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에 와인 꽂은 놈 누군가 봤더니"…이강철, 유쾌한 1위 뒷풀이 비하인드 "홈이라 다행" [고척 현장]

"등에 와인 꽂은 놈 누군가 봤더니"…이강철, 유쾌한 1위 뒷풀이 비하인드 "홈이라 다행" [고척 현장]

5일 수원 KT위즈파크에서 열린 롯데 자이언츠와 KT 위즈의 경기. KT가 정규리그 우승을 확정지은 후 축하행사를 진행했다. 이강철 감독이 샴페인 세례를 받고 있다. 수원=정재근 기자 [email protected]/2026.10.5/1996.10.23한국시리즈MVP 해태 이강철수상해태우승

5일 수원 KT위즈파크에서 열린 롯데 자이언츠와 KT 위즈의 경기. KT가 정규리그 우승을 확정지은 후 축하행사를 진행했다. 이강철 감독이 샴페인 세례를 받고 있다. 수원=정재근 기자 cjg@sportschosun.com/2026.10.5/
5일 수원 KT위즈파크에서 열린 롯데 자이언츠와 KT 위즈의 경기. KT가 정규리그 우승을 확정지은 후 축하행사를 진행했다. 이강철 감독이 샴페인 세례를 받고 있다. 수원=정재근 기자 [email protected]/2026.10.5/
1996.10.23한국시리즈MVP 해태 이강철수상해태우승8BI
1996.10.23한국시리즈MVP 해태 이강철수상해태우승8BI

[고척=스포츠조선 고재완 기자] 정규시즌 우승을 확정 짓고 하룻밤이 지났지만, '우승 감독'의 표정에는 진한 안도감과 유쾌한 입담이 넘쳐났다. 5일 2026시즌 페넌트레이스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린 KT 위즈 이강철 감독(60)이 고척 원정길에서 특유의 촌철살인 화법으로 우승 비하인드 스토리를 털어놨다.

이 감독은 6일 고척 키움 히어로즈전에 앞서 "오랜만에 축하 문자도 많이 오고 카톡도 쏟아지더라"라며 활짝 웃었다.

정규시즌 1위를 확정 지은 축제의 밤이었지만, 사령탑의 뒤풀이는 의외로 소박했다. 이 감독은 "어제 끝나고 나도, 수석코치도 둘 다 객지 생활이라 그냥 둘이 조촐하게 밥 먹었다. 바로 오늘 고척 원정으로 이동해야 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어 "오늘 경기는 원래 일정에 없던 잔여 경기라 호텔 방도 미리 못 잡아놨었다. '이때 쯤이면 그냥 서울에서 당일 출퇴근해도 되겠다' 싶었는데, 어제 딱 끝내줘서 정말 다행"이라며 가슴을 쓸어내렸다.

1996.10.23 해태 한국시리즈우승 이강철MVP수상후 기념촬영
1996.10.23 해태 한국시리즈우승 이강철MVP수상후 기념촬영
1996.10.23 한국시리즈 해태우승이 확정되는 순간 투수 이강철이 환호하고 있다.
1996.10.23 한국시리즈 해태우승이 확정되는 순간 투수 이강철이 환호하고 있다.

KT는 후반기 무서운 승률(0.736)을 질주하며 선두를 독주했지만, 2위권의 끈질긴 추격에 사령탑의 속은 까맣게 타들어 갔다.

이 감독은 "타이브레이커까지 가서 맞붙으면 그게 얼마나 엄청난 스트레스인가. 내 개인적인 마지노선은 무조건 오늘이었다. '오늘 무조건 끝내야 한다'고 마음을 먹었다"라고 돌아봤다.

이어 "주변에서는 '끝까지 물고 늘어져야 리그 흥행이 산다'고들 하지만, 겪는 당사자는 스트레스로 죽을 것 같다"라며 "그래서 어제 경기에서도 점수 차가 났지만 주전들을 쉽게 안 뺐다. 하루라도 빨리 끝나서 정말 살 것 같다"라며 껄껄 웃었다.

우승 세리머니의 하이라이트였던 '샴페인 샤워' 뒷이야기도 빠지지 않았다. 선수단에게 격한 축하를 받으며 온몸에 와인 세례를 맞았던 이 감독은 '주범'을 아침에 확인했다고 밝혔다.

