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년 쓴 라커, 집보다 짐 많다" 투수가 풍경과 관중을 감상? '낭만투수'의 잠실 고별전,15승 품고 다승왕 예약

"16년 쓴 라커, 집보다 짐 많다" 투수가 풍경과 관중을 감상? '낭만투수'의 잠실 고별전,15승 품고 다승왕 예약

7일 두산과의 잠실 고별전 승리로 15승을 달성하며 다승왕을 예약한 임찬규. 잠실=스포츠조선 정현석 기자 [email protected][잠실=스포츠조선 정현석 기자]LG 트윈스가 정규시즌 마지막 잠실 홈경기에서 한지붕 라이벌 두산 베어스를 제압하고 최소 4위를 확보했다. 그 중심에는 낭만과 집념으로 마운드를...

7일 두산과의 잠실 고별전 승리로 15승을 달성하며 다승왕을 예약한 임찬규. 잠실=스포츠조선 정현석 기자 hschung@sportschosun.com
7일 두산과의 잠실 고별전 승리로 15승을 달성하며 다승왕을 예약한 임찬규. 잠실=스포츠조선 정현석 기자 [email protected]

[잠실=스포츠조선 정현석 기자]LG 트윈스가 정규시즌 마지막 잠실 홈경기에서 한지붕 라이벌 두산 베어스를 제압하고 최소 4위를 확보했다.

그 중심에는 낭만과 집념으로 마운드를 지킨 '토종 에이스' 임찬규가 있었다.

LG는 7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두산과의 시즌 최종전에서 7대5로 승리했다.

8연패 뒤 2연승을 달린 LG(77승 1무 63패)는 남은 경기 결과와 관계없이 최소 4위를 확정 지었다. 반면 5위 두산(73승 5무 65패)은 패배로 인해 5위로 정규시즌을 마무리하게 됐다.

7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LG와 두산의 경기. 이병규 퓨처스 감독과 박용택 해설위원이 시구 전 임찬규와 인사를 하고 있다. 잠실=박재만 기자 pjm@sportschosun.com/2026.10.07/
7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LG와 두산의 경기. 이병규 퓨처스 감독과 박용택 해설위원이 시구 전 임찬규와 인사를 하고 있다. 잠실=박재만 기자 [email protected]/2026.10.07/

이날 마운드에 오른 LG 선발 임찬규는 두산 선발 최민석과의 '다승왕 맞대결'에서 판정승을 거두며 시즌 15승(7패)째를 수확, 생애 첫 다승왕 타이틀을 확정 지었다.

임찬규는 선발 5이닝 동안 6피안타 2사사구 5탈삼진 5실점으로 살짝 고전했지만, 팀 타선의 화력 지원 속에서 끈질기게 버텨냈다. 올 시즌 최종 성적은 30경기 15승 7패 평균자책점 4.44. 데뷔 후 첫 개인 타이틀을 품에 안은 순간이었다.

7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LG와 두산의 경기. 승리한 LG 임찬규가 기뻐하고 있다. 잠실=박재만 기자 pjm@sportschosun.com/2026.10.07/
7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LG와 두산의 경기. 승리한 LG 임찬규가 기뻐하고 있다. 잠실=박재만 기자 [email protected]/2026.10.07/

▶"마지막 잠실, 마운드 위에서 풍경과 관중 담았다"

경기 후 만난 임찬규의 표정에는 감회와 아쉬움이 교차했다. "내용을 떠나 오늘이 정말 마지막 잠실이라는 생각으로 던졌다"는 그는 "그냥 마운드 위에서 최대한 풍경과 관중석 모습을 눈에 많이 담고 싶었다. 던지는 내내 계속 주변을 둘러봤던 것 같다"며 낭만 투수다운 소회를 전했다.

어릴 적부터 LG 팬이었고, 학창 시절부터 꿈을 키워온 잠실구장이었기에 남겨진 감정의 크기가 더했다.

