빛나는 ‘강철 매직’, 흐려진 달 그림자...엇갈린 두 베테랑 감독의 명암
이강철 kt 감독(오른쪽)이 5일 롯데를 꺾고 정규시즌 우승을 확정지은 뒤 환한 표정으로 선수들을 격려하고 있다. kt 위즈 제공2026시즌 프로야구 판도에서 가장 눈길을 끄는 변화는 kt 위즈의 대도약과 한화 이글스의 몰락이다.지난해 막판 NC 다이노스의 폭풍질주에 휘말려 가을잔치에 초대받지 못했던 kt는 정규시즌 우승...

2026시즌 프로야구 판도에서 가장 눈길을 끄는 변화는 kt 위즈의 대도약과 한화 이글스의 몰락이다.
지난해 막판 NC 다이노스의 폭풍질주에 휘말려 가을잔치에 초대받지 못했던 kt는 정규시즌 우승을 확정짓고도 연승 무드를 이어가고 있다. 반면 지난해 한국시리즈까지 진출했던 한화는 총체적 난맥상을 보인 끝에 9위로 밀려났다.
양 팀 사령탑의 명암도 엇갈렸다. 김경문 한화 감독은 계약 마지막 시즌에 최악의 성적표를 받아 성공적인 지도자 경력에 오점을 남겼다. 한화는 김인식, 김응용, 김성근 등 역대 최고의 명장들을 영입하고도 우승의 한을 풀지 못했는데 김경문 감독까지 사실상 경질을 앞두게 된 모양새라 ‘명장들의 무덤’이라는 오명을 벗지 못하게 됐다.

반면 5년 만에 팀의 정규시즌 우승을 이끌며 한국시리즈를 정조준하고 있는 이강철 kt 감독은 활짝 웃었다. 2019년 kt 사령탑에 오른 이 감독은 2020년 팀을 창단 이후 첫 가을잔치 무대로 이끌며 재계약을 했고 2023년 정규시즌 2위를 달성한 뒤 다시 한 번 재계약에 성공했다. kt는 두 차례 모두 포스트시즌을 시작하기에 앞서 이 감독과 재계약을 맺으며 그의 리더십에 힘을 실어줬다.이번에도 정규시즌을 마친 뒤 재계약을 발표할 가능성이 높다. 시기 보다는 계약 규모에 더 관심이 쏠린다.
2023년 계약 규모인 3년 총액 24억원은 훌쩍 뛰어넘을 것이 확실하다. 역대 감독 최고 대우를 받을 수도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지금까지는 염경엽 LG 트윈스 감독이 2025년 통합우승 이후 맺은 3년 총액 30억원이 역대 감독 최고다. 손꼽히는 장수 감독 반열에도 오를 수도 있다. 8년 동안 kt 지휘봉을 잡았으니 계약기간 2년 이상이면 10년 넘게 한 팀에서 감독을 맡게 된다. 지금까지 10년 이상 한 팀의 지휘봉을 잡은 감독은 1983년부터 2000년까지 18년 동안 해태 타이거즈를 이끈 김응용 감독과 1996년부터 2006년까지 11년 동안 현대 유니콘스 감독을 지낸 김재박 감독 등 두 명 뿐이다.
두 베테랑 사령탑은 믿음을 기반으로 팀을 이끌었다는 공통점이 있다. 그러나 ‘열린 마음’에서는 차이가 컸다. 이 감독은 자신의 의지를 관철시키기 위해 목소리를 높이는 방식을 따르지 않았다. 여러 방향에서 들려오는 목소리를 모아 한 쪽으로 흐르게 했다. 프런트, 코칭스태프, 선수들 각각의 이야기를 귀담아 듣고 조율해 아름다운 화음을 만들어낸 마에스트로였던 셈이다.

그러나 김 감독의 믿음은 선수들이 아니라 선수들을 이끌었던 자신의 성공 경험을 향해 있었다. 과거에 발목잡힌 판단력은 흐려졌고 변화를 줄 타이밍을 번번이 놓쳤다. 확신에 찬 선택은 반대쪽의 시선에서는 아집과 독선이었다. 한 곳으로 모여야 할 목소리는 흩어졌고 여기저기에서 파열음이 터져나왔다. 낭만이 넘치던 김 감독의 ‘믿음의 야구’는 화려한 외피만 남긴 쭉정이가 됐다.
공부하는 야구원로로 유명한 박용진 전 한화 2군감독은 “과거의 성공 방식에 갇히면 변화하지 못할 수도 있다”고 쓴소리를 했다. 그는 “명장은 한 번 성공한 사람이 아니다. 성공한 뒤에도 자신을 바꿀 수 있는 사람이다. 과거의 성공이 오늘의 면죄부가 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출처: 서울신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