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대균기자가 만난 사람]허명호 파인비치 대표 “‘아시아의 페블비치’ 넘어 글로벌 명문으로”
전남 해남군 파인비치골프링크스 허명호 대표이사. 파인비치골프링크스 폭염이 골프장을 습격할 때마다 전국 골프장들은 비상이 걸린다. 타들어가는 잔디 앞에서 대다수 골프장이 손을 놓고 손실을 감수할 때, 집념 하나로 최상의 코스 컨디션을 지켜내며 국내 골프장의 패러다임을 바꾼 인물이 있다. 전남 해남의 파인비치골프링크스를 이끄...

폭염이 골프장을 습격할 때마다 전국 골프장들은 비상이 걸린다. 타들어가는 잔디 앞에서 대다수 골프장이 손을 놓고 손실을 감수할 때, 집념 하나로 최상의 코스 컨디션을 지켜내며 국내 골프장의 패러다임을 바꾼 인물이 있다. 전남 해남의 파인비치골프링크스를 이끄는 허명호 대표이사다.
올해 파인비치는 혹서기에 80일간 총강수량이 60㎜에 불과할 만큼 극심한 가뭄과 39도를 넘나드는 지면 온도에 시달렸다. 보통의 골프장이라면 코스가 초토화됐을 악조건이었다. 하지만 허 대표와 코스 관리팀은 비상 수단을 가동했다. 목포 북항에서 한 달간 냉동차로 3t 분량의 얼음을 실어 와 하루 두 차례씩 그린에 뿌린 것이다. 오전 11시부터 전 홀 그린에 얼음을 도포하고, 마지막 팀이 홀아웃한 뒤에는 상태가 취약한 그린 위주로 추가 투입했다.
한 달 동안 이어진 이 지극정성 덕분에 파인비치의 그린은 극심한 혹서기임에도 흠잡을 데 없는 최상의 상태를 유지했다. BMW레이디스 챔피언십 코스 점검 차 파인비치에 한 달간 체류했던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 코스 디렉터 존 밀러조차 별도의 지적이나 코멘트를 남기지 않고 고개를 끄덕였을 정도다.
‘신의 한 수’가 된 초종 교체
파인비치는 지난해 3월 기존 양잔디를 걷어내고 난지형 금잔디로 초종을 전면 교체하는 대공사를 감행했다. 잔디 교체 및 코스 리뉴얼에만 40억원, 클럽하우스 리노베이션에 100억원이 들었다. 코로나19 팬데믹 특수로 얻은 수익을 10~15년 후의 미래를 내다보고 과감히 재투자한 것이다.
허 대표는 “이기승 회장과 이화영 이사장의 전폭적인 지지와 지원이 있었기에 가능했던 혁신”이라며 “하이엔드 코스로 계속 발전하기 위한 필수적인 과정이었다”고 설명했다.
결과는 대성공이었다. 양탄자를 깔아놓은 듯 깔끔하게 정돈된 페어웨이는 전국 골프장이 불황으로 신음하는 가운데서도 파인비치의 매출을 비약적으로 신장시키는 일등 공신이 됐다. 캐디들은 “코스 잔디 때문에 내장객들에게 칭찬을 받은 것은 파인비치가 처음”이라고 말했다.
전국 골프장 그린키퍼들의 벤치마킹 발길도 이어지고 있다. 허 대표는 “이미 전국 골프장 절반가량의 코스 관리 책임자들이 다녀갔다”며 “조만간 난지형 금잔디로의 교체 바람이 전국 골프장에 번질 것”이라고 자신했다.
골프 가문 출신의 현장 감각
허 대표는 골프 가문 출신의 전문경영인이다. 한국 1세대 프로골퍼인 허재현씨의 장남이자, 일본프로골프투어(JGTO) 등에서 활약한 허석호 프로의 형이다.
현대차그룹 해비치CC 총지배인 등을 거치며 골프장 운영 전반의 실무와 현장 감각을 익힌 허 대표는 2019년 부임 이후 완벽주의에 가까운 디테일 관리를 주도해 왔다. 러프에 중지를 심어 결을 살리고, 벙커에는 주문진 백사를 보충해 토너먼트 코스로서의 격을 완성했다.
이런 노력은 권위 있는 해외 매체의 평가로 이어졌다. 파인비치는 최근 미국 골프닷컴이 선정한 ‘2026 세계 100대 골프 리조트’에 이름을 올렸다. 특히 바다를 가로질러 공략해야 하는 비치코스 6번 홀(파3)과 해안선을 따라 펼쳐지는 7번 홀(파4)을 콕 집어 언급하며 “파인비치가 ‘아시아의 페블비치’라 불리는 데는 명확한 이유가 있다”고 전했다.
허 대표는 “세계 100대 골프 리조트 선정 소식을 접하고 그간 코스의 작은 디테일 하나까지 바꾸기 위해 흘린 땀방울이 떠올랐다”며 “우리가 향했던 혁신의 방향성이 옳았음을 세계적으로 인정받아 기쁘다. 대한민국 남해안 골프의 가치를 세계에 알리기 위해 코스 완성도를 더욱 높여가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BMW 레이디스 챔피언십 개최
파인비치의 진가는 오는 22일부터 나흘간 열리는 LPGA투어 ‘BMW 레이디스 챔피언십’을 통해 다시 한번 드러날 예정이다.
지난해 같은 대회에서 ‘빨간 바지의 마법사’ 김세영이 1라운드부터 선두를 놓치지 않는 ‘와이어 투 와이어’ 우승으로 5년 만의 부활을 알린 장소가 바로 이곳이다. 당시 6만여명의 갤러리가 운집하며 대성황을 이뤘던 파인비치는 올해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와의 콜라보레이션이 더해지며 한층 더 뜨거운 열기를 예고하고 있다. 올해는 KLPGA 상금 순위 상위 15명에게 출전권이 부여되며, 내년부터는 30명으로 확대된다.
지역 사회와의 상생 노력도 돋보인다. 광주전남통합특별시 국제협력관에서는 대회에 출전하는 선수들과 전국에서 몰려들 관람객들에게 다양한 지역 특산품 식자재를 무료로 지원해 전남의 맛을 널리 알릴 계획이다.
허 대표는 파인비치를 찾는 골프 팬들에게 코스 외적인 관전 포인트도 제시했다. 그는 “세계적인 선수들의 수준 높은 플레이를 관람하는 것도 좋지만, 전 홀에서 바다가 보이고 그중 9개 홀이 바다와 접해 있는 파인비치만의 풍광을 즐기시길 권한다”며 “목포와 신안을 잇는 천사대교, 발아래 펼쳐지는 다도해의 아기자기한 섬들을 눈에 담아가시면 잊지 못할 추억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대회 이후 파인비치는 글로벌 골프 관광객 유치에 본격적으로 나선다. 이미 해외 유명 100대 골프 코스들로부터 상호 교류 제안이 잇따르고 있다. 허 대표가 이끄는 파인비치가 세계적인 하이엔드 골프장으로서 써 내려갈 다음 신화가 무엇일지 주목된다.
출처: 국민일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