임찬규는 "새로 태어나는 구장도 좋은 일이지만, 어릴 때부터 함께했던 상징과도 같은 야구장이라 추억이 정말 많다. 가을야구가 어떻게 될지 모르겠지만, 정규시즌 마지막 마운드에 내가 서 있을 수 있었다는 사실 자체가 영광이고 평생 잘 간직해야 할 날"이라고 되짚었다.

학창 시절 감독님 심부름으로 처음 LG 라커룸을 찾았던 수줍은 고등학생은 어느덧 팀의 고참이자 다승왕이 됐다. 임찬규는 "입단 전 군대 가기 전 쓰던 라커 자리를 다녀와서도 계속 썼다. 16년 동안 한 자리만 쓴 셈이다. 사실 집보다 짐이 더 많다"며 웃은 뒤 "하나하나 마음을 정리하면서 라커를 비워내야 할 것 같다"고 덧붙였다.

7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LG와 두산의 경기. LG 임찬규가 역투하고 있다. 잠실=박재만 기자 pjm@sportschosun.com/2026.10.07/
7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LG와 두산의 경기. LG 임찬규가 역투하고 있다. 잠실=박재만 기자 [email protected]/2026.10.07/

▶"모든 공은 야수들과 동원 형에게… 몸보다 정신이 지배했다"

15승과 다승왕이라는 영예를 안았지만, 그는 공을 동료들에게 돌렸다. 임찬규는 "세부 지표에서 부족한 점도 있었지만, 올 시즌 쉬지 않고 로테이션을 완주했다는 점에 스스로 감사하다. 오늘도 수비들과 야수들에게 너무 고맙다"고 인사를 건넸다.

공을 받아주는 선배 포수 박동원을 향한 애틋한 마음도 드러냈다. "최근 동원이 형이 많이 힘들어했는데, 늘 함께하면서 50승을 합작한 것 같다. 김광삼 코치님, 장진용 코치님 등 세부적인 부분까지 신경 써주신 지도자분들께도 진심으로 감사드린다"고 전했다.

최근 체력적인 한계에 부딪혔던 순간도 솔직히 고백했다. "최근 한화전, KIA전, SSG전을 거치며 구위와 변화구 커맨드가 전체적으로 떨어져 있었다. 몸도 텐션도 많이 낮아져 있었는데, '잠실 고별전'이라는 동기부여가 구위를 다시 끌어올렸다"며 "몸보다 정신이 지배한다는 걸 다시 한번 느꼈다. 경기 마지막에 가장 빠른 공이 나오는 걸 보며 좋은 느낌으로 정규시즌을 마칠 수 있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날 임찬규 패스트볼 최고 구속은 146㎞였다.

7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LG와 두산의 경기. LG 임찬규가 역투하고 있다. 잠실=박재만 기자 pjm@sportschosun.com/2026.10.07/
7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LG와 두산의 경기. LG 임찬규가 역투하고 있다. 잠실=박재만 기자 [email protected]/2026.10.07/

▶"볼배합 아쉬움 없어… 가을야구도 자신 있다"

직구 비중을 높이다가 실점했던 상황에 대해서도 확고한 소신을 밝혔다.

"상대 타자들이 체인지업 타이밍을 노리고 들어오는 게 보였다. 직구 승부를 가져갔고, 배럴 타구가 아닌 텍사스성 안타나 방망이가 부러지며 나온 타구들이었다. 코스의 문제였지 구위나 볼배합의 실패가 아니었다. 과감한 승부였고 좋은 선택이었다"고 돌아봤다.

정규시즌 마지막 단추를 잘 꿴 임찬규의 시선은 이제 포스트시즌으로 향한다.

"오늘 사실 개인적으로는 와일드카드 결정전이라 생각하고 올라갔다. 비록 5실점은 했지만 최고 구속과 평균 구속 모두 평소보다 잘 나왔다. 가을무대에서도 충분히 경쟁력 있는 공을 던질 수 있다는 확신이 들었다. 커맨드와 변화구를 잘 가다듬어 가을야구를 철저히 준비하겠다"고 다짐했다.

출처: 스포츠조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