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했던 건 공놀이인가..." 日 배구에 韓 국대 공격수도 충격, 더 놀란 건 따로 있었다
[스타뉴스 | 청담동=김동윤 기자] 대한항공 임동혁이 8일 서울 강남구 호텔리베라 청담에서 열린 2026~2027시즌 프로배구 남자부 미디어데이에서 취재진과 만났다. /사진=김동윤 기자 "우리가 지금까지 해온 배구는 뭘까. 이게 우리가 했던 배구가 맞나 싶었어요."한국 남자배구 국가대표팀의 주축 공격수...
[스타뉴스 | 청담동=김동윤 기자]

"우리가 지금까지 해온 배구는 뭘까. 이게 우리가 했던 배구가 맞나 싶었어요."
한국 남자배구 국가대표팀의 주축 공격수 임동혁(27·대한항공)이 국제무대에서 느낀 일본과 격차를 솔직하게 털어놨다.
임동혁은 8일 서울 강남구 호텔 리베라 청담에서 열린 2026~2027시즌 V리그 남자부 개막 미디어데이에서 취재진과 만나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을 비롯한 올해 국가대표팀 활동을 돌아봤다.
이사나예 라미레스 감독이 이끄는 한국 남자배구 대표팀은 올해 국제무대에서 희망과 좌절을 동시에 경험했다. 6월 아시아배구연맹(AVC) 네이션스컵에서 사상 처음 결승에 진출했지만, 인도네시아에 0-3으로 완패하며 준우승에 머물렀다. 임동혁 등 주축 선수들이 합류한 9월 아시아선수권에서는 한 단계 발전한 경기력을 보여줬다. 특히 8강 중국전에서는 임동혁과 허수봉(28·현대캐피탈)이 나란히 21점씩 올리며 3:1 승리를 이끌었다. 한국은 최종 3위에 올라 2027년 국제배구연맹(FIVB) 남자 월드컵 출전권도 확보했다.
그러나 아시안게임에서는 다시 고개를 숙였다. 한국은 조별리그에서 중국에 2-3으로 패했고, 8강에서는 디펜딩 챔피언 이란을 상대로 세트 점수 2:1까지 앞서고도 2:3 역전패를 당했다. 이란전에서 임동혁은 18점을 터뜨리며 허수봉(22점)과 함께 공격을 이끌었다. 하지만 끝내 메달 획득에 실패했고, 한국은 순위 결정전을 거쳐 최종 7위로 대회를 마쳤다. 직전 항저우 대회에 이은 두 대회 연속 노메달이었다.
임동혁도 아쉬움을 감추지 못했다. 그는 "아시아선수권에서는 우리 힘으로 세계선수권에 나갈 수 있는 티켓을 따냈지만, 아시안게임은 우리에게 더 큰 의미가 있는 대회였다"며 "우리를 응원해 주신 모든 분께 실망감을 안겨드린 것 같아 마음이 좋지 않다"고 말했다.

그럼에도 국제무대에서 얻은 경험까지 부정하지는 않았다. 특히 지난 9월 아시아선수권 준결승에서 만난 일본의 경기력은 지금도 잊을 수 없다. 당시 한국은 일본에 세트 점수 0-3(13-25, 11-25, 14-25)으로 완패했다. 세 세트 모두 15점조차 넘기지 못한 일방적인 경기였다.
임동혁은 일본과의 맞대결을 떠올리며 "솔직히 말하면 힘들 겨를도 없이 끝났다. 진짜 뭘 느껴보지도 못하고, 뭘 해보지도 못하고 끝난 경기였다"고 털어놨다.
이어 "경기가 끝나고 라커룸에 들어갔는데 다 멍했던 것 같다. 우리가 지금까지 해온 배구는 뭘까, 이게 우리가 했던 배구가 맞나 싶었다"며 "장난으로 '우리가 했던 건 공놀이인가'라는 이야기가 나올 정도로 일본의 수준이 너무 높았다"고 설명했다.
비슷한 신체 조건에서 확연히 다른 경기력이라 충격이 더 컸다. 임동혁은 "더 많이 느꼈던 건 일본 선수들도 어떻게 보면 우리와 비슷한 신체 조건을 가지고 있는데 그렇게 배구를 잘한다는 점이었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나라도 배울 점은 배우고 계속 보고 배우면서 부딪쳐 본다면 충분히 따라갈 수 있다고 생각한다"며 "뭐 하나 제대로 해보지 못하고 지긴 했지만 일본 대표팀과 언제 이런 경기를 해보겠나. 좋은 경험이었다"고 덧붙였다.
임동혁은 2017~2018시즌 대한항공에 입단해 꾸준히 성장한 공격수다. 지난 시즌에는 대한항공의 챔피언결정전 우승 과정에서도 중요한 역할을 해냈다. 국내 무대에서 경쟁력을 인정받은 그에게도 일본과 격차는 쉽게 받아들이기 어려운 현실이었다.

그렇다면 어떻게 그 차이를 좁힐 수 있을까. 일본 대표팀 주장 이시카와 유키(31·지라트 방카시 앙카라)는 그 해답 중 하나로 해외 진출을 꼽은 바 있다.
이시카와는 2024년 1월 일본 매체 스포니치와 인터뷰에서 일본 대표팀이 강해진 이유에 대해 "해외 경험을 쌓은 선수가 늘어난 것이다"라며 "나 외에도 다카하시 란, 미야우라 겐토 등이 해외에서 뛰고 있다. 음식도 다르고 말도 통하지 않는 환경에서 살아남아야 하므로 선수로서도, 인간적으로도 강해진다. 그런 선수가 늘어나면 수준도 높아진다"고 답한 바 있다.
임동혁 역시 이러한 흐름에 주목했다. 임동혁은 "한국 선수들 사이에서도 해외 진출에 관한 이야기가 나오느냐"는 질문에 "몇몇 선수들도 해외에 관심이 있고 나가고 싶어 하는 마음이 있다. 다만 선수들마다 생각이 다 있기 때문에 내가 확실히 말씀드릴 수 있는 부분은 아니다"라고 말을 아꼈다.
그러면서도 "일본 선수들이 해외에 나가 성공하고, 그렇게 하면서 국제 경쟁력도 높아지는 것을 보면 우리나라 선수들도 이제 해외 진출에 겁 없이 도전해 봐야 하지 않을까 생각한다"라며 "그렇게 해야 국제 경쟁력이나 대표팀 성적도 더 올라가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소신을 밝혔다.
출처: 스타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