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전설에게 찾아온 '마지막'… 메시와 호날두의 엇갈린 선택
▲ 리오넬 메시(좌)와 크리스티아누 호날두(우).ⓒ 연합뉴스20년 이상 축구계를 호령한 '메날두(리오넬 메시·크리스티아누 호날두)'의 시대가 막을 내리고 있다. 지난 2026 북중미 월드컵에서 커리어 마지막 월드컵을 마무리한 두 선수는 9~10월 A매치 기간에도 나란히 대표팀에 합류했다.그러나 그 모습은 상반됐다. 지난...

▲ 리오넬 메시(좌)와 크리스티아누 호날두(우).
ⓒ 연합뉴스
20년 이상 축구계를 호령한 '메날두(리오넬 메시·크리스티아누 호날두)'의 시대가 막을 내리고 있다. 지난 2026 북중미 월드컵에서 커리어 마지막 월드컵을 마무리한 두 선수는 9~10월 A매치 기간에도 나란히 대표팀에 합류했다.
그러나 그 모습은 상반됐다. 지난 8월 국가대표 은퇴를 선언한 메시는 7일 베냉전을 끝으로 아르헨티나와의 여정을 마무리했다. 1골 2도움을 기록하며 경기 최고의 선수(POTM·Player of the Match)로 선정된 것은 덤이었다. 아르헨티나 팬들은 박수와 함께 자국 최고의 레전드인 메시를 떠나보냈고, 메시 역시 아름답게 대표팀 생활을 마무리했다.
반면 호날두의 국가대표 행보는 갈등과 논란으로 얼룩지고 말았다. 호날두는 노르웨이전에서 끝내 출전 기회를 얻지 못하자 조르제 제수스 감독과 갈등을 빚었고, 결국 덴마크전을 앞두고 대표팀 캠프를 떠났다. 이후 감독이 자신과의 약속을 지키지 않았다고 공개적으로 주장하며 논란은 더욱 커졌다. 야속하게도 포르투갈은 호날두 없이도 3연승을 거두며 나아가는 모습을 보였다. 20년 동안 세계 축구를 양분했던 두 선수의 마지막은 이렇게까지 다른 모습으로 흘러가고 있다.
떠날 때를 선택한 메시, 박수 속에 마친 21년
리오넬 메시의 국가대표 여정은 클럽에서의 승승장구와 달리 순탄치만은 않았다. 2014 브라질 월드컵에서는 결승에서 독일에 패해 준우승에 머물렀고, 2015년과 2016년 코파 아메리카에서도 연이어 칠레에 패하며 우승 문턱에서 좌절했다.
특히 2016 코파 아메리카 결승전에서는 승부차기를 실축한 뒤 "대표팀에서의 내 시간은 끝났다"며 은퇴를 선언했다. 메시의 갑작스러운 선택에 아르헨티나에서는 복귀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이어졌고, 결국 메시는 두 달여 만에 은퇴를 번복하고 대표팀으로 돌아왔다.
그 선택은 훗날 결실을 맺었다. 리오넬 스칼로니 감독 체제에서 메시는 2021 코파 아메리카 정상에 오르며 오랜 '국가대표 무관'의 꼬리표를 떼어냈다. 아르헨티나로서는 1993년 이후 28년 만의 메이저 대회 우승이었다. 이어 2022 카타르 월드컵에서는 7골을 기록하며 아르헨티나를 36년 만의 월드컵 우승으로 이끌었고, 대회 최우수 선수에게 주어지는 골든볼까지 차지했다.
이후에도 메시의 여정은 이어졌다. 2024 코파 아메리카에서는 다시 정상에 올라 대회 2연패를 달성했고, 2026 북중미 월드컵에서는 아르헨티나를 결승까지 이끌며 자신의 마지막 월드컵을 마쳤다. 그리고 한 달여 뒤인 8월 31일, 이번에는 10년 전과 달리 충분한 고민 끝에 대표팀 은퇴를 공식 발표했다. 메시는 "마음 깊이 아프고 지금도 아픈 결정이지만, 지금이 그때라는 것을 이해한다"고 밝혔다.
아르헨티나축는 메시를 그냥 보내지 않았다. 10월 베냉과의 친선경기를 그의 공식 은퇴 경기로 마련했고, 8만5000명이 넘는 관중이 모인 부에노스아이레스 모누멘탈에서 메시의 마지막을 함께했다. 메시는 자신의 208번째 A매치에서 1골 2도움을 기록하며 21년에 걸친 국가대표 경력의 마침표를 찍었다.
유로의 영웅에서 논란의 중심으로… 호날두의 씁쓸한 황혼
크리스티아누 호날두 역시 포르투갈 축구 역사에서 빼놓을 수 없는 이름이다. 2003년 처음 성인 국가대표 유니폼을 입은 그는 2016 유럽축구선수권대회(유로 2016)에서 주장으로 포르투갈의 사상 첫 메이저 대회 우승을 이끌었다. 결승전에서는 부상으로 일찍 그라운드를 떠나야 했지만, 포르투갈은 프랑스를 꺾고 정상에 올랐다. 이후 호날두는 A매치 최다 출전과 최다 득점 기록까지 갈아치우며 20년 넘게 대표팀의 상징으로 군림했다.
