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발 고영표+마무리 박영현’ 마운드 왕국 재건한 ‘강철 매직’, ‘최소 볼넷’ 마운드 철옹성

‘선발 고영표+마무리 박영현’ 마운드 왕국 재건한 ‘강철 매직’, ‘최소 볼넷’ 마운드 철옹성

KT 고영표. KT위즈 제공KT 정규리그 우승을 확정한 뒤 팬들 앞에서 소감을 밝히는 이강철 감독. KT위즈 제공[스포츠경향 이정호 기자] 2021시즌 ‘막내’ KT는 창단 첫 정규리그 1위를 확정하면서 통합 우승을 달성했다. 5년의 시간이 지나 2026시즌 KT는 다시 한 번 통합 우승 기회를 잡았다. 5년을 관통하는...

KT 고영표. KT위즈 제공
KT 고영표. KT위즈 제공
KT 정규리그 우승을 확정한 뒤 팬들 앞에서 소감을 밝히는 이강철 감독. KT위즈 제공
KT 정규리그 우승을 확정한 뒤 팬들 앞에서 소감을 밝히는 이강철 감독. KT위즈 제공

[스포츠경향 이정호 기자] 2021시즌 ‘막내’ KT는 창단 첫 정규리그 1위를 확정하면서 통합 우승을 달성했다. 5년의 시간이 지나 2026시즌 KT는 다시 한 번 통합 우승 기회를 잡았다. 5년을 관통하는 KT의 핵심 동력은 통산 602경기에 등판해 112승을 수확한 투수 레전드 출신 이강철 감독이 쌓은 견고한 마운드에 있다.

KT는 두 시즌 모두 팀 평균자책이 2위였지만 세부 지표에서 KT만의 강점이 확실히 드러났다. 이번 시즌 KT는 가장 안정적인 투타 전력을 가진 것으로 평가된다. 리그를 지배하는 강력한 에이스의 존재감은 없지만 쉽게 무너지지 않는 고른 선발진이 강점으로 평가된다. 선발에서 올해 팀의 10승 투수는 베테랑 고영표 뿐이다.

고영표는 14승(7패 평균자책 3.38)을 수확하며 개인 최고 시즌을 보내고 있다. 우완 사이드암 투수로 구위로 압박하는 유형의 투수는 아니지만, 탁월한 제구에 마치 춤을 추는 듯한 다양한 변화구 구사가 합쳐진 현재 리그 최고의 투수로 평가받을 만큼 전성기를 누리고 있다.

그러나 다른 선발 자리는 조금 불안했다. 케일럽 보쉴리, 맷 사우어로 시작한 외국인 원투펀치는 부상과 부진으로 다소 아쉬운 결과를 남겼다. 토종 에이스인 소형준도 시즌 중 어깨 통증으로 한 달 반정도 이탈하면서 8승(3패 평균자책 3.37)에 그쳤다. 5선발을 채워줄 오원석(7승 7패 1홀드 평균자책 5.77), 배제성(3승 2패 1홀드 평균자책 2.76)도 기대했던 성적에 크게 못 미쳤다.

그럼에도 상대 타선을 한숨 짓게 만드는 선발진이다. 누가 선발로 나와도 만만히 볼 수 없다는 점에서 KT를 팀 평균자책 1위 팀인 두산보다 높이 평가하는 상대팀들이 적지 않다. 쉽게 무너질 투수가 보이지 않는다는 이유에서다. 마침 교체 외국인 선수로 합류한 로건 앨런(17경기 7승5패 평균자책 3.59)과 데이비스 대니엘(9경기 4승2패 평균자책 2.16)이 준수한 성적을 내면서 힘을 보탰다. 나란히 7승씩을 수확한 보쉴리와 사우어까지 더했을 때 외국인 투수들이 합작한 승리는 25승으로 늘어난다.

불펜에서는 2023시즌 홀드왕, 2025시즌 세이브왕에 오른 마무리 박영현이 존재감이 확실히 크다. 멀티이닝도 소화 가능한 스태미너까지 갖춘 박영현은 두 시즌 연속 30세이브(29세이브 7승)를 눈앞에 두고 있다.

하지만 박영현 앞에 나설 승리조를 구성하는게 쉽지 않았다. 불펜 기용에서 이 감독의 컬러가 확실히 더 두드러졌다. 경기 상황과 투수들의 구위를 빠르게 파악하는 이 감독의 투수 교체는 불펜 효율을 끌어올렸다는 평가다.

24홀드(1승2패 평균자책 5.93)를 기록하긴 했지만 리그 적응에 오랜 시간이 필요했던 아시아쿼터 스기모토 코우키의 안착을 도운게 결정적이었다. 여기에 손동현(13홀드), 전용주, 한승혁(이상 10홀드), 이상동(8홀드) 등을 효과적으로 돌려쓰며 박영현이 빠진 아시안게임 공백 위기를 극복하는 등 돌파구를 마련했다. 이 감독은 선수들의 강점에 주목하는 지도자다. 올해는 불펜 운영에 있어 데이터와 접목해 투수의 컨디션을 체크하고 빠르게 활용폭에 변화를 주는 선택들이 주효했다.

어찌보면 마운드 상황은 5년 전과 비교해 더 좋아졌다고 볼 수 없다. 당시 KT는 리그 최고 수준의 선발진을 평가받았다. 오드리사머 데스파이네(13승10패 평균자책 3.39)와 고영표(11승6패 1홀드 평균자책 2.92)라는 10승 투수가 있었다. 성적 자체로만 놓고 보면, 데이파이네와 윌리엄 쿠에바스로 이어지는 외국인 원투펀치는 화려하지 않았지만 이닝 소화력과 큰 경기에 강한 면모를 보였다. 여기에 토종 선발과 조화로 시즌내내 안정적으로 선발 로테이션을 운영했다.

박영현. KT위즈 제공
박영현. KT위즈 제공

불펜에서도 당시 전성기 폼을 되찾은 마무리 김재윤이 32세이브를 따냈다. 리그 최정상급 셋업맨으로 활약하던 주권(27홀드)을 중심으로 박시영(12홀드), 이대은(9홀드) 등이 승리조로 버텼다. 하지만 마운드의 견고함과 안정감으로만 따졌을 때, 한국시리즈에서 만날 KT의 마운드가 더 강력할 것이란 평가도 나온다.

이 감독은 투수 기용에 있어 구위보다 제구의 중요성을 특별히 더 강조한다. 이 감독이 불펜에서 활용폭이 제한적이지만 좀처럼 볼넷을 허용하지 않는 베테랑 우규민(5홀드 1승 평균자책 3.35)의 가치를 높이 평가하는 이유다. KT가 2021시즌 이후 올해까지 볼넷이 리그에서 가장 적은 팀 자리를 놓치지 않고 있다는 점도 눈여겨 볼 대목이다.

이정호 기자 [email protected]

출처: 스포츠경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