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써 A매치 부상자 속출…‘16일 4경기’ 시행, 정말 괜찮을까

벌써 A매치 부상자 속출…‘16일 4경기’ 시행, 정말 괜찮을까

독일 대표팀 카이 하베르츠가 25일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의 요한 크루이프 아레나에서 열린 네덜란드와의 경기에서 그라운드에 주저앉아 있다. Getty Images[스포츠경향 박찬기 기자] 선수 보호를 위한 명목으로 바꾼 제도가 오히려 선수들의 부상을 더 유발하는 모양새다. A매치 기간이 절반도 지나지 않았지만 벌써 부상자가...

독일 대표팀 카이 하베르츠가 25일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의 요한 크루이프 아레나에서 열린 네덜란드와의 경기에서 그라운드에 주저앉아 있다. Getty Images
독일 대표팀 카이 하베르츠가 25일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의 요한 크루이프 아레나에서 열린 네덜란드와의 경기에서 그라운드에 주저앉아 있다. Getty Images

[스포츠경향 박찬기 기자] 선수 보호를 위한 명목으로 바꾼 제도가 오히려 선수들의 부상을 더 유발하는 모양새다. A매치 기간이 절반도 지나지 않았지만 벌써 부상자가 속출하며 현장에서의 우려가 현실이 되고 있다.

국제축구연맹(FIFA)은 이번 A매치 기간부터 9월과 10월 대표팀 소집 일정을 하나로 합쳐 최대 4경기를 연속으로 치르는 방식을 도입했다. 기존 두 차례의 A매치 기간을 한 차례로 통합해 선수들의 장거리 이동 횟수를 줄이고 회복에 도움을 주겠다는 취지였다.

이번 A매치 기간은 9월 21일부터 10월 6일까지 16일간 이어진다. 이 기간 최대 4경기를 치른다. 이전에는 9월과 10월에 각각 최대 2경기를 소화했다면, 이제는 같은 네 경기를 한 번의 긴 소집에서 연달아 치르는 셈이다.

경기 수 자체는 달라지지 않았다. 문제는 경기의 밀도다. 선수들은 대표팀에 합류해 최대 네 차례 A매치를 치른 뒤 다시 클럽으로 돌아가야 한다. 국가를 오가는 이동과 훈련까지 고려하면 실제 휴식 시간은 더욱 줄어든다. 선수들이 클럽에서보다 더 빡빡한 일정을 치러야 할 수도 있다.

루이스 데 라 푸엔테 스페인 축구대표팀 감독. 로이터연합뉴스
루이스 데 라 푸엔테 스페인 축구대표팀 감독. 로이터연합뉴스

제도가 시행되기 전부터 우려의 목소리가 컸다.

루이스 데 라 푸엔테 스페인 대표팀 감독은 새 일정을 두고 이전 방식이 더 낫다는 의견을 공개적으로 밝혔다. 그는 한 차례 소집에서 고강도 경기 네 차례를 소화해야 하고 이동까지 병행해야 한다는 점을 문제로 지적했다. 토마스 투헬 잉글랜드 대표팀 감독 역시 비슷한 걱정을 드러냈다. 그는 이번 A매치 기간 선수들이 여러 경기를 짧은 간격으로 치르는 상황을 놓고 클럽 감독들이 부상을 우려하고 있으며 자신 역시 같은 생각이라고 밝혔다. 위르겐 클롭 독일 대표팀 감독은 아예 44명을 소집해 두 개 스쿼드로 나눠 두 경기씩 뛰게 하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실제 벌써 부상자가 속출하고 있다. 독일 대표팀에서는 자말 무시알라가 네덜란드전을 앞둔 워밍업 도중 허벅지에 이상을 느껴 출전하지 못했고, 카이 하베르츠 역시 경기 도중 몸에 이상을 느끼며 교체됐다. 코디 학포(네덜란드)는 세르비아전에서 발목을 다쳐 경기 도중 그라운드를 떠났고, 브루누 페르난데스(포르투갈) 역시 정상적인 몸 상태가 아닌 채로 경기를 뛴 뒤 다음 경기 명단에서 제외됐다.

네덜란드 코디 학포가 27일 세르비아 베오그라드의 스타디온 라이코 미티치에서 열린 세르비아와의 경기에서 발목 부상으로 경기장을 빠져나가고 있다. Getty Images
네덜란드 코디 학포가 27일 세르비아 베오그라드의 스타디온 라이코 미티치에서 열린 세르비아와의 경기에서 발목 부상으로 경기장을 빠져나가고 있다. Getty Images

물론 모두 A매치 일정 탓으로 돌릴 수는 없다. 이미 몸 상태가 좋지 않은 선수들도 있고, 경기 도중 예기치 못한 상황으로 부상을 당한 경우도 있다. 다만 절반도 지나지 않은 시점에 많은 부상자가 나오고 있다는 것은 짚어봐야 할 대목이다.

기존 방식이었다면 이제 소속팀으로 복귀한 뒤 휴식을 취하며 주말 경기까지 회복할 시간이 있지만 이제는 아니다. 제대로 회복하지 못한 채 최소 두 경기를 더 치러야 한다. 스쿼드 뎁스가 얇은 팀이라면 부상 위험도는 더 가중된다. 특히 유럽은 유럽축구연맹(UEFA) 네이션스리그 일정을 치러야 하기에 힘을 뺄 수도 없다.

아직 첫 번째 시행이기에 당장 장단점을 판단하기엔 이르다. 하지만 현재로서는 부정적인 측면이 명확하게 드러나고 있다. 현장을 중심으로 되짚어볼 필요가 있다.

위르겐 클롭 독일 축구대표팀 감독. AP연합뉴스
위르겐 클롭 독일 축구대표팀 감독. AP연합뉴스

박찬기 기자 [email protected]

출처: 스포츠경향