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 실업팀 투수' 린이웨이? "한국 온다면 땡큐"...이이무라 성공 사례를 보라
출처:연합뉴스(MHN 정철우 기자) ‘대만 실업팀 투수.’20세 우완 린이웨이를 바라볼 때 가장 먼저 따라붙는 꼬리표다. 아직 대만프로야구(CPBL) 무대조차 밟아보지 못했다. 소속팀은 대만 실업야구의 명문 합작금고다. 프로 경험은 없다. 이름도 이번 아시안게임 이전까지 한국 야구팬들에게 거의 알려지지 않았다.하지만 그...

(MHN 정철우 기자) ‘대만 실업팀 투수.’
20세 우완 린이웨이를 바라볼 때 가장 먼저 따라붙는 꼬리표다. 아직 대만프로야구(CPBL) 무대조차 밟아보지 못했다. 소속팀은 대만 실업야구의 명문 합작금고다. 프로 경험은 없다. 이름도 이번 아시안게임 이전까지 한국 야구팬들에게 거의 알려지지 않았다.
하지만 그 꼬리표 때문에 린이웨이의 가능성까지 낮게 볼 필요는 없다. 불과 몇 달 전 롯데 자이언츠가 영입한 이이무라 쇼타가 어떤 위치에 있었는지를 떠올려보면 이야기는 달라진다.
린이웨이는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에서 자신의 이름을 확실하게 알렸다. 한국과 조별리그 경기에 선발 등판해 5이닝 동안 단 1개의 안타만 허용했다. 볼넷 1개와 탈삼진 2개를 기록했고 실점은 1점이었지만 수비 실책에서 비롯된 비자책점이었다. KBO리그에서 뛰는 프로 선수들로 구성된 한국 타선을 상대로 5회까지 자책점 ‘0’을 찍었다. 대만 현지에서도 린이웨이의 가장 큰 장점으로 배짱과 낮은 코스 제구, 완급 조절 능력을 꼽았다.

한국이 결국 5-0으로 승리했지만 린이웨이만큼은 쉽게 공략하지 못했다. 한국 타자들은 낯선 투구 동작과 타이밍에 애를 먹었고 린이웨이가 내려간 뒤에야 점수 차를 벌렸다. 일본과의 슈퍼라운드에서도 구원으로 2이닝을 소화했다. 이번 대회 7이닝 동안 자책점은 하나도 없었다.
그저 국제대회에서 반짝 잘 던진 아마추어 투수 한 명으로 치부하기 어려운 이유다.
대만 ET투데이 보도에 따르면 린이웨이 역시 더 큰 무대에 대한 관심을 숨기지 않았다. 그는 해외 진출 가능성에 대해 당장 구체적인 계획을 밝히지는 않으면서도 기회가 생긴다면 해외에서 뛰는 것에 거부감이 없다는 뜻을 나타냈다. 한국전을 치른 뒤에는 해외리그 경험이 있는 왕옌청과 쉬샹성 등을 찾아가 직접 해외 야구의 환경에 대해 물어본 것으로 전해졌다.
아직 자신의 미래를 어느 한 리그로 한정하지 않고 있지만 시선은 이미 대만 밖까지 향하고 있는 셈이다.

린이웨이 스스로에게도 이번 아시안게임은 의미가 컸다. ET투데이와 인터뷰에서 프로 타자들을 상대로 자신의 공이 얼마나 통할 수 있는지 확인했다는 취지의 소감을 밝혔다. 마운드에 올라 준비했던 공을 던져보면서 자신 역시 프로 수준의 타자들과 경쟁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얻게 됐다는 것이다.
실제로 대만 현지에서도 린이웨이는 이번 대회를 통해 새로운 평가를 받고 있다. 대만 보도에 따르면 한국전에서 5이닝 1피안타 1실점 비자책으로 호투했고, 소속팀 합작금고 왕옌궈 감독은 린이웨이가 이전부터 능력을 갖추고 있었지만 크게 알려지지 않았던 투수라며 강한 배짱과 낮은 코스 제구 등을 장점으로 평가했다.
여기서 KBO리그가 주목해 볼 만한 이름이 하나 있다.

이이무라 쇼타다.
지금의 이이무라만 보면 린이웨이와 연결하기 쉽지 않다. 150㎞를 넘나드는 빠른 공을 던지고 다양한 변화구를 구사하며 롯데 불펜에서 중요한 역할을 맡았다. 김원중이 흔들리고 최준용이 아시안게임 대표팀에 차출되면서 생긴 마무리 공백을 맡길 정도로 김태형 감독의 신뢰도 얻었다. 실제로 이이무라는 시즌 도중 롯데의 새로운 마무리 후보로 낙점될 만큼 불펜에서 자신의 입지를 넓혔다.
그러나 시간을 몇 달만 앞으로 돌려보면 이야기가 완전히 달라진다.
이이무라는 롯데에 오기 전까지 프로야구에서 단 한 경기도 뛰어보지 못한 투수였다. 일본 사회인야구를 거쳤고 대만에서 선수 생활을 이어갔다. 올해 대만 춘계리그에서는 29이닝 평균자책점 0.93을 기록했다. 롯데가 영입하기 전에는 대만 프로구단 입단 테스트까지 받았다. 프로에서 검증된 선수를 데려온 것이 아니라 프로 입성을 위해 문을 두드리고 있던 선수를 롯데가 먼저 찾아낸 것이다.
그런 이이무라에게 롯데는 아시아쿼터를 투자했다.
이력보다 공을 봤다. 롯데는 일본뿐 아니라 대만의 선수들을 직접 살폈고 그 과정에서 이이무라의 가능성을 발견했다. 평균 시속 147㎞, 최고 153㎞의 빠른 공에 슬라이더와 커브, 싱커, 스플리터까지 던질 수 있는 능력을 평가했다. 대만 프로 입단 여부가 결정되지 않았다는 사실보다 실제 마운드에서 어떤 공을 던질 수 있는지를 중요하게 본 선택이었다.

