분'이 더 심각하다는 것을 자각했다고 한다.
그러나 시간이 없다. 모레노 감독의 꼬리표에는 '임시'가 달려 있다. 그의 계약기간은 11월 27일까지다. 앞으로 2경기가 남았다. 다만 옵션은 있다. 3개월 앞으로 다가온 사우디아라비아 아시안컵까지 계약을 연장할 수 있다. 팬심을 얻을 경우 새로운 대한축구협회 회장 체제에서도 더 긴 세월을 한국 축구와 함께할 수 있다. 그러나 현재로선 한 치 앞도 보이지 않을 만큼 안갯속이다.
지난달 24일 모레노 감독의 데뷔전인 에콰도르에서 3대0으로 대승할 때만 해도 한국 축구에 천지개벽이 일어났다고 흥분했다. 감독 한 명 바뀌었더니 모든 게 달라졌다는 '착각'에 빠져들었다. 꿈은 나흘 만에 깨졌다. 우루과이전(1대4 패)과 베네수엘라전은 낙제점이었고, 우즈베키스탄과의 최종전(2대1 승)에서도 조현우(울산)의 선방이 없었다면 승리를 장담할 수 없었다.

모레노 감독이 꺼내든 4-4-2 시스템은 물음표만 남았다. 공격은 '더' 손흥민 중심으로 운용하면서 신선함이 떨어졌다. 오현규(베식타시)의 빛이 사라졌고, 이강인(아틀레티코 마드리드)도 제대로 활용하지 못했다. 투톱과 이강인의 시너지는 없었다. 이강인은 홍명보 감독 시절 오른쪽에 위치했지만 사실상 프리롤이었다. 수비 부담 없이 측면과 중앙으로 자유롭게 이동했다. 포지션 간에 간격도 벌어지면서 지배력 또한 반감됐다.
중동에서 열리는 11월 A매치 2연전은 달라야 한다. 아시안게임 금메달 멤버까지 발탁할 수 있다. 그러나 모레나 감독이 4연전의 실패를 반복한다면 미래는 없다. 대대적인 수술 없이는 회생은 불가능하다. 모레노 감독은 최악의 경우 11월 A매치 후 한국 축구와 이별할 수 있다. 더 과감한 변신이 요구된다.
출처: 스포츠조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