5일 수원 KT위즈파크에서 열린 롯데 자이언츠와 KT 위즈의 경기. KT가 정규리그 우승을 확정지은 후 축하행사를 진행했다. 힐리어드, 이강철 감독, 김태한 코치 등 선수단이 환호하고 있다. 수원=정재근 기자 cjg@sportschosun.com/2026.10.5/
5일 수원 KT위즈파크에서 열린 롯데 자이언츠와 KT 위즈의 경기. KT가 정규리그 우승을 확정지은 후 축하행사를 진행했다. 힐리어드, 이강철 감독, 김태한 코치 등 선수단이 환호하고 있다. 수원=정재근 기자 [email protected]/2026.10.5/
5일 수원 KT위즈파크에서 열린 롯데 자이언츠와 KT 위즈의 경기. KT가 정규리그 우승을 확정지은 후 축하행사를 진행했다. 이강철 감독이 우승 소감을 말하고 있다. 수원=정재근 기자 cjg@sportschosun.com/2026.10.5/
5일 수원 KT위즈파크에서 열린 롯데 자이언츠와 KT 위즈의 경기. KT가 정규리그 우승을 확정지은 후 축하행사를 진행했다. 이강철 감독이 우승 소감을 말하고 있다. 수원=정재근 기자 [email protected]/2026.10.5/

이 감독은 "누가 내 등 뒤에 와인병을 꽂아놓고 뿌려대길래 도대체 범인이 누군가 했다. 오늘 아침에 헬스장에서 러닝머신을 뛰면서 방송 하이라이트를 보니까 (장)성우가 꽂아놓은 게 화면에 딱 잡히더라. 온 사방에서 샴페인을 뿌려대서 정신이 하나도 없었다"라고 웃으며 "박용택 해설위원이 중계하면서 '샴페인 세례를 맞는 것이 감독들의 평생 꿈이자 희망'이라고 하면서 '이강철 감독은 맞는 것보다 마시는 걸 훨씬 더 좋아한다'라고 하더라. 만나면 한소리 해야겠다"고 말해 더그아웃을 웃음바다로 만들었다.

3일 수원 케이티위즈파크에서 열린 KT와 롯데의 경기. 기자들 질문에 답하고 있는 KT 이강철 감독. 수원=송정헌 기자songs@sportschosun.com/2026.10.03/
3일 수원 케이티위즈파크에서 열린 KT와 롯데의 경기. 기자들 질문에 답하고 있는 KT 이강철 감독. 수원=송정헌 기자[email protected]/2026.10.03/
29일 광주 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KIA와 KT의 경기. 승리한 KT 이강철 감독이 기뻐하고 있다. 광주=박재만 기자 pjm@sportschosun.com/2026.09.29/
29일 광주 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KIA와 KT의 경기. 승리한 KT 이강철 감독이 기뻐하고 있다. 광주=박재만 기자 [email protected]/2026.09.29/

선수 시절 '해태 왕조'와 '현대 유니콘스'의 황금기를 모두 경험했던 레전드 투수 출신답게, 과거와 현재의 세리머니 문화 차이에 대한 회상도 이어졌다.

이 감독은 "선수 시절에는 어제처럼 정규시즌 우승 세리머니를 화려하게 해본 기억이 없다"라며 "그때는 해태 시절에도 그렇고 현대 시절에도 90승씩 거두면서 정규 1위를 너무 당연하게 하던 시절이라 세리머니 자체가 별로 안 나왔다. 진짜 세리머니는 한국시리즈 우승 트로피를 들 때나 하는 거였다"라고 회고했다.

그는 "정규 1위를 해도 그냥 그라운드에 앉아서 플래카드 들고 팬들에게 인사하는 게 전부였다. 지금처럼 기념 셔츠나 모자도 아예 안 만들어줬다. 1996년 해태 우승 사진을 지금 광주 야구장 가서 봐도 헹가래 칠 때 그냥 다들 입던 경기 유니폼 그대로 입고 있다. 지금은 젊은 친구들도 그렇고 문화가 제대로 잡힌 것 같아 재미있더라. 홈이라서 더 마음놓고 즐겼던 것 같다"고 미소지었다.

한편 이날 KT는 최원준(우익수)-류현인(2루수)-샘 힐리어드(좌익수)-장성우(지명타자)-허경민(3루수)-오윤석(1루수)-배정대(중견수)-강현우(포수)-정준원(유격수)순으로 선발 라인업을 짰다. 선발 투수는 데이비스 대니엘이다.

1996.10.23 잠실에서 벌어진 한국시리즈6차전에서 현대를 물리치고 우승한 해태 투수 이강철과 포수 정회열이 얼싸안고 기쁨을 나누고 있다.
1996.10.23 잠실에서 벌어진 한국시리즈6차전에서 현대를 물리치고 우승한 해태 투수 이강철과 포수 정회열이 얼싸안고 기쁨을 나누고 있다.

출처: 스포츠조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