결과적으로 롯데의 선택은 의미 있는 성과로 이어졌다. ‘프로 경험이 없는 투수’라는 이력만 봤다면 애초에 영입 후보에 넣기 어려웠을 선수였다. 그러나 스카우트들이 직접 확인한 구위와 데이터를 믿었고 이이무라는 KBO리그에서 자신의 자리를 만들어냈다.
바로 이 대목에서 린이웨이를 다시 볼 필요가 있다.
‘대만 프로에서도 뛰어보지 못한 실업팀 투수’라는 것은 분명 린이웨이의 현재 신분이다. 하지만 그것이 곧 실력의 한계를 뜻하지는 않는다. 오히려 한국을 상대로 보여준 투구는 그의 현재 신분과 실제 경쟁력 사이에 상당한 차이가 있을 가능성을 보여줬다.
5이닝 1피안타 1볼넷. 그리고 자책점 0.
상대가 아마추어 타선도 아니었다. KBO리그에서 뛰는 선수들로 구성된 한국 대표팀이었다. 그 타선을 상대로 처음 마주하는 국제대회의 중압감까지 이겨내며 자신의 공을 던졌다. 한국전 하나만으로 프로 성공을 보장할 수는 없지만 적어도 스카우트가 다음 단계의 검증을 시작할 만한 이유는 충분히 만들었다.
특히 KBO리그에는 이제 아시아쿼터라는 새로운 시장이 열려 있다. 아시아쿼터의 핵심은 이미 이름값이 높은 선수를 데려오는 데만 있지 않다. 상대적으로 알려지지 않았지만 구위와 성장 가능성을 갖춘 선수를 얼마나 먼저 찾아내느냐가 중요하다. 왕옌청과 함께 이이무라 같은 사례가 등장하면서 스카우트의 시선이 일본 프로야구 1·2군이나 대만프로야구에만 머물 이유도 없어졌다.
린이웨이는 그런 시장에 정확히 걸쳐 있는 투수다.
대만 매체는 린이웨이가 이미 KBO 아시아쿼터 관찰 대상으로 거론되고 있으며 일본프로야구 스카우트들도 관심을 나타냈다고 전했다. 린이웨이 본인 역시 당장은 자신의 경기력 향상에 집중하겠다는 입장이지만 해외 진출 가능성 자체를 닫아놓지는 않았다.
올해 CPBL 신인드래프트에 참가할 수도 있었지만 린이웨이는 한 해를 더 기다리기로 했다. 고교를 졸업한 2024년 CPBL 드래프트에서 지명을 받지 못한 뒤 대학에 진학했고 스스로 정해놓은 성장 계획에 따라 시간을 보내고 있다. 올해는 아시안게임과 이후 국제대회 일정을 소화한 뒤 내년 다시 프로 무대에 도전한다는 계획이다.
그 프로 무대가 반드시 대만이어야 할 이유는 없다.
한국일 수도 있고 일본일 수도 있다. 중요한 것은 이제 린이웨이가 ‘누군지 모르는 대만 실업팀 투수’가 아니라는 점이다. 아시안게임이라는 무대에서 프로 타자들을 상대로 자신의 공을 시험했고 최소한 한 번의 강렬한 검증을 통과했다.
물론 7이닝만으로 성공을 장담해서는 안 된다. 패스트볼의 평균 구속과 회전 특성, 변화구의 완성도, 장기적인 제구 안정성, 체력과 부상 위험까지 프로 구단이 확인해야 할 항목은 많다. 국제대회 단기전에서의 호투와 긴 프로 시즌을 버텨내는 것은 전혀 다른 문제다.
그러나 ‘실업팀 선수라서’라는 이유만으로 평가를 낮출 필요도 없다.

이이무라를 기억하면 된다.
그 역시 얼마 전까지 프로 경험이 없는 선수였다. 대만에서 기회를 찾았고 프로구단의 테스트를 받던 위치에 있었다. 롯데는 이름이나 경력보다 자신들의 눈과 데이터를 믿었다. 그리고 최고 153㎞의 빠른 공과 다양한 변화구를 갖춘 투수를 찾아냈다. 몇 달 뒤 그는 롯데가 마무리까지 맡길 수 있다고 판단하는 투수가 됐다.
린이웨이는 이제 겨우 20세다. 프로 경험도 없다. 하지만 한국 대표팀을 상대로 5이닝 1피안타 비자책 1실점이라는 투구를 했다. 그리고 해외 무대에도 관심을 갖고 있다.
대만 실업팀 투수라는 신분이 먼저 보일 수 있다.
그럴 때 이이무라의 마지막 신분을 기억할 필요가 있다.
프로의 문을 두드리던 무명 투수가 몇 달 뒤 KBO리그의 중요한 불펜 투수가 됐다. 아시아쿼터 시대의 스카우팅은 바로 그런 선수를 남들보다 먼저 찾아내는 싸움이다. 린이웨이가 ‘제2의 이이무라’가 될 수 있을지는 아직 알 수 없다.
그러나 적어도 이제는 확인해 볼 가치가 충분한 투수가 됐다.
출처: MHN스포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