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디or보기]벼랑끝 내몰린 회원제 골프장…재산세 30% 증세 정부 개편안에 강력 반발

[버디or보기]벼랑끝 내몰린 회원제 골프장…재산세 30% 증세 정부 개편안에 강력 반발

정부가 전국 회원제 골프장 재산세 중과를 대폭 강화하는 개편안을 발표하면서 업계의 반발이 거세지고 있다(사진은 특정 기사 내용과 관련 없음). 정대균 기자 국내 골프장이 ‘황금알을 낳는 거위’로 불리며 전성기를 누리던 때가 있었다. 코로나19 팬데믹 시기만 해도 해외 여행길이 막힌 젊은층이 대거 유입되면서 전국 골프장은...

정부가 전국 회원제 골프장 재산세 중과를 대폭 강화하는 개편안을 발표하면서 업계의 반발이 거세지고 있다(사진은 특정 기사 내용과 관련 없음). 정대균 기자
정부가 전국 회원제 골프장 재산세 중과를 대폭 강화하는 개편안을 발표하면서 업계의 반발이 거세지고 있다(사진은 특정 기사 내용과 관련 없음). 정대균 기자

국내 골프장이 ‘황금알을 낳는 거위’로 불리며 전성기를 누리던 때가 있었다. 코로나19 팬데믹 시기만 해도 해외 여행길이 막힌 젊은층이 대거 유입되면서 전국 골프장은 연일 예약 전쟁을 치렀다.

하지만 지금 시장 분위기는 완전히 딴판이다. 한때 유행을 이끌던 MZ세대 골퍼들은 썰물처럼 빠져나갔고, 경기 침체 속에 골프장의 버팀목 역할을 하던 중장년층마저 저렴하고 접근성이 좋은 파크골프나 스크린골프장으로 대거 이동했다.

실제 골프를 즐기는 인구가 눈에 띄게 감소하면서 골프장들의 경영난은 심각한 수준에 이르렀다. 지방의 일부 정규 골프장에서는 그린피 3만원짜리 18홀 상품이 등장하기도 했다. 이는 수도권 스크린골프 18홀 비용과 비슷한 수준이다.

국내 최대 골프장 보유 기업인 A사가 소유 골프장 40곳을 1조4000억원이라는 거액에 매물로 내놨지만 시장에서 외면받고 있다. 한국 골프 산업이 장기 불황에 허덕이던 일본 골프장의 수순을 그대로 밟으며 줄도산 위기에 직면했다는 우려가 나오는 이유다.

이처럼 골프장 산업 전체가 생존의 기로에 서 있음에도 불구하고, 최근 정부는 회원제 골프장에 대한 재산세를 대폭 강화하는 개편안을 발표해 업계의 거센 반발을 사고 있다.

정부가 발표한 지방세제 개편안의 핵심은 회원제 골프장과 고급 오락장 등 이른바 ‘사치성 재산’ 토지에 적용되는 재산세 공정시장가액비율을 현행 70%에서 2027년부터 100%로 상향 조정한다는 것이다.

명목 재산세율 4%는 유지된다고 하나, 과세 기준이 되는 비율이 70%에서 100%로 커짐에 따라 대상 토지의 재산세 부담은 단순 계산으로도 42.9%나 급증하게 된다. 18홀 코스당 약 10억원의 세 부담이 불가피하게 된다.

정부가 밝힌 개편 명분은 ‘과세 체계의 정상화’다. 공시지가 365억원을 초과하는 고액 토지 구간에서, 종합부동산세가 부과되는 비회원제(대중형) 골프장의 보유세 총액이 4% 고율 분리과세만 받는 회원제 골프장의 재산세를 역전하는 현상이 발생한다는 이유다.

비회원제 골프장의 종부세 공정시장가액비율은 100%인 반면, 회원제 골프장의 재산세 공정시장가액비율은 70%로 설정돼 있어 불균형이 생긴다는 논리다. 그러나 정부의 이러한 정책 논리는 몇 가지 치명적인 문제점을 안고 있다.

첫째, ‘과잉 조정’과 형평성의 문제다. 정부가 제시한 세 부담 역전 현상은 공시지가 365억원을 초과하는 일부 고액 토지에서 제한적으로 발생하는 특수 사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개편안은 역전 여부나 토지가액 규모에 상관없이 모든 회원제 골프장에 일률적으로 공정시장가액비율 100%를 적용한다. 세 부담 역전이 일어나지 않는 지방의 일반 회원제 골프장들까지 일괄적인 세금 폭탄을 맞게 되는 것이다.

둘째, 회원제 골프장이 이미 부담하고 있는 다층적인 중과세 체계를 간과했다. 회원제 골프장은 토지분 재산세 4% 고율 분리과세 외에도 취득 단계에서의 고율 취득세, 영업 단계에서의 부과금 등 대중형 골프장과는 차원이 다른 조세 부담을 안고 있다.

단지 특정 세목 간 비율 차이만을 이유로 세금을 대폭 올리는 것은 조세 중과세가 갖는 본래의 균형감을 무너뜨린다. 세금이 인상되면 결국 경영난에 허덕이는 골프장은 그 부담을 이용객에게 떠넘길 수밖에 없고, 이는 국내 골프 산업 전체의 냉각으로 이어지는 악순환을 부른다.

셋째, 위법성 여부와 입법 절차상의 문제다. 현행 지방세법 제110조 제1항에 따르면 토지·건축물의 공정시장가액비율은 50% 이상 90% 이하의 범위 내에서 대통령령으로 정하도록 위임돼 있다.

따라서 법률 개정 없이 시행령만으로 100%를 적용하는 것은 상위법의 위임 범위를 벗어난 과잉 행정이 될 수 있다. 비록 정부가 지방세법 개정안을 추진 중이라 해도, 체육시설 세 부담을 급격히 변경하는 중요한 정책인 만큼 문화체육관광부 등 관계 부처와의 충분한 협의와 업계 의견 수렴 과정이 전제돼야 한다.

무엇보다 근본적인 문제는 회원제 골프장을 여전히 고급 오락장과 동일한 ‘사치성 재산’으로 분류하는 시대착오적인 법 체계(체육시설의 설치·이용에 관한 법률 및 지방세법)에 있다.

골프가 이미 대중적인 스포츠이자 국민적 여가 활동으로 자리 잡았음에도 1970~80년대적인 시각에 갇혀 회원제라는 운영 형태만으로 토지 전체를 고율 중과세하는 것은 비례성의 원칙에 부합하지 않는다.

궁지에 몰린 산업과 기업을 막다른 골목으로 내몰아서는 아무것도 해결할 수 없다. 골프장 줄도산 사태가 우려되는 지금, 정부에 필요한 것은 무조건적인 증세가 아니라 현실에 부합하는 세제 개편이다.

출처: 국민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