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 시상식 태극기 안 올라가고, 폐회식 한국 기수도 틀려
3일 일본 아이치현 도요타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 남자 축구 시상식에서 우승팀 한국의 태극기가 게양대에 제대로 올라가지 못하고 있다. 애국가가 끝날 때까지 태극기는 끝내 가장 높은 곳에 게양되지 못했다. 도요타=변영욱 기자 [email protected]시작부터 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2026 아이치...

시작부터 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이 마지막 날까지 말썽을 부렸다. 한국 선수단 폐회식 기수를 엉뚱한 선수로 기재한 것이다. 1994년 히로시마 대회 이후 32년 만에 일본에서 열린 이번 대회는 부실 운영이 이어지며 역대 최악의 아시안게임이라는 비판도 나온다.
대한체육회는 4일 폐회식 기수로 스포츠클라이밍 여자 금메달리스트 서채현(23)을 선정했다. 그런데 대회 조직위원회는 아시아올림픽평의회(OCA) 45개국의 폐회식 기수를 발표하면서 이도현(24)의 이름을 올렸다. 이도현은 같은 종목에 출전한 남자 선수다.
대회 폐막을 하루 앞둔 3일 저녁 열린 남자 축구 시상식에서는 우승팀 한국 선수단이 금메달을 목에 걸고 애국가가 흘러나오는 동안 태극기가 제대로 올라가지 않는 촌극이 발생했다.
이날 아이치현 도요타 스타디움에서 열린 축구 결승에서 일본을 1-0으로 꺾은 한국 선수들이 시상대 가장 높은 곳에 서서 금메달을 받은 뒤 장내에 애국가가 울려 퍼졌다. 하지만 국기 게양대 가장 높은 곳으로 올라 가야 할 태극기가 무언가에 걸린 듯 중간에 멈췄다. 한국 대표 선수들은 당황해했고, 경기장 관계자들도 허둥지둥했다. 애국가가 다 끝날 때까지 태극기는 끝내 가장 높은 곳으로 올라가지 못했다.
한국 축구 대표팀 주장 이기혁(26·강원)은 “의도한 거라면 너무 안 좋다. (결과를 떠나) 시상식은 승자를 축하해 줘야 하는 자리라고 생각한다. 우리가 이렇게 열심히 했는데 태극기 하나 제대로 펼쳐주지 못한 것은 아쉽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같은 날 일본 나고야 아이치 인터내셔널 아레나에서 열린 일본과 카자흐스탄의 유도 혼성단체전 결승에서는 일부 관중이 침략의 상징으로 받아들여지는 욱일기를 흔드는 모습이 포착됐다. 이 경기에 앞서 우즈베키스탄과 동메달결정전을 치른 한국 유도 대표팀 관계자가 욱일기를 발견한 뒤 대회 조직위원회를 통해 항의했지만 조직위는 별다른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
초반부터 숙박과 교통, 경기 운영 등 곳곳에서 크고 작은 혼선이 이어졌다. 이번 대회는 ‘비용 절감’을 위해 선수촌을 별도로 짓지 않고 호텔, 컨테이너 박스, 크루즈선 등을 활용했다. 그런데 컨테이너 숙소에 물이 새는 등 문제가 생겨 이를 사용하던 선수들이 불편을 호소했다. 컨테이너 숙소에 배정을 받았던 한국 남자 농구 대표팀은 대회 도중 호텔로 옮기기도 했다. 크루즈선을 이용한 한국 여자 역도 최중량급 박혜정(23)은 지난달 29일 은메달을 목에 건 뒤 “크루즈선에서 생활했는데 숙소 밥이 입에 맞지 않아 4kg이 빠졌다”라고 말했다.
숙소만 문제가 아니었다. 훈련장이나 경기를 하러 가야 하는 선수들의 셔틀버스가 제때 오지 않거나 엉뚱한 곳으로 향하는 문제도 수시로 생겼다. 남자 하키 대표팀의 조별리그 첫 경기가 열렸던 지난달 18일에는 경기에 앞서 애국가 대신 북한 국가가 나오기도 했다. 도쿄에서 열린 수영 종목에서는 계영 예선에 출전한 선수들은 팀이 입상해도 메달을 받지 못해 아쉬움을 호소했다.
일본 내에서도 이번 대회 내내 논란이 끊이지 않은 데 대해 자성의 목소리가 나왔다. 3일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2021년 도쿄 올림픽 조직위원장을 지냈던 하시모토 세이코 일본올림픽위원회(JOC) 회장은 “아시안게임 조직위는 이번 경험을 반성하고 향후 국제종합대회에 대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출처: 동아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