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미심장’ 황인범 “9년” 발언 후폭풍과 은퇴 루머, 임계점에 도달한 리더십 부재와 갈등…돌아올 수 없는 강 건넜나[SS포커스]

‘의미심장’ 황인범 “9년” 발언 후폭풍과 은퇴 루머, 임계점에 도달한 리더십 부재와 갈등…돌아올 수 없는 강 건넜나[SS포커스]

축구대표팀 황인범. 제공 | 대한축구협회김민재가 28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우루과이와의 A매치 평가전에서 김봉수와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2026. 9. 28. 상암 | 최승섭기자 [email protected][스포츠서울 | 정다워 기자] ‘원 팀’을 기대하기엔 내부 역학 관계가 너무 복잡하다.축구대표팀...

축구대표팀 황인범. 제공 | 대한축구협회
축구대표팀 황인범. 제공 | 대한축구협회
김민재가 28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우루과이와의 A매치 평가전에서 김봉수와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2026. 9. 28. 상암 | 최승섭기자 thunder@sportsseoul.com
김민재가 28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우루과이와의 A매치 평가전에서 김봉수와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2026. 9. 28. 상암 | 최승섭기자 [email protected]

[스포츠서울 | 정다워 기자] ‘원 팀’을 기대하기엔 내부 역학 관계가 너무 복잡하다.

축구대표팀 미드필더 황인범(포르투)은 지난 2일 울산에서 열린 베네수엘라와 A매치 평가전을 마친 뒤 “대표팀 9년 차가 됐는데, 그때부터 지금까지 변해야 할 게 많다. 축구적인 부분도 그렇고, 다른 부분도 그런데 잘되지 않고 있는 것 같다”면서 “몸도 힘들고 마음도 힘들다. 회장도 안 계신 상황이고, 임시 감독으로 오셔서 어떻게 될지 미래를 모르는 상황이다. 선수들 입장에서 여러모로 쉽지 않다. 의문도 많고 문제점이 분명히 보이는 데 누구도 나서지 못한다. 나설 사람도 이제 없다”며 의미심장한 말을 했다.

같은 날 수비수 김민재가 한 “수비수들이 불쌍하다” 발언이 더 큰 파장을 일으켰지만, 내부 사정을 생각하면 황인범의 말을 더 심각하게 받아들일 수밖에 없다. 김민재의 일갈은 경기에서 기능적인 측면으로 국한할 수 있지만, 황인범의 말엔 대표팀 리더십의 총체적 부재가 담겨 있다.

“9년”, “그때부터”라는 특정한 시기가 눈에 띈다. 황인범은 2018년 아시안게임 이후 A매치 데뷔해 주축 미드필더로 활약했다. 당시부터 현재까지 대표팀에서 빠지지 않은 선수는 손흥민을 필두로 하는 베테랑과 김민재, 황희찬 등으로 한정된다. 손흥민은 아시안게임에서 황인범을 비롯한 ‘96세대’와 금메달을 합작했다.

공교롭게도 손흥민은 파울루 벤투 전 감독이 부임한 2018년 부터 대표팀 주장을 역임했다. 황인범은 ‘주장 손흥민’의 처음을 함께했다.

손흥민이 28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우루과이와의 A매치 평가전 후 그라운드를 돌며 관중에 인사를 하고 있다. 2026. 9. 28. 상암 | 최승섭기자 thunder@sportsseoul.com
손흥민이 28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우루과이와의 A매치 평가전 후 그라운드를 돌며 관중에 인사를 하고 있다. 2026. 9. 28. 상암 | 최승섭기자 [email protected]
모레노 감독이 28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우루과이와의 A매치 평가전 도중 생각에 잠겨 있다. 2026. 9. 28. 상암 | 최승섭기자 thunder@sportsseoul.com
모레노 감독이 28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우루과이와의 A매치 평가전 도중 생각에 잠겨 있다. 2026. 9. 28. 상암 | 최승섭기자 [email protected]

6일 우즈베키스탄전 승리 이후에도 분위기는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마침 이날 96세대 은퇴설까지 나왔다. 인터뷰에 나선 황인범은 대표팀의 연이은 실패에 따른 무기력감을 호소했다. 당장 은퇴하겠다는 뜻은 밝히지 않았지만 태극마크를 내려놓을 시기가 다가온다는 점은 시사했다.

이번 사건을 통해 대표팀 사정을 잘 아는 대다수 관계자는 ‘96친구들’과 그 밖의 어린 세대, 그리고 손흥민, 이재성, 김승규 등으로 이어지는 베테랑 라인의 애매한 관계가 임계점에 도달했다고 분석한다. 현실적으로 ‘끝물’에 도달한 베테랑과 대표팀의 온전한 주축이 된 핵심 자원의 관계가 점점 벌어져 돌아올 수 없는 강을 건넜다는 시각이다.

대표팀에 모이는 30여명의 선수가 모두 친할 수는 없다. 세상에 그런 조직은 없다. ‘파벌’이라는 표현은 그래서 위험하고 애매하다. 다만 ‘따로 노는 구조’가 장기화되고, 본격적으로 경기력에 악영향을 끼치면 얘기가 달라진다. 갈등에 직면했다고 볼 여지가 있다. 그래서 김민재와 황인범의 발언, 그리고 은퇴에 관한 생각을 허투루 넘길 수 없다.

‘누가 옳다, 그르다’로 명확하게 규정할 문제는 아니다. 인간관계는 원래 복잡하고 각자 사정이 있다. 다만 현재 상황에서 감독, 혹은 주장의 리더십이 팀 내 긍정적인 영향을 끼치지 못한다는 건 분명해 보인다. 2024년 아시안컵 당시 손흥민은 9세 어린 이강인과 싸웠고, 북중미 월드컵에선 ‘뒷담화’ 사건을 둘러싼 선수 간의 이해관계가 달라 대표팀의 공기는 얼어붙었다. 가만히 있다 돌을 맞은 피해자였던 손흥민의 아픔이 온전히 선수단에서 공감을 얻지 못한 건 시사하는 바가 크다.

대표팀의 새 사령탑이 된 로베르트 모레노 임시 감독은 대한축구협회로부터 구체적 사정을 듣고도 손흥민을 주장으로 유임했다. 손흥민은 이번 4연전에서도 가장 많은 시간을 부여받았다. 변화를 기대한 황인범이 한숨을 내쉰 지점이 여기에 있다는 해석이 과하지 않다. [email protected]

출처: 스포츠서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