그러나 월드컵은 끝내 커리어의 아쉬움으로 남았다. 2006 독일 월드컵에서의 4강이 호날두가 경험한 포르투갈의 최고 성적이었다. 특히 2022 카타르 월드컵에서는 토너먼트부터 선발 명단에서 제외됐고, 그의 자리에 출전한 곤살루 하무스가 스위스전에서 해트트릭을 터뜨리며 '호날두 없는 포르투갈'의 가능성을 보여주기도 했다.
마지막 월드컵이었던 2026년에도 논쟁은 계속됐다. 월드컵 첫 경기 콩고민주공화국전에서는 25번의 볼 터치에 그치며 침묵했고, 당시에도 그의 선발 기용을 둘러싼 비판이 이어졌다. 그나마 대회 3골을 넣으며 건재한 득점력을 입증했으나, 여전히 호날두를 중심으로 팀을 구성하는 것이 오히려 포르투갈의 변화를 늦추고 있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뒤따랐다.
그런 상황에서 월드컵 이후 벌어진 대표팀 이탈 논란은 더욱 뼈아팠다. 이제 호날두에게 요구되는 것은 자신이 여전히 팀의 중심임을 증명하는 일이 아니라, 자신보다 팀을 앞에 두고 변화한 역할을 받아들이는 일이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호날두는 이를 받아들이는 대신, 대표팀을 중도 하차하며 출전 기회를 둘러싼 불만을 공개적인 갈등으로 키웠다. 더욱 아이러니한 것은 호날두가 빠진 뒤 포르투갈이 오히려 연승을 이어가며 순항하고 있다는 점이다. 후배 선수들은 비워진 공간에서 존재감을 드러냈고, 포르투갈은 특정 선수에게 의존하지 않고도 경쟁력을 유지할 수 있음을 보여줬다.
'박수 칠 때 떠나라'… 두 전설이 보여준 다른 마지막
'박수 칠 때 떠나라'는 말이 있다. 스포츠에서는 정상의 자리에서 내려오는 순간을 스스로 선택하고, 좋은 기억을 남긴 채 떠나는 것이 가장 아름다운 마지막이라는 의미로 통용된다. 리오넬 메시의 국가대표 은퇴는 이 오래된 격언을 떠올리게 한다.
메시는 아직 대표팀에서 충분한 경쟁력을 보여줄 수 있는 상황에서 떠났다. 마지막 경기에서도 1골 2도움을 기록했고, 불과 몇 달 전 월드컵에서도 아르헨티나를 결승까지 이끌었다. 더 뛸 수 없어서 밀려난 것이 아니라, 여전히 박수를 받을 수 있을 때 스스로 마지막을 선택한 셈이다.
반면 호날두의 상황은 다르다. 2022 카타르 월드컵부터 이미 선발 자리를 잃기 시작했고, 2026 월드컵에서도 득점 기록과 별개로 경기 영향력과 선발 기용을 둘러싼 의문이 반복됐다. 나이가 들며 경기력이 떨어지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이다. 문제는 그 변화가 눈에 보이는 상황에서도 여전히 과거와 같은 출전 시간과 중심적인 역할을 요구하는 듯한 모습을 보였다는 점이다.
물론 20년 넘게 대표팀의 중심이었던 선수라면 자신의 위치가 달라지는 과정이 쉽게 받아들여지지 않을 것이다. 그러나 그 불만이 대표팀 이탈과 공개적인 감독 비판으로 이어진다면 이는 더이상 단순한 아쉬움의 표명이 아니라 팀을 뒤흔드는 행위가 된다. 특히 오랜 기간 주장 완장을 찬 선수로서 적절하지 못한 처신이라는 비판도 피하기 어려워진다.
그 점에서 메시와 호날두의 이번 선택은 선명하게 엇갈렸다. 메시는 아직 자신의 가치가 충분히 남아 있을 때 스스로 마지막을 선택했고, 팬과 동료들의 박수 속에서 21년간의 여정을 끝냈다. 반면 호날두는 이전과 같은 영향력을 보여주지 못하는 상황에서도 여전히 대표팀의 중심에 남으려 했고, 결국은 스스로 논란의 중심에 섰다.
두 선수의 위대한 커리어가 이번 몇 경기로 평가절하될 수는 없다. 메시와 호날두가 지난 20년 동안 축구사에 남긴 기록과 기억 역시 쉽게 지워지지 않을 것이다. 다만 전설의 마지막을 완성하는 것은 기록의 숫자만이 아니다. 자신의 시대가 저물어가고 있음을 어떻게 받아들이고, 다음 세대에게 어떤 모습으로 자리를 내어주느냐 역시 한 선수의 마지막을 기억하게 만드는 중요한 장면이다.
출처: 오마이